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권수 Jul 01. 2021

내 감각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

감각은 감정, 인식, 판단, 행동을 지배한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감각과 좀 더 친해질 필요가 있다. 감각은 우리의 감정과 인식, 이성적 판단, 행동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성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서 감각을 억제하고 무시함으로써 감각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감각적 신호를 무시한 탓에 감각이 보내는 신호를 인식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인식하고 대응하는데 취약하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힘들어진다.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행동은 감각과 감정의 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감각 인식능력이 때문에 판단과 행동의 만족스러운 선택이 힘든 경우가 많다. 감각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절감이 떨어지고 감각에 반응적인 경향이 높다. 배고픔, 안정감, 휴식, 불필요한 불안과 걱정, 만족감 모든 것이 감각적 신호를 통해서 전달되지만 감각적 인식이 떨어질 경우 이런 신호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높이고, 모호한 욕구불만이 높고, 자존감을 낮추고, 걱정과 불안, 우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감각의 인식과 조절의 문제는 심신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뇌의 발달과 건강 그리고 감각

인간의 뇌는 감각을 인식하고 조절하면서 발달한다. 오감을 느끼고 조절할 필요가 없으면 인간의 뇌가 이렇게 발달할 이유가 없다. 어린아이들의 뇌 발달은 감각적 상호작용에 달려있고, 알츠하이머(치매) 등 뇌의 손상은 감각의 손실과 연결된다. 또한 감각인식이 줄어들면 뇌도 늙는다. 


자율신경과 감각

감각들에 의해 자율신경은 조절된다. 몸 내외부의 감각 인식에 의해서 긴장과 이완이 조절되고 자율신경이 여기에 반응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질병 등이 이 자율신경의 균형에 의해 조절된다. 감각 인식능력이 떨어지거나 감각을 무시하다 보면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원인모를 심신의 고통이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파괴되면 자율신경 부조증이나 대사증후군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지기 쉽다. 


감정과 감각

감각은 감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감정을 인식하는 것은 감각을 통해서다. 감정을 느낄 때는 반드시 몸의 감각적 반응이 함께 일어난다. 감각을 인식하지 못하면 감정을 세밀하게 구분하고 느끼는 것이 힘들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힘들다. 생각해보라. 기쁠 때, 슬플 때, 억울할 때, 분노할 때 당신의 감각이 모두 다르다.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감각 인식능력을 먼저 향상 시키는데는 이유가 있다. 감정적 안정은 감각적 안정과 연결되어 있다. 단순히 안고, 쓰다듬고, 안정적인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감정은 안정감을 찾는다. 


감각은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감각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크게 준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무의식적’이라는 단어다.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주지만 그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생각해”, “왜 그렇게 판단했어”라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답한다. 익숙한 감각, 안정된 감각을 따른 판단이다. “따듯한 사람”, “더러운 손”과 같이 사람을 인식하고 판단해서 행동을 할 때 감각적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고 있다. 불안한 상황에서 가슴을 쫙 펴거나, 가슴을 문지르거나, 쉼 호흡을 깊이 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생기고 행동이 달라진다. 감각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면 조절하고 행동할 수 있다.


감각, 감정, 이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뇌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감각 중심의 파충류의 뇌/ 감정 중심의 포유류의 뇌/ 이성 중심의 인간의 뇌가 연결되어 상호작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결되어 상호작용한다’이다.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면 활성도는 떨어지고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가 된다. 뇌는 활용을 해야 연결되고 활성화된다. 이성의 뇌가 상식 수준의 판단을 위해서는 감정에서 오는 정보가 있어야 하고, 감정은 감각적 정보와 소통한다. 감각과 감정의 정보를 인식하지 못하면 판단하고 조절하는 이성적 뇌가 올바로 활성화되기 힘들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불가능하다. 다리가 손상되어 걷지를 못하는데 뛰라는 것과 같다.


뇌의 연결성을 높이는 감각 인식

뇌는 연결되어 활성화된 정도에 따라 그 기능을 잘할 수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감정조절, 충동조절, 스트레스 조절 등 이 모든 것이 뇌의 연결성에 달려 있다. 감각과 감정의 뇌가 연결되어 외부환경에 반응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이성의 뇌가 이를 인식하고 조절하는데 연결자가 존재한다. 바로 ‘대상회’라는 부분이다. 감각과 감정의 정보를 중간에서 받아 조율해서 이성적 뇌인 전두엽에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 연결부위가 잘 활성화되어 있으면 감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것이 쉬워진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 연결부위가 잘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 연결부위가 잘 활성화되어 있으면 감각과 감정의 정보가 쉽게 건너가고, 폭격하듯 발생하는 감각과 감정의 정보를 잘 조율해서 이성적 뇌가 편리하고 균형감 있게 인식하고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결자를 잘 활성화하는 방법은 많이 잘 활용해야 한다. 피상적인 감각의 인식이 아니라 미세하게 감각을 인식하고 감정과 연결된 감각을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발달시키는 것이다. 감각의 인식은 주의를 감각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속도와도 관련이 깊다. 빠른 속도에서는 감각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감각을 미세하게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조절력을 높인다는 의미다. 


결국 우리는 감각으로 산다

우리는 생각과 감정으로 사는 것 같지만 그 생각과 감정은 자기 감각의 패턴들이다. 우리의 일상은 패턴화 되어 안정감을 느끼는 감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패턴화된 감각대로 생활한다. 감각을 인식하는 능력이 없으면 감각에 반응하거나 감각에 지배되어 살기 쉽다는 의미다. 굳이 중독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익숙한 감각의 틀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감각은 빠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살고 죽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자동이다. 즉 자동적으로 반응하지만 의도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균형과 조절의 대상인 셈이다. 균형과 조절이 안 되면 현실적으로 부적응적 고초를 겪게 되고 잘 되면 안정과 만족 행동의 근간이 된다. 정보가 없으면 판단이 힘들 듯이 조절을 위해서는 감각의 인식능력이 중요하다. 감각과 감정의 인식능력이 떨어지면 감각과 감정의 뇌가 과잉 활성화되기 쉽고 조절의 뇌가 관여하기 쉽지 않다. 단순한 사건이라도 과도하게 화를 내고 감각적, 행동적 반응을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고 조절하기도 힘들다. 이성적 뇌의 개입이 힘들기 때문이다. 별 것도 아닌 것이라도 감각과 감정의 뇌에 불이 나면 모든 전력은 불난 곳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절력을 잃게 된다. 


행복한 일상, 감각 인식으로 시작

좀 더 행복한 일상을 경험하고, 역경의 상황에서 쉽게 회복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그 타격을 덜 받기 위해서는 감각에 대한 인식능력을 높여야 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감각과 상대할 기회가 많았지만 현대는 자극적인 강한 자극과 인지적 활동들 등으로 감각을 인식하고 조절하기보다 반응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많아졌다. 감정과 행동의 조절, 인식의 전환은 의외로 감각적 변화를 통해 달성하기 편할 때가 있다. 악수나 포옹을 한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손을 잡고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감각적으로 경험한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 덜하고, 감정과 충동에서 조절해 본 감각적 경험이 다른 조절도 쉽게 만든다.


결론은 감각의 객관적 인식과 조절능력, 감각 인식의 유연성

중요한 것은 무조건 감각적 미세함, 예민함을 달련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과 익숙하지 않은 감각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수용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이다. 흔히 명상에서 감각을 마음 챙김 하며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훈련이나, 요가나 태극권 같은 분야에서 천천히 거부감 없이 감각을 느끼는 것은 균형감 있고 수용적인 감각인식 능력을 높인다고 볼 수 있다. 감각 인식에 대한 유연성은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의 유연성과 연결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복력, 긍정성 앞에 낙관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