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자연스러운 삶의 본질로 받아들일 때
기대는 출발점이지 도착점이 아니다.
우리는 기대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뿐,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때
실망과 좌절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빛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는 일은 누구에게나 아픕니다. 자신에게 중요하거나 오랜 시간 정성을 쏟은 일은 더더욱 쓰리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아픔을 지나치게 비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기대와 현실이 어긋나는 상황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전혀 다른 시야를 얻게 됩니다. 세상은 좀처럼 우리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기대가 무너졌다고 해서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기대하되 집착하지 않고, 좌절하되 머물지 않는다
기대는 때로 보이지 않는 감정의 감옥이 됩니다. 우리는 그것에 갇힌 채 반복되는 실망 속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 상황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감정적으로 한결 자유로워지고, 지금 이 순간의 현실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습니다. 기대의 좌절은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
삶의 많은 문제는 우리가 세상과 타인에게 품은 과도한 기대에서 비롯됩니다. 친구가 우리의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고, 연인이 자신의 의도를 눈치채주길 기대합니다. 열심히 했으니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런 바람은 대부분 허상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우리의 기대만큼 예측 가능하지 않고, 세상은 우리의 계획처럼 단편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세상은 본래 복잡하고 다층적이지만 우리의 기대는 그 복잡함을 단순하게 축소시킨 생각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그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그 태도는 우리를 실망과 좌절의 늪에서 꺼내줍니다. 현실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에게 적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안에서 더 깊은 의미, 예상치 못한 기회,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기대를 아예 버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기대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해서 삶의 가치를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세상과 더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너그럽고 지혜롭게 만드는 태도
삶은 때때로, 기대가 좌절될 때 가장 솔직한 얼굴을 드러냅니다. 그 순간은 쓰라릴 수 있지만, 동시에 삶이 들려주는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합니다. 기대를 하나의 가능성으로 여기되,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바로 그 마음이 우리를 더 너그럽고 지혜롭게 만들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