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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이 먼저, 이해는 그다음

단순히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by 김권수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보고 “왜 저러지, 나 같으면 절대 안 그럴 텐데”라고 생각하는 대신,

“그렇구나,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저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이구나”라고 인정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개인의 스트레스, 오해와 갈등, 불안과 우울 그리고 자존감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인지적 유연성과 정서적 안정

다른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자신의 기준으로 재단할 때, 자신의 관점을 고집하게 된다. 그 결과 자신과 다른 관점을 수용하는 것이 어려워서 인지적 유연성이 떨어지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좌절감, 분노,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며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든다.


타인과의 관계

타인과 세상은 내 기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타인을 내 기준에 맞추려고 할 때, 갈등과 고통은 깊어진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유연성과 포용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평가하는 사람보다 이해하는 사람과 연결된다.


자기수용과 자존감

반대로 타인의 차이를 쉽게 인정하는 태도는 자기수용으로 이어진다. 타인과의 차이와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훈련은 곧 나 자신의 단점이나 불완전함도 받아들이게 만든다. 타인의 인정과 수용이 자기 수용(self-acceptance)과 이어져 있다. 이는 자존감과 심리적 안정성과도 연결되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감보다 공감

타인의 사고와 행동을 자신과 일치시키려는 집단주의 문화가 강할 경우(한국도 포함되지만),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사고와 행동을 평가하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공감(empathy)이 자신과 일치된 상태인 동감(sympathy)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살면서 괜히 내적 갈등이 많아지고, 분노와 상실, 우울감이 높은 이유, 자존감이 떨어지는 도전감을 받을 때는 인정보다 평가, 판단하려는 습관 때문일 수 있다.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우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는 인정이 열어주는 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인정이 먼저, 이해는 그다음이다.


마음챙김( mindfulness)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식(경험)"하는 마음의 상태인데, 우리는 늘 이 훈련이 필요하다. 본능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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