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가 준 것

2025.07.15

by 이월

군대에서 배운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운전병으로 운전을, 또 다른 하나는 책에 취미를 붙인 것 이다. 2년 남짓 되는 기간 동안 200권을 넘게 읽었다. 200권 그 이후로는 세지 않았다.

나는 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학생이 되고나서 언어능력이 중요하다라는 걸 처음 알았다. 원래도 언어에 관련 된 건 관심이 없었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글을 잘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건 그냥 나의 약점이었고 나는 그걸 당연히 인정하고 있었다.


책은 운전 사이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수면제였다. 글을 보면 잘 이해도 안 갔고 그냥 펴고 몇 장을 읽다보면 최단으로 쪽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읽었던 책은 100권을 넘어섰다. 100권을 넘어설 때 101권을 읽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던 책이었다. 기욤 뮈소의 구해줘 였던 것 같다. 이런 재미있는 책이 있었는데 왜 몰랐지 생각했다.




나중에 알게 된건 내가 군대에서 가장 처음 읽었던 책이 기욤 뮈소의 구해줘였다. 101번째 읽었던 그 책은 이미 읽은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내용이 점점 눈에 들어왔고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받아드렸던 것이었다. 그런 사실 조차 재미있었다. 나는 그런 재미로 책을 읽게됐다.


이후로도 나는 책을 정말 재미로 바라본다. 취미는 발전해서 독서모임을 5년 넘게 하고 있다. 그동안 10번 넘게 발제도 해온 것 같다. 책이 나에게 취미가 될 수 있던건 그게 나에게 당연한 약점이자 한계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 한계를 넘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오은영 선생님은 강연에서 사람이 받아드려야하는 한계 세 가지 중 하나가 자신의 약점이라고 했다. 자신의 약점을 알아야 인정할 수 있고, 인정해야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그 변화로 인해 나의 내면의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나에게 독서라는 취미를 만든 일련의 과정은 한계의 인정으로 부터 시작됐다. 약점을 인정했기에 가볍게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변화로 인해 나의 내면 이루는 취미를 만들 수 있던 경험이었다. 인간은 한계를 넘을 때 아름다울까? 한계를 인정할 때 아름다울까? 나에게 그런 순간이 있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분명한 건 글이라는 약점을 인정한 이후로 오히려 글은 나에게 아름다운 순간들을 자주 가져와 줬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들의 문장들은 나에게 남아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나의 일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