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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pr 29. 2020

2.연역논증 2)명제논리 ④선언명제

*유튜브해설 :  https://www.youtube.com/watch?v=vf-dmH0WDkY




이전 포스팅을 통해 연언 기호와 부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연언 기호의 의미는 P와 Q가 동시에 참일 때만 P∙Q가 참이라는 사실을 뜻했으며, 부정의 의미는 본 명제와 정반대의 진리값을 가진다는 뜻이었죠. 이어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선언 명제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선언이란 ‘뽑을 선’, ‘말씀 언’으로서 P와 Q 두 명제 중에 하나만 뽑아서 그것이 참이라면 전체가 참이라는 사실을 뜻합니다. 보다 쉽게 말하면, ‘또는’ 이라는 연결사로 결합된 명제를 가리키는 거죠.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명제가 바로 선언 명제입니다.


철수는 남자이거나, 또는 여자다.



주어진 명제에서 철수가 남자라는 명제를 P, 철수가 여자라는 명제를 Q라 하면 이는 P 또는 Q라고 정리할 수 있겠죠. 논리학에서는 이를 아래와 같은 기호로 표기하며, 읽을 땐 그냥 P or Q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P∨Q




그럼 이제 주어진 명제를 참고하여 선언 명제의 진리표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먼저 P와 Q가 서로 맺을 수 있는 진리 관계는 다음의 네 가지 경우이겠죠.



이 때 선언명제 P or Q는 P와 Q 둘 중 하나만 참이어도 참 값을 갖습니다.



다시 말해 P와 Q가 둘 다 거짓인 마지막 경우에만 P or Q는 거짓에 해당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입니다. 이전 포스팅들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명제 논리의 기호들은 오직 진리 함수적 관점에서 정의되어야 한다고 했죠. 이를 염두에 두고 다시 진리표를 보시면 P or Q가 거짓인 경우는 오직 두 명제 모두 거짓일 때 뿐입니다. 즉 선언 기호의 진리함수적 의미는 두 명제 모두 거짓일 때만 전체가 거짓이다 라고 정의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리표를 자세히 보시면 한 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P와 Q가 모두 거짓일 때 P or Q가 거짓이라는 점은 쉽게 납득할 수 있지만 P와 Q가 모두 참일 때 P or Q가 과연 참이기만 할까요. 이에 대한 반례는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철수는 남자이거나 또는 여자다.


가령 철수는 남자이거나 여자라는 명제에서 철수는 남자인 동시에 여자일 수는 없겠죠. 다시 말해 이 같은 경우는 P와 Q가 동시에 참일 때 P or Q가 거짓에 해당하는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P와 Q가 둘 다 참일 때 P or Q가 참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철수는 학생이거나 남자라는 명제에서 철수는 얼마든지 학생인 동시에 남자일 수도 있겠죠.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선언 명제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포괄적 선언문과 배타적 선언문입니다.



포괄적 선언문이란 아까 살펴본 진리표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P와 Q가 둘 다 참이어도 P or Q가 참인 선언 명제를 가리킵니다. 반면 배타적 선언문이란 P와 Q 둘 중 하나만 참이어야 하는 선언 명제를 가리키죠.



배타적 선언문의 일상적인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은품은 선풍기 또는 전자레인지입니다.


위 문구를 본 고객이 선풍기와 전자레인지를 모두 챙겨가려 한다면 절도범으로 붙잡힐지도 모르겠죠. 따라서 논리학에서는 이와 같은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포괄적 선언문과 배타적 선언문의 기호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기도 합니다.



포괄적 선언명제의 기호는 앞서 살펴본 기호와 같고요. 배타적 선언명제의 기호만 조금 다른 모양이죠. 하지만 여러분은 굳이 배타적 선언문의 기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이전 포스팅들에서 배운 기호들을 통해 배타적 선언문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이 말이죠.




주어진 기호를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P와 Q 둘 중 하나 이상은 참이다. 그와 동시에 P와 Q가 동시에 참은 아니다' 라고 말이죠.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잠시 되짚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이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입니다. 그럼 이제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논증에 적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선언 삼단 논증입니다.



우리는 'A or B', 'Not A'라는 두 전제를 통해 B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령 철수는 학생이거나 남자인데, 둘 중 결코 학생은 아니라면 당연히 철수는 남자이겠죠.






다음으로 두번째는 선접논법, 일명 더하기 법칙입니다.



A라는 명제가 참일 때 A는 그 어떤 명제와 선언 명제로 이루어지든 항상 참이라는 것입니다. 가령 철수는 학생이다가 참이라면 철수는 학생이거나 남자다도 참이겠죠. 이러한 방식의 논증은 자칫 쓸모없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논리적 증명 과정에서 자주 애용되는 방법이므로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서 세번째는 구성적 양도 논법, 혹은 건설적 양도 논법입니다.



우리는 선언 명제 A or B를 통해서 A와 B 둘 중 하나는 참이라는 알 수 있고, 또한 A일 때나 B일 때 모두 C라는 단서가 있으므로 최종적으로 우리는 어떠한 경우든 C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예시에 적용해보면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 오른편 논증에 따르면 철수는 수학과 책읽기 둘 중 적어도 하나를 반드시 좋아하며, 두 경우 모두 지적 발달에 도움이 되므로 철수는 지적 능력이 발달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 거죠.




다음으로 이번엔 선언 명제를 잘못 이해한 예시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명 선언지 긍정의 오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P or Q'와 'P'가 참이라는 전제가 주어졌을 때 자기도 모르게 Q가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하곤 하는데요. 이는 다소 섣부른 판단일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주어진 선언 명제 P or Q가 포괄적 선언문인지, 배타적 선언문인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두 논증을 비교해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왼편의 논증은 포괄적 선언문이 포함된 논증이고 오른편의 논증은 배타적 선언문이 포함된 논증입니다. 논증의 형식은 같지만 왼편의 경우는 철수가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없는 반면, 오른편의 논증에선 철수는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죠. 따라서 선언명제의 성격에 따라 선언지 긍정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리하여 선언명제의 정확한 의미와 다양한 논증 방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논리학 기호들을 일상 언어적인 감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씀드렸죠. 오늘 배운 선언 명제 역시 마찬가지로 ‘또는’이라는 연결사의 일상적 의미에 사로잡혀선 안 됩니다. 즉 선언 기호의 정확한 논리적 의미는 둘 다 거짓일 때만 전체가 거짓이라는 진리함수적 의미를 유념하셔야만 합니다.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셨다면 다음 명제가 왜 선언 명제인지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철수는 학생 아니면 직장인이다.


물론 주어진 명제만 보고는 포괄적 선언문인지 배타적 선언문인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철수는 학생과 직장인이 둘 다 아닐 수는 없겠죠. 따라서 이는 그대로 선언 명제의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선언 명제에 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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