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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Sep 08. 2016

오히려 나를 알아가는 방법, 공감 -감성지능(#5)

공감의 대상은 타인이지만 혜택은 결국 자신이다. 

공감능력
- 다른 사람의 감정과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 타인의 감정을 수용하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민감성과 경청하려는 의지와 능력 필요
- 다양성을 인정하고 집단의 분위기와 영향력, 입장(정치적 인식)을 이해하는 능력
공감은 뇌의 기능적 발달과 활성화를 요구한다. 


사회적 지능으로서 감성지능에 공감능력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타인의 감정과 입장을 잘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른 사람들 간의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감이 쉽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과 익숙한 영역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지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입장과 생각을 기준으로 해석하고 반응하는 것이 즉각적이고 쉽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을 잠시 멈추고 타인의 생각, 감정, 입장을 생각한다는 것은 좀 더 복잡하고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많아진다. 자신을 멈춰서 세워두고 맞은편에 있는 상대로 주의를 돌려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다시 종합하여 생각하고 판단한 다음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감은 고차원적인 주의와 의식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공감은 뇌의 여러 기능이 잘 연결되고 통합되어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고차원적인 전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으면 공감은 불가능하다. 전두엽이 발달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공감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만약에 공감능력을 발휘하는 뇌를 평소에 잘 쓰지 않으면 해당 부위가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뜻대로 공감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공감은 단지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기능적 발달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뇌는 활용하면 활성화되고 활용하지 않으면 비활성화되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공감은 길러지고 키워지는 능력이다. 공감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직업(특히 정신과의사)에서는 의도적으로 공감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을 하는 이유다.      


공감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은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타인의 감정과 생각, 입장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인식능력(self-awareness)이다. 왜냐하면 공감이라는 것은 정보나 상황은 타인의 것이지만 이를 느끼고 해석하는 것은 자신의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신을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인슐라(insula: 뇌섬엽)는 공감능력을 발휘할 때도 그대로 활용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어야 공감능력도 원활하게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식능력도 확장되고 이는 다시 타인을 이해하는데 그대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그러니 자신은 부정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타인을 공감하는 문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과 기대, 동기, 행동을 이해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감은 자신이 받아 본 배려나 존중으로 부터 시작되고 
불필요한 내적갈등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이해능력이 높기 때문에 자기존중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공감이 자신이 받아 본 배려나 존중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의 공감능력은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는 경험을 통해 시작된다. 부모로부터 공감 받고 존중받는 경험의 정보들이 자신과 다른 대립적 상황을 해석하고 대응하는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능력은 존중과 배려가 상호작용되는 환경과 문화가 중요하게 된다. 공감능력은 불필요한 내부적 마음의 갈등을 없애고 타인과의 불필요한 외부적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세상을 보다 안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져다 준다.      

 

공감능력은 자기인식에서 시작해서 대인관계의 축을 연결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력은 타인과의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협력을 이끌어내기 용이하도록 한다. 공감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생각, 감정, 입장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높고 이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데 능숙하기 때문이다. 자기인식 능력은 공감이라는 창을 통해 대인관계와 같은 축에서 연결되는 셈이다. 이것은 곧 사회생활의 리더십과 연결된다. 공감력이 높으면 구성원들을 스스로 동기부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창의적으로 협력을 이끌어 낸다. 뿐만 아니라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아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현실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갈등과 소모전을 줄이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감능력이 결핍된 리더는 상황에 맞지 않는 지시나 공식발표 또는 명령을 통해 구성원들을 힘들게 한다. 이것은 자신이 의도한 목표를 구성원들의 언어나 정서로 풀어내지 못하거나 구성원들의 입장이나 감정적 현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탓일 때가 많다.      


수직적 조직문화와 격렬한 경쟁문화는 공감력을 위축시킨다. 
나를 어디에 둬야 할까?


사회생활이나 집단생활에서 공감능력은 분위기나 문화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나이나 직급, 서열을 강조하는 수직적 조직문화에서는 공감능력의 발달이 위축된다. 서로를 이해할 기회나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권력의 서열에 영향을 받아 공감력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격렬한 경쟁문화도 공감력을 위축시킨다. 과정에서 조율하고 탐색하기 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분위기에서는 한 발 물러나 살피고 바라보는 것이 힘들고 공감적 관심을 자연스럽게 억압하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경쟁의 룰이지 사람들의 상황과 입장이 아니다. 규정이나 룰이 엄격한 조직문화에서는 수동적 주의력으로는 개별적으로 타인을 고려하며 조절하는 자율적 주의력이 불필요하게 느낄 수 있다. 개인의 공감능력이 개별적으로 존중받고 배려 받아본 경험에서 오듯이 조직과 집단에서 상호작용 되는 공감을 구성원들이 그대로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학습된 양상이 조직의 문화에 그대로 반영되어 순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공감은 자신과 타인이, 개인과 집단이 순환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감은 관찰과 경청의 주의력에서 시작한다. 


공감능력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바탕은 ‘경청’이라고 할 수 있다. 경청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타인의 말을 들어보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각은 의도를 기반으로 주의가 집중된 곳에서 선택적으로 일어난다. 타인의 말에 경청하면서 타인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입장을 생각할 틈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의 뇌는 나에서 너로 주의와 관점을 전환하며 상호작용하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경청은 곧 상대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고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교육관계 2229명의 인식조사에서 미래사회에 학생들이 갖춰야 할 주요 능력을 묻는 질문에서  1위가 공감능력이었다. 사회적 동물로 인간은 타인을 거울삼아 자신의 자아를 확립한다. 자기인식으로 타인을 공감하고 타인의 공감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만들어 나간다. 그러니 사회생활의 능력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공감능력은 매우 중요하게 된다.  

    

관점을 바꾸는 능력, 공감은
타인이 대상이지만 결국 혜택은 자신에게 있다. 


공감을 높이는 또 다른 기초는 관점수용능력이다. 필요할 때마다 자기중심의 관점을 자유자재로 타인의 관점으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에서 모방과 학습의 기초가 되는 거울뉴런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거울뉴런은 상대의 행동을 보거나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행동하는 것과 똑같은 영역이 활성화되도록 기능한다. 거울뉴런을 활성화하는 데는 모방이 최고의 명약이다. 타인의 표정과 모션을  따라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에서도 단지 상대의 표정과 말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낙관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내가 상상을 통해 상대의 입장에서 변론하며 토론하는 것이다. 자신이 적대적으로 반대하는 상대의 입장을 의도적으로 변론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감정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자신의 편견을 제어해야 하는 도전을 받게 된다. 의도적 훈련이지만 이렇게 하면 나의 입장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된다. 설득과 협상의 솔루션을 찾을 때 이런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상대의 입장을 활용해서 훨씬 용이한 설득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 외국인들과 1시간 정도 즐겁게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 또는 전혀 다른 필드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평소에는 상관없는 문제를 함께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장면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행동의 이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공감은 자신의 이해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공감의 대상은 타인이지만 공감의 혜택은 결국 공감을 시도하는 자신임에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진정한 공감은 나와 타인이 어쩔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한다. 
이것은 결국 나만 이겨보겠다는,
나만 좋으면 된다는 이기심을 극복해서 좀 더 편안한 세상보기가 가능하게 한다. 



브런치의 글들이 <북프로젝트>의 대상을 받고, 책으로 나왔습니다. 브런치의 글과 그 외의 글들이 세련되게 정제되어 나왔습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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