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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May 20. 2020

회복력, 긍정성 앞에 낙관성

낙관성은 주의를 활용하고 경험을 해석하는 메인 시스템

회복력에 따라 역경의 고통은 다르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실패, 좌절, 갈등, 상실과 같은 역경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빠른 변화 속에서 과중한 책임과 부담에 스트레스받으며 살고 있다. 이러한 역경의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평정 상태로 되돌아오거나 역경을 통해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력(Resilience)라고 한다. 사람들 마다 이런 회복력이 다르기 때문에 삶의 무게나 역경에 대한 고통이 다르게 느껴지고 역경을 겪은 후의 모습도 달라진다


회복력의 바탕은 긍정성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는 성공을 위한 작은 퍼즐 조작” 등 실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수용하라는 담론들은 모두 회복력을 키우라는 말과 같다. 하지만 역경 속에서 긍정적인 의지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연구에서 회복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자기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을 향상할 것을 주문하고 이 두 가지는 긍정성 향상을 통해 촉진된다고 설명한다. 긍정성은 현실을 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긍정적 정서를 먼저 느끼도록 만들어 역경의 과장된 무게를 줄여서 대안을 찾아 극복하는데 유리한 입장을 만든다.

긍정성은 회복력을 증진시킨다 

긍정적 정서는 사람의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능력을 향상한다는 바바라프레드릭슨의 이론은 쉽게 이해된다. 그리고 긍정성은 회복력을 높이는 토양이자 자양분으로 긍정성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회복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긍정성이 높은 사람과 회복력이 높은 사람을 측정해서 비교하면 이 둘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상황을 더 빨리 인지하고 덜 깊이 빠지고 부정적인 상황이 끝난다는 사실도 먼저 알아차린다. 부정적인 사람이 역경에 빠져 있는 동안 긍정적인 사람은 상황을 보다 유연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긍정성과 회복력의 시작은 낙관성 근력

우리는 회복력이나 긍정성을 따로 배운 적이 없고 이런 속성을 향상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무엇을 먼저 연습하고 향상해야 할지 애매하다. 이 지점이 이 글을 쓰는 목적이다. 긍정성을 향상하고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낙관성을 키워야 한다. 낙관성이 밑바닥에 깔려 있지 않으면 긍정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자신을 조절하고 대인관계를 위한 사회적 기술을 활용할 의지조차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시작은 긍정적인 기대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낙관성 위에서 시작될 수 있다. 물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물을 데우는데 필요한 땔감이 필요하듯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조절하려면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 기대감이 먼저 생겨야 한다. 

낙관성이 높은 사람은 사건과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

낙관성은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낙천적 성향과는 달리 긍정적 기대를 만들어 내는 인지적 능력이다. 경험과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특성이다. 물론 신경적으로 낙천성을 타고 난 사람은 성격적인 도움을 받을지 몰라도 역경의 상황에서는 낙천적 성격만으로 회복력을 높일 수는 없다. 마틴 셀리그만은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해석하는 방식으로 구분했다. 낙관성이 높은 사람들은 힘든 상황을 일시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역경을 수용하거나 직면하면서 그다음을 준비할 힘을 가진다. 그리고 힘든 상황이 자신의 모든 일로 파급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어난다고 믿는다(마틴 셀리그만의 연구). 낙관성은 난관이나 좌절을 만나더라도 미래가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나 신념을 통해 경험되고 학습되면서 만들어진다. 낙관적인 기대와 의지가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자신을 끌고 가 실현된 작은 경험들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낙관성은 인지적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낙관성을 가지지 못하고 비관적이거나 우울증에 빠져들 때 우리는 과잉 일반화나 속단, 하나의 정보만 보는 터널시야,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개인화 등의 인지적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힘든 상황의 강한 자극에 우리의 주의는 자석처럼 이끌려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강한 자극에 달라붙어 부정적인 정보로 속단하고 모든 것을 일반화하기 쉽다. 그런 상황에서 쉬운 통제는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상황에서 우리의 주의가 끌려가지 않고 중립지대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낙관적인 해석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낙관성은 부정적 상황 자체에 주의가 끌려가지 않고 넓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게 한다. 낙관적인 해석력 이전에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이 먼저다. 낙관적 기대는 주의가 부정적인 감각, 감정, 생각으로 끌려가는 것을 방지한다. 


낙관성은 주의를 조절하는 훈련, 작업기업 훈련으로 향상할 수 있다.

의외로 다양한 측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지력만 있다면 주의를 조절하는 훈련이나 작업기억 훈련이 낙관성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다. 마음 챙김 명상의 경우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면서 자신에게 떠오르는 생각, 감정, 감각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지(알아차림)하는 훈련을 반복한다. 주의의 초점이 현재에 있고 생각이나 감정 등의 경험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과 생각을 자극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훈련은 주의가 부정적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생각과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하고 상황과 경험을 거리를 두고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부정적 상황과 자신 사이에 일정한 거리와 공간이 만들어져야 낙관적인 해석력, 인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말이 역경 상황에서 허무하게 들리는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주의조절의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아서이다. 긍정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은 꿀떡 같아도 부정적 상황이 만들어내는 비관적 생각과 감정, 과거의 부정적 생각의 반추를 이겨낼 힘이 없으면 긍정적인 해석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상황에 걸맞고 생존을 위협하거나 편도체를 강하게 자극하는 부정적 감정에 더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생각, 감정, 감각을 그대로 읽으면서도 끌려 들어가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주의력이 길러졌을 때 미래에 대한 현실적 낙관성을 가질 수 있다. 


낙관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훈련

낙관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 자신의 목표가 달성된 모습을 상상하고 글로 표현할 때 긍정적 기대감을 향상할 수 있다. 과거의 실패나 힘든 상황을 극복하거나 기회로 작용했던 사실을 생각하거나 영화나 책의 스토리로 힘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볼 수도 있다. 친구나 멘토로부터 힘든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력을 수혈받으며 동기부여를 높일 수도 있다. 상황을 재해석하는 능력은 어떤 방식이든 역경을 극복하는 낙관성을 높여 긍정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주변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믿음에 반박하고 미래의 불안에 대한 검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어쩔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힘이 길러지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희망을 만들고 낙관적 기대감을 향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명약 처방이라고 불행한 자극에 끌려가는 주의를 조절하지 못하면 자신에게는 예외로 느껴진다. 사소하지만 2 자릿수 곱셈과 같이 하나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주의를 조절하는 작업기억 훈련이 더 현실적 일지 모른다.  기도, 묵상, 자비명상, 자애명상은 반복된 기원을 통해 긍정적인 기대와 의지로 에너지를 높인다. 이런 긍정적 예언과 의지가 반복되면서 우리의 의식과 감정을 지배한다. 논리와 상관없이 뇌의 반복된 활성화를 통해 의식의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회복력 #긍정성 #낙관성 #주의조절 #작업기억 #김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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