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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Oct 21. 2017

접촉의 비밀, 만져야 행복해진다.

매일 접촉의 과학과 접촉하자

인간에게 '접촉'이란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음에 설명하는 내용을 읽고 나면 정서적 안정과 행복감, 스마트한 뇌의 발달을 위해서 좀 더 신경써서 '접촉'을 활용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당신의 감각에 행복이 있다!


우리의 뇌는 감각을 통해 연결되고 활성화된다. 

 인간의 몸과 뇌는 연결되어 있다. 몸의 감각이 반응하는 위치가 일정하게 정해져있다. 손을 움직이면 이 손에 반응하는 뇌 부위가 반응하고 다른 감각들의 해석과 연결되어 대응하도록 되어 있다. 몸의 기관들 중에서 뇌와  가장 많은 부분이 손과 입술 그리고 혀다. 또 뇌는 피부의 감각을 통해 연결되고 활성화된다. 몸의 피부 감각은 가장 폭넓게 분포되어 뇌와 반응하고 있다. 뇌를 활성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의 접촉을 통해서 가능하다. 뇌의 건강과 발달에 신체적 접촉을 통한 감각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타인과의 접촉은 뇌를 연결하는 것과 같다. (아래의 그림이 뇌에서 신체 기관과 연결된 비율만큼 모형으로 만든 사람 호문쿨루스(Homunclus)다) 

     

호문쿨루스(Homunclus) :  뇌와 신체 각부위별 연관성


접촉없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발달이 불가능하다.  

한참 뇌가 발달하고 면연력을 키워야 하는 아이들에게 접촉을 박탈해 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성장 불능상태가 된다.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는 많은 고아들이 발생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고아원은 좋은 시설에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위생적으로 잘 보호했는데도 오히려 열악한 고아원보다 사망률이 높았다. 생존한 나머지 아이들조차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부진했다. 이러한 이유는 접촉이 발탁된 환경때문이었다. 당시 고아원은 위생개념을 중시해서 아이들을 격리시켜 키웠고 직접 만져주며 돌봐 줄 인력이 부족했다. 한참 성장하고 발달할 시기에  감각적으로 상호작용하지 못한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비슷한 비극은 루마니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루마니아를 공산주의 독재로 지배했던 차우세스쿠(Nicolae Ceausescu)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 피임과 낙태를 금지하고 모든 여성에게 4명의 아이들을 낳게 했다. 어기면 벌칙의 세금을 내게 생긴 여성들은 강제로 임신을 하게 되었고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여러 명의 아이를 도저히 키울 수 없는 가난한 가정에서는 고마원에 아이들을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아이들이 모인 고아원에서는 보모 한 명이 30명에 가까운 아이를 돌봐야 했다. 먹이기도 버거운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안아주며 보호하기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차우세스쿠 정권이 무너지고 여기에 수용된 아이들이 외부에 노출되었을 때의 상황은 매우 비극적이었다. 주변과 전혀 상호작용 못했고, 무감각했으며, 스스로를 자해하는 등 정신적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먹고 자고 생존만 했지 신체적 접촉과 상호작용이 없었기 때문이 이 아이들의 뇌는 전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 탓이었다. 

   

차우세스쿠 정권 하의 고아원과 아이들
감각을 통해 느끼는 접촉위안(contact comfort)은 생존 그 이상이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실험이 해리 할로우(Harry Harlow)의 원숭이 애착실험이다. 할로우는 원숭이 실험을 하는 도중 어미와 격리되는 새끼 원숭이가 우리 바닥을 덮은 천 수건에 떨어지지 않으려는 것을 보고 가짜 어미 실험을 생각해냈다. 새끼 원숭이를 어미와 격리 시키고 가짜 어미 모형을 만든다. 한 쪽은 가슴에 우유병을 달고 젖을 주는 철사로 만든 어미와 젖은 제공되지 않지만 헝겊으로 만들어진 어미였다. 새끼 원숭이는 애착은 젖을 주는 철사 어미가 아니라 헝겊으로 만들어진 어미에게만 강한 애착을 보였다. 허기가 질 때만 잠시 철사 어미에게 젖을 먹고 그 외에는 헝겊어미에게 달라붙어 있었다. 공포를 느끼게 만들면 그 정도 더 강했다. 젓을 먹는다는 것은 1차적으로 배고픔을 채우는 것이겠지만 새끼를 안아 빈번한 접촉과 함께 젖을 먹인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생물학적인 욕구보다 정서적인 안정이 마치 존재를 설명하는 듯 하다.   

먹이보다 촉감으로 경험하는 접촉위안(contact comfort)가 중요


신체적 접촉은 즉각적으로 유익한 호로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손과 입, 혀가 뇌에서 가장 넓은 신경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다. 신체의 접촉은 뇌를 자극하여 두뇌 발달뿐 아니라 인지능력과 정서적 안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의 마이애미 신체접촉 연구소는 엄마가 아이를 매일 마사지해주면 체중이 늘고 면역력이 증가하고 정서적 안정으로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많은 연구에서 신체적 접촉은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뿐 아니라 아픈 사람에게 마사지 하듯이 신체적 접촉으로 문질러 주면 고통을 완화하는 호르몬인 엔돌핀의 생성을 자극해 통증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엄마가 아이를 안고 쓰다듬고 토닥이는 행동을 그루밍(grooming)이라고 하는데 이때 아기나 엄마에게 모두 천국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때 분출되는 것이 옥시토신과 세로토닌 호르몬이다. 이런 호르몬은 신뢰와 안정감,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준다.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면역을 높이도록 신체가 반응하도록 한다. 쥐나 고양이 등 동물들도 스스로 그루밍을 하며 안정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촉각은 우리 몸에 가장 폭넓게 분포하여 뇌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태아때부터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발달하는 감각이다. 촉각을 통해 연결되는 뇌신경망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발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어린 영유아뿐만 아니라 성장한 청소년이나 어른들도 이런 접촉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뇌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정서적 안정감도 가질 수 없어 욕구불만이나 분노, 집착, 폭력 등으로 불균형이 드러나기도 한다. 당장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쓰다듬어주고 토닥여 주거나 마사지를 해 주면 정서적 안정, 주의 집중력, 학습능력을 향상되고 충동성과 공격성은 바로 줄어 들 것이다. 


신체적 접촉은 인간에게 마법의 연결고리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신체적 접촉은 무엇보다 정서적 안정과 자신감, 신뢰감, 사회성을 길러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탐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의지를 키워준다. 때로는 접촉 그것만으로도 가장 위대한 위로의 언어를 대신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이런 접촉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열리지 않고 닫히는 관계에서는 접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접촉이 줄어든다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인 노화를 뜻한다. 불행한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감동을 준 사진이 한 장 있다. 미국 메사추세스 한 병원에서 쌍둥이 동생으로 태어난 브리엘이란 아이는 맥박, 혈압, 호흡 등이 경고 수치를 넘어 손쓸 방법이 없었다. 그러자 간호사가 브리엘의 인큐베이터에 언니 카이리를 함께 넣어줬다. 언니의 손이 서서히 동생 브리엘의 어깨에 닫자 서서히 안정을 찾는 것이었다. 인큐베이터에 미숙하고 나약한 두 인간의 모습은 감각이 감각의 기능 그 이상임을 확실히 느끼게 해 준다. 역경 속에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매일 빠지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만지는 것이다. 정서적 안전망은 마음을 담아 자극하고 연결되는 접촉에 있다. 이런 터치(Touch)가 공감을 만들어 내는 하이터치(High Touch)와 연결되는 것 아닐까? 당신과 간단한 악수에서 포옹할 수 있는 사람과 시간은 바로 당신의 구세주라고 생각하자.^^  아니면 셀프 그루밍처럼 자신이라고 사랑스런 마음으로 만지고 토닥여 주자^^ 우린 그럴만한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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