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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Jun 13. 2018

반응하는 뇌가 문제- '팝콘 브레인'

반응적이고 수동적인 집중은 생각하고 조절하는 뇌를 사용할 틈이 없다. 

수동적 집중과 능동적 집중     

강한 자극에 반응하는 뇌는 조절과 균형의 능력을 잃어간다. 요즘에는 주의를 자극하여 단기적으로 집중시키는 요인이 많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게임할 때 몇 시간이고 집중한다며 “우리 아이는 집중력이 좋아요”라고 한다. TV, 인터넷, 영상물 같은 것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어린 아이들은 새로운 교구나 장난감을 접할 때는 주변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잘한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아이의 집중력이 참 좋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집중력이 좋은 아이들도 공부를 하거나 무엇을 관찰하거나 차근히 설명을 들어야 할 때는 힘들어하고 쉽게 산만해진다. 


집중력은 수동적 집중과 능동적 집중으로 나눌 수 있다. 게임을 할 때의 집중은 반응적이고 수동적이다. 그래서 이런 집중을 수동적 집중력이라고 한다. 새로운 것, 강한 것, 자극적인 것을 접할 때 본능적으로 발생하는 집중력을 의미한다. 강한 자극을 통해 수동적인 집중력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게임이다. 여기에 많이 노출되면 약하거나 밋밋한 자극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자극적인지 않으면 전혀 관심이 없어진다. 아이들은 처음 접하고 신기한 것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교구나 장난감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주의를 집중시키기가 쉽다. 이때도 수동적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어릴 때는 집중을 잘했는데 성장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면 익숙한 것이 많아진 상황에서 ‘스스로 필요해서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적극적 집중력은 자신의 선택과 판단 등 의지에 의해서 집중하는 것으로 익숙하고 단조로운 것뿐만 아니라 어려운 것을 할 때 의도를 가지고 끌어내야하는 집중력이다. 수동적인 집중력에 길들여지면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만족은 있을지 몰라도 뭔가를 꾸준히 참고 조절해야 하는 일이 힘들게 된다. 성급하게 결과만 바라고 차분히 관찰해서 찾아내는 일이 어렵다.



어릴 때는 적극적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부나 관찰하는 일을 할 때 칭찬 등을 통해 집중력을 끌고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함께 상호작용을 늘려가거나 자극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거나, 필요하다면 장소를 바꿔서 집중력을 유지해서 목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적극적 집중력은 단지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뇌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뇌의 균형적 발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수동적 집중뿐만 아니라 적극적 집중을 늘려가면서 전두엽 발달과 뇌의 균형을 만들어가게 된다.     

일상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수동적인 집중력은 뇌의 균형을 잃게 만들고 반응적인 뇌로 길들여진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 교수는 기계가 제공하는 빠르고 강한 시청각 자극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느리고 약한 현실의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뇌를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라고 정의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뇌가 팝콘이 튀는 것처럼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하고 평범한 일상에는 반응하지 않고 흥미를 잃게 된다는 뜻이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학습 실험이 있다. 종이 교재로 공부한 학생들보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학생들이 학습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블릿 PC를 활용한 학습에서는 흥분과 긴장 상태에 활성화되는 ‘하이베타파’가 집중력을 방해하는 데 비해 종이책을 사용할 때는 뇌세포 간의 연결이 풍성해지면서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활성화되었다.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학생의 경우 일반 학생들에 비해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반응과 집중력이 오히려 두 배 가량 느리게 나타난다는 실험도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전두엽을 중심으로 뇌가 전체적으로 활발하게 활성화되지만 게임, 비디오를 볼 때는 시각적 정보를 담당하는 후두엽만 겨우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지나친 게임과 영상물의 노출에 의한 집중은 뇌의 균형적인 활성화에 치명적이다. 조용히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 아이들의 뇌는 중독이나 충동에 약한 뇌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디어에 익숙한 아이는 왜 학습을 지루하게 느낄까?

반응적이고 수동적인 집중력은 학습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학습은 정보를 입력하고 정리 또는 분류 등의 과정을 거쳐서 인출되는 과정을 거친다. 정보가 입력되면 기존의 경험과 기억 또는 다른 입력 정보들과 비교하고 평가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친 다음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표출된다. 하지만 입력만 있고 정리하여 표출할 줄 모르는 학생은 독창적인 지식을 만들어낼 수 없다. 게임, 인터넷, 미디어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과도한 입력에 눌려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힘들다.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며 생각하는 순간 빠르게 지나가버리는데 생각하고 조절하는 뇌를 사용할 틈이 없다. 이렇게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한 아이들은 생각하고 조절한 다음 적합한 것을 찾아내는 학습의 과정이 힘들고 지루하게 된다. 상황, 맥락,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생각하는 일방통행의 뇌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학습이 괴로운 뇌가 되는 것이다. 알기는 아는데 제대로 아는 것이 없고, 아는데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행동이 이렇게 형성된다. 남과 다른 생각,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뇌는 수동적이고 반응적인 뇌로 변해가고 있는지 모른다.     


밋밋한 자극을 느리게 천천히 느껴보자     

적극적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들 스스로 의도와 가치를 정의하고 스스로 계획하면서 과정을 설계할 수 있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 역시 아이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느끼는 내적동기를 보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밋밋한 자극이라도 의미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여행이나 자연의 관찰, 상호작용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두가 평소 자신의 주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와 관련이 깊다. 우리의 주의는 관리되지 않으면 습관적이고 반응적이기 쉽다고 했다. 주변의 더 큰 자극을 따라 흐를 수밖에 없다.


이를 목적과 계획, 의미에 맞춰 조절하려고 하면 스스로 관찰하고 생각하고 다양한 자극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세상이 그런지라 즉각적이고 반응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히 균형을 찾는 것이 더 필요하다. 그 균형을 위해서는 부모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상호작용의 기회를 늘려줄 필요가 있다.     


::: how to behave for children     


관심이 집중력을 높인다     

집중을 하면 아이들의 뇌에는 보상 시스템이 작동한다. 즉각적이고 수동적 집중에 몰두하는 것도 즐겁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집중하는 데 자기통제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잘한 부분에 대해 칭찬하거나 지난번보다 나아진 것에 대해 확인시켜주는 피드백으로 보상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참고 하니까 즐겁고, 그 즐거움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능동적 집중을 위해서는 협상이 필요하다     

능동적 집중은 참으며 지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해내고 나면 훨씬 큰 즐거움이 생긴다. 즐거움, 만족과 같은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는 것이다.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견디고 성취하면 그 쾌감이 훨씬 크다. 예상과 다른 의외의 결과는 뇌의 보상 시스템을 더 크게 자극한다. 그래서 5분 하던 것을 10분으로 목표를 올릴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거나 힘들지 않을 정도의 도전적 목표를 달성했을 때 평소에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주는 등 협상이 필요하다. 능동적인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부모나 옆에서 상호작용하며 함께 집중의 싹을 만들어줘야 한다.      


관찰하는 재미, 발견하는 재미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극이 단조롭고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을 관찰하는 것은 단조롭지만 차이를 인식하게 되면 새롭고 재미있다. 숨어 있는 호기심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에 잎이 나고 꽃이 피고 그 꽃 아래 열매가 생기는 과정과 차이를 알면 단조로운 것이 즐거운 것이 된다. 꽃잎이 다르고 나뭇잎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그 차이를 직접 찾아서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장식하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다. 이런 과정들이 단조로운 것에 대한 집중력의 즐거움을 만들어준다.     


읽고 쓰고 상호작용하자     

읽고 쓰고 토론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집중력을 높인다. 목표와 피드백이 있으면 능동적인 집중력은 올라간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읽는 것은 명확한 목표를 제공하고 서로 이야기 하고 토론하는 것은 피드백을 제공하여 읽은 내용의 흥미와 만족감을 높인다. 쓴다는 것도 전체를 이해하고 성찰하는 과정으로 강한 통제감을 느끼는 피드백이다. 주변의 사람들이나 부모가 상호작용해줄 때 아이들 스스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는 즐거움과 만족이 생긴다.




2018년 6월 새로운 책이 나왔습니다. 축하해주세요.~~ 아이들의 두뇌를 이해하는 자녀교육 인문학 책입니다. 뇌를 통해 자녀를 이해하면 어른들 자신을 이해하게 됩니다. #빅브레인  


http://www.yes24.com/24/goods/6128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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