언제든지 하고 싶은 것들

2025.08.20

by 이월
앞으로 남은 시간, 가방 안에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 중 단 3개의 물건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면?

나에게 어떤 물건이 가장 중요할까?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내가 메고 있는 가방에는 어떤 게 들어있나 생각해 봤다. 이것들이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어디든 갈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중에 첫 번째는 책이다. 나는 오만가지 것들을 접하는 걸 좋아한다. 거대한 자연을 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공감 가는 글을 읽는다. 그중에 읽기는 특별하다. “읽기”는 정말 느린 행위라서 그 과정 자체가 쉽지는 않다. 300페이지의 책을 읽노라면 언제 다 읽지 조바심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느린 과정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피어난다. 책에 쓰여있는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접하면서 그 시간의 밀도는 가득이다. 그러면 세상이 여행하듯 낯설어진다. 좋은 책을 가지면 어디서든 여행을 할 수가 있다.


노트

두 번째로 내가 가진 것은 기록을 위한 것이다. 기록은 나의 습관적인 행위이자 나를 나타내는 것 중에 하나이다. 일할 때, 출근할 때, 좋은 대화를 나눴을 때 언제든 나는 메모하고 있다. 스치듯 생각난 것들을 잡아두기 위해 적는다. 사실 핸드폰과 아이패드에 메모를 가장 많이 하지만, 그것들은 너무 많은 역할을 가지고 있어서 그래서 쓰기만을 위한 노트를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화기

이미 나의 상상 속에서는 세 가지를 가지고 떠났기 때문에 나는 아마 유럽이나 호주처럼 멀리에 있을 거라 내 마음대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를 보고 싶을 때 전화를 걸어 대화할 수 있는 전화기를 가지고 싶다. 책과 노트를 택한 나, 어쩌면 내향형 인간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나는 사실 80% 외향형 인간이다.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면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고 싶을 것 같다. 그리고 단숨에 달려가 보러 가지 않을까?


질문의 의도와는 다르게 여행하는 혹은 유랑하는 상상을 하며 글을 적었다. 나는 그 유랑에서 어떤 것들을 할까 상상이 갔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영화관에 갈 것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는 식당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읽는 것, 적는 것 그리고 대화하고 만나는 것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하고 싶은 것들이다. 살아가며 어디서든 이것들을 하게 되겠구나. 물건으로서 나를 이해하게 되어 신기하고 마음껏 상상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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