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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지 않는 마음-생각과 감정의 적정한 거리

사람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대하는 거리가 다릅니다.

by 김권수


내 마음속, 왜 쉽게 휘둘리게 될까?

우리는 작은 실수 하나, 누군가 툭 던진 말 한마디, 심지어 낯선 사람의 무례한 행동에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곤 합니다. 자꾸 그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감정은 흙탕물처럼 무겁고 우울해집니다.


“오늘 발표는 완전 망했어. 다들 나를 한심하게 볼 거야”

“저 사람은 왜 나한테만 퉁명스럽게 굴지? 내가 뭘 잘못했나”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진짜 무례하다!”


내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거리의 문제

이렇게 작은 일에도 머릿속은 온갖 생각으로 들끓고 감정이 요동칩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과 감정이 우리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으면 자꾸 우리를 휘두르게 됩니다. 머리로는 ‘무시하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걸 알면서도 잘 안 되는 이유죠. 마치 누군가 옆에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것처럼 여유가 없이 대응하게 되니까요. 이럴 때 필요한 건 ‘거리 조절’입니다.


거리를 두지 않으면 생각과 감정은 나에게 착 달라붙습니다.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믿게 되고, 나 자신과 연관 지어 더 많은 생각과 감정의 증거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한 덩어리로 뒤엉킨 생각과 감정은 점점 커지고, 손을 떼어내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한 발짝 물러서 바라볼 수 있는 거리

이럴 때, 한 발짝 물러나 지켜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생각과 감정이 나를 덮치기 전에 한 발짝 물러서서 조용히 지켜보는 것. 마치 흘러가는 구름처럼 생각과 감정을 관찰합니다. 그렇게 바라보면 생각과 감정은 그저 지나가는 반응일 뿐이고, 사실도 아니며 내가 꼭 붙잡고 따를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거리가 넓어집니다.


거리가 넓어지면, 더 넓은 시야가 생깁니다.

“그래, 발표에서 실수했지만, 잘한 부분도 있었어. 누가 나를 그렇게까지 신경 쓸까? 다들 자기 일 바빠.”

“저 사람 말투가 퉁명스러운 건 그냥 그 사람 스타일일 뿐, 나와는 별 상관없어.”

“저 사람 무례함은 저 사람 문제지, 내가 어쩌겠어? 나까지 굳이 기분 나쁠 필요 없지.”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는 습관은 자존감의 근육을 키웁니다. 부정적인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자유로워집니다. 마음의 근력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떨어뜨려 바라보는 거리에 달려 있습니다.


본능의 거리 VS 유연한 거리

생각과 감정의 거리가 가까운 것은 본능입니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나 본능대로 반응합니다. 하지만 이런 본능을 극복하는 연습을 통해 거리가 생기면 덜 휘둘리고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의 희생자가 될지, 좋은 친구이자 나침반으로 활용할지에 따라 우리의 자존감은 달라집니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 위에 있으니까요.


“생각과 감정에 휘말리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나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마음의 여백은 나를 휘두르는 생각을 가만히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

당신의 생각과 감정은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 안에서 잠깐 떠오르는 심리적 사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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