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보는 대로 보인다.
고등학교 때 지리 선생님은 어눌한 경상도 사투리로 “세상은, 있다아이가, 니가 마음먹은 대로 변하게 되어 있다. 알긋나?”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짜식들” 이 한 마디가 설명의 전부였다. 왜 그런지 이유는 상세하게 듣지 못했다. 우리의 말에는 참 많은 비밀이 담겨 있는 듯하다. 마음을 ‘먹는다’고 표현한다. 먹는다는 것은 우리의 피와 살이 되고 모든 에너지의 근간이 되니 결국 먹는 것으로 우리가 존재한다. 어떤 마음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보는 방향과 초점이 결정된다. 마음에 따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결정되는 셈이다.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대상은 사실 그 자체보다는 어떤 사실을 선택하느냐 혹은 그 사실을 믿느냐 하는 문제일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은 제외하고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상호작용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행동하는 동기도 무엇을 보는가에 따라 발생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은 정보를 처리하는 버튼이 되어 믿는 대로 세상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믿는 대로 정보를 처리한다. 마음은 정보를 처리하는 버튼이 된다. 똑같은 사실에서 긍정적인 사람은 좋지 않은 것을 최소화하고 좋은 것을 최대화하여 보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사람은 좋지 않은 것을 극대화하고 좋은 것을 최소화하여 상호작용한다. 마음에 따라 선택되는 정보도 달 라지지만 우리 뇌로 들어온 정보가 어떤 기억의 시냅스와 연 결될지도 결정하게 된다. 뇌의 작용원리는 ‘믿는 대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마음이 정보를 처리하는 버튼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이 정확하다. 물론 불가능한 일을 마음먹는다고 세상이 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믿으면 이루어지리라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변화시킬 수 없음을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 지혜이며 마음을 먹는 출발점이다. 우리의 마음이 변화시 킬 수 있는 것을 놓치지 않도록 길들여야 한다. 우리가 먹은 음식으로 생명을 유지하듯, 마음먹은 것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며 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몸과 현실로 나타난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성공적으로 경기하는 자신의 모습과 최고의 장면을 지속적으로 상상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상상이라는 마음먹기를 통해 원하는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 트레이닝을 증명하기 위해서 농구 선수들을 세 팀으로 나누어 실험했다. 한 팀은 실제 훈련을 진행했고, 다른 한 팀은 상상만으로 훈련했으며, 나머지 한 팀은 아예 훈 련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 골을 넣는 시합 을 했는데 상상으로 정교하게 훈련한 팀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상상은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마음을 먹게 만든다. 그리고 일반적인 현실을 바꾼다. 우리는 뇌는 상상과 현실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이 몸을 치료한다.
요즘에는 마음이 몸을 바꾼 다는 말을 흔하게 사용한다. 적어도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환자가 어떤 마음가짐을 먹느냐에 따라 치료의 효과가 달라 진다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사람의 마음가짐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질병과 맞서 싸우는 저항력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마음가짐에 따라 선택하고 상호작용하는 정보도 달라지지만 결국 우리의 정서적 활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서적 반응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인다는 의학적 연구는 수 없이 많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교 연구진이 586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긍정적인 태도가 심장질환에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 는 사실을 밝혔다. 2003년 튜크 대학교 의료원의 연구진들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866명의 환자를 분석한 후 주기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 환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느 낀 환자들에 비해 11년 후 살아 있을 확률이 20퍼센트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2007년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진은 6,265 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높은 수준의 정서적 활력을 가진 사람들이 낮은 수준의 정서적 활력을 가진 사 람들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앓을 확률이 19퍼센트 낮 은 것을 밝혔다.
꾸준히 먹는 영양제처럼 마음에도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택하는 마음은 우리 몸과 마음이 직면하는 인지적, 심리적, 육체적인 장면을 결정한다. 우리는 마음에 따라 몸과 생각과 행동이 연결되어 살아가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현실이 달라진다는 것이 식상하게 들리는 이유는 훈련되지 않은 마음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시때때 로 수많은 요인에 따라 변하는 현실에서 우리의 마음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린다.
마음을 훈련한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마음을 반복적으 로 믿고 따른다는 뜻이다. 근심, 걱정, 불안과 같은 노폐물이 쌓이면 우리의 마음은 흔들리고 막힌다. 배고픔에 음식을 먹듯 이 우리는 지속적으로 마음을 먹어야 한다. 부족한 영양제를 먹듯이 부족한 마음을 지속적으로 선택하고 지지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가지는 것은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나갈 진짜 현실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선택한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늘 우리의 마음이 무엇을 고르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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