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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 Feb 17. 2020

Masterclass Assignment 2

TK Chapter 3 Essential Ingredients

    Thomas Keller Teaches Cooking Techniques 1: Vegetables, Pasta, and Egg

    Chapter 3 Kitchen Setup: Essential Ingredients


    1. 테이스팅 노트: 소금

    2. 테이스팅 노트: 식초

    3. 테이스팅 노트: 올리브 오일

    4. 여러가지 오일로 야채 볶음 해보기



    귀찮아서 집에 상시 가지고 있는 컨디먼트들과 재료들을 목록화하기로 했다. (숙제를 대충 자기 마음대로 하는 학생이 여기 있습니다.) 분류를 나눠 보니 도저히 어디다가 집어넣어야 할 지 모르는 것들이 생겨서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집어넣었다. 한 글에 전부 다 집어넣기에 각각의 항목이 쓸 것이 많은 주제들이라서 오늘은 목록 위주로 정리한다. 그래도 여전히 말이 많다.



    1. 식초: 일반 정제(양조) 식초, 몰트(맥아) 식초, 비 여과 애플 사이더 식초, 발사믹 식초


    양조 식초는 코스트코에서 하인츠 대용량을 사다 쓴다. 산성이라 스테인리스 기름 때 청소할 때 도움이 된다. 스테인리스 제품을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고기를 굽는 등 지방을 고온으로 가열할 때 생기는 폴리머화(캐스트 아이언 시즈닝처럼)된 갈색 피막이 생기면 식초를 넣고 끓여서 1차적으로 제거하고, 식초를 끓일 수 없는 부분은 2차는 옥살산이 들어있는 바 키퍼스 프렌드Bar Keeper's Friend를 사용하면 말끔하게 세척할 수 있다.


    먹는 부분은 이야기 안하고 청소하는 이야기만 했는데, 음식에 신 맛을 낼 때 정제, 발사믹 식초와 라임, 레몬즙 등을 기본으로 이용하고, 몰트와 애플 사이더 식초는 튀김이나 전, 만두 등 기름을 쓴 요리를 찍어먹을 때 쓰면 향이 좀 더 다채로워서 좋다.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애플 사이더 식초가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좋다고 해서 먹으려고 샀는데 아직 건강에 좋다고 맛없는 것을 잘 먹을 수 있는 정도로 철이 들지 않아서 음식에 곁들이는 정도로만 사용한다. 캡슐로 된 것을 굳이 살 만큼 급하진 않은 모양.


    첨언하자면 미국은 의료보험과 병원비가 엄청나게 비싸서, 건강보조/기능식품과 각종 클렌징 및 오일 풀링 어쩌고 하는 것들의 유행을 선도하는데, 그래서 뭔가의 실제적 효능이나 부작용을 알아보기가 굉장히 어렵다. 한국어로 검색해도 온갖 블로그와 한의사 블로그들로 정보 교란이 심각한데, 미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설탕회사나 식품가공회사들이 의사들과 연구자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바람에, '설탕은 비만의 원인이 아니고 운동하면 된다' 같은 논문도 나오는 판에 비전공자가 찾아보기엔 신뢰도 있는 논문을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것도 한 분야가 아니라 식품공학과 영양학, 의학, 생화학 등에 넓게 펼쳐져 있는 주제라서 더욱 그렇다. 동물 구충제 펜벤다졸 등으로 불거진, 한국에서 통용되는 의사와 제약회사에 대한 불신의 원산지다.



    2. 기름: 식물유(옥수수유), 카놀라유, 조리용 올리브 오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참기름, 들기름, 칠리 오일, 라유, 버터


    가장 일반적인 기름을 쓴다. 올리브유로 충분해서, 굳이 비싼 아보카도유를 추가로 구비해야 할 이유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땅콩 기름으로 튀기면 맛있다는데... 이 역시 조금 비싼 편이라(정확하게 말하면 일반 식용유가 엄청나게 싸서) 시도해보진 못했다. 튀김을 잘 하게 되면 시도해볼 생각인데 집에서 튀김을 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서 잘 안하게 되니까 역시 요원하다. 


    건강하게 먹기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라 할 말이 많은데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따로 쓸 예정이다.



    3. 소금: 씨 솔트, 요오드 첨가 소금, 코셔 솔트, 천일염(국산 굵은 소금)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요오드 첨가 소금을 처음 봐서 부러 사서 먹었는데, 이제는 사지 않는다. 한국인은 다시마+미역+김을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요오드 과다 상태이며, 해산을 한다고 굳이 삼시 세끼 미역국을 먹는게 향후 갑상선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내분비내과 의사의 말을 들어서이다. 하루 김 두 장이면 충분하다고 했던가... 매우 싸기도 하고 특유의 쓴? 맛이 있어서 요리에 직접 쓰지는 않았고 데치거나 삶을 때 물을 버리는 용에만 썼었다.


    지금은 흔한 프랑스산 바다소금과 코셔 소금을 주로 쓴다. 피니쉬로 국산 천일염 결정을 부숴다가 얹기도 한다. 뭐 한동안 별별 소금들이 유행이었는데 소금은 기본적인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찍어먹는 것보다는 원래의 요리가 적절히 간이 되어 있어야 짠맛이 음식 맛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큰 관심은 없다.



    4. 설탕: 커클랜드 올가닉 설탕, 코코넛 설탕, 가루 설탕

    

    역시 큰 관심없이 그냥 쓴다. 향이 강하거나 특징적인 설탕들은 사용 가능한 항목이 적기 때문에 굳지 사지 않는다. 같이 사는 사람이 마스코바도를 좋아하는데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지 않으니 없다. 


    그리고 코코넛 설탕 버려야 되나 싶다. 향이 너무 강해서 베이킹 말고는 아무데도 어울리지 않는데 베이킹을 잘 하지도 않고 가루 설탕으로 충분하다. 집에 왜 있는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겠다. 



    5. 기타 당류: 꿀 여러 종류와 메이플 시럽, 물엿


    버몬트에 있는 Champlain Valley Apiaries의 꿀을 선물받아서 먹었는데 미국에서 먹어본 꿀 중에 가장 맛있었다. 다 떨어져서 새로 주문해야하는데 그 전에 그냥 트레이더 조에서 벌집이 들어있는 터키산 꿀을 구매했다. 이번 겨울 날씨가 춥지 않아서 꿀차를 마실 일이 없어 아직 맛도 못봤다.  


    꿀 다큐멘터리를 보면 벌이 사라지는 현상과 캘리포니아 등지의 아몬드 수분을 위해 대여되는 벌통들 때문에(아몬드는 수분만 하고 꿀이 거의 없다고 한다.) 실질적인 꿀 생산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보통 여러 꿀을 섞어 균일한 맛을 내는데, 그 중 타국 산인 척 중국에서 제3국을 거쳐 들어오는 가짜꿀들이 많이 섞여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슈퍼나 마켓에서 사거나 맛본 미국산(대부분 그것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꿀 중에서는 제대로 된 맛이나 맛있는 걸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정말 사실을 알기 힘든 세상이다. 여기는 원산지 표기나 성분 비율 표기가 법적으로 강제되어 있지 않아서 실체를 알 수가 없는 것들이 많다.



    6. 건조 향신료: 민트, 코리앤더, 시나몬, 차이브, 딜 씨앗, 세이지, 마조람, 펜넬 씨앗, 오레가노, 타임, 바질, 파슬리, 로즈마리, 파프리카, 넛멕, 큐민, 크러쉬드 레드 페퍼, 월계수 잎, 마늘 파우더, 양파 파우더, 통후추, 참깨, 멸치 가루, 다시마 가루, 들깨 가루, 한국 고추가루, 카이옌 페퍼 파우더, 건고추(삐끼누), 시치미, 향신료 믹스들(샐러리 씨앗 소금, 시즈닝 소금, 이탈리안, 프로방스, 피자, 세이버리 시즈닝 믹스)


    향신료 통 거치대까지 세트로 되어 있는 것을 사서 쓸데없는 것도 많다. 그래도 각각이 많은 양은 아니고, 있으면 또 쓰고 없으면 아쉬우니까 저렴하게 구비해두는 것도 좋다. 심플리 올가닉 제품이 질이 괜찮기는 한데 다 갖추려고 들면 너무 많고 비싼데다가 서양요리만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생 허브를 쓴다.



    7. 소스류: 케첩, 스리라차, 유즈코쇼, 마이유 홀그레인 머스터드, 큐피 마요네즈, 우스터셔 소스, 야끼소바 소스, 땅콩소스, 난도스 페리페리 소스, 와사비, 피쉬소스, 고추장, 바질 페스토


    어릴때는 마요네즈와 그것이 들어간 요리를 일절 먹지 않았었는데, 큐피 마요네즈는 정말 맛있다. 



    8. 간장: 노두유, 일본간장, 진간장, 국간장, 쯔유, 홈메이드 타마리 간장


    간장도 종류가 정말 많고 맛도 다양해서 요리에 교차해서 쓰면 뜬금없는 맛이 날 때가 많은데, 전부 다 갖출 수는 없고 필요한 것만 적당히 가지고 있다. 직접 만들어 선물받은 고오급 타마리 간장을 일본간장이나 쯔유와 섞어 쓰는데 일본 요리 복잡하게 하기 싫을 때 좋다.



    9. 조미료: 치킨스톡, 치킨부용, 야채부용, 굴소스, 혼다시, 미림

    

    오늘 요리 하기가 귀찮거나, 뭔가 이상하게 맛이 안나는데 싶으면 이 중에 한 가지를 넣어준다. 치트키이자 실패한 요리 수습용... 감칠맛은 중요하지만 MSG가 과하게 들어가면 음식 맛이 다 똑같아지기 때문에 적절하게 조절해야한다. 


    그리고 MSG가 많이 들어가면 엄청 짜게 느껴져서, 여러모로 물려서 잘 못먹는다. 특히 한국에서 저질이거나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조미료로 가리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싫어하는 편인데, 또 직접 쓰는 걸 꺼려하지는 않는다. 뭐든 적당히가 제일 어렵고 중요하다.



    10. 잼, 마멀레이드: 이케아 오렌지 엘더플라워 마멀레이드, 블루베리 잼, 샹달프 로열 무화과, 진저 앤 오렌지 마멀레이드, 트레이더 조 자몽 마멀레이드


    샌드위치를 쌀 때 겨자 혹은 잼을 빵에 바르는데, 프로슈토나 살라미 샌드위치를 만들 때 더해주면 단짠단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식빵 토스트에 마멀레이드를 발라서 간식으로 홍차와 함께 먹는 것도 좋아한다. 블루베리 잼들은 대부분 너무 달기 때문에 샌드위치에는 잘 쓰지 않고 단맛이 없는 요거트가 물리면 넣는다. 샹달프 진저 앤 오렌지, 트조 자몽은 일반적인 맛은 아니다.



    11. 곡물류: 숏그레인, 롱그레인, 각각의 현미, 퀴노아, 찹쌀, 아르보리오, 까르나놀리, 잣 


    숏그레인은 압력밥솥에 밥할 때 쓰고 롱그레인은 볶음밥이나 중국식 죽(생강, 옥수수 첨가)만들 때 쓴다. 나중에 다루겠지만 리조또도 자주 먹기 때문에 항상 이탈리아 쌀을 갖추고 있다. 잣은... 갈 데가 없어서 여기 있다. 



    12. 면류: 라면, 소바, 야끼소바 면, 우동, 소면, 버미셀리, 라이스 페이퍼, 파스타(트레이더조 스파게티, 링귀니, 데체코 링귀니, 오르조, 감자 뇨끼, 라자냐, 페투치네, 계란 딸리아뗄레, 계란 파파르델레 등) 


    쓰다보니까 먹는 것에 질리려고 한다.(거짓말) 요즘은 질려서 잘 안먹기는 하는데 최근 5년간 주식이 파스타였고 온갖 종류를 다 먹는다. 페투치네는 최근에 투움바 파스타에 꽂혀서 추가됐다. 한국 감자 전분 적어서 잘 안되니까 괜히 고생해서 뇨끼 만들지 말고 데체코꺼 맛있으니까 사서 드세요. 



    13. 파우더류: 다목적 밀가루, 아몬드 가루, 아마씨 가루, 감자 전분, 부침가루, 베이킹 파우더, 베이킹 소다, 젤라틴, 코코아 파우더



    14. 기타: 인스턴트 커피, 바닐라 추출물, 앤초비, 올리브, 케이퍼



    뭔가 더 있겠지만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모자란 것도 많고 더 써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벌써 이렇게나 많다. 


    목록을 만들다가 든 생각인데 시시포스의 신화는 인간의 먹는 행위를 나타낸 것이 아닐까? 이렇게 사서 해결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준비 노동을 극적으로 줄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게 되었기 때문에 또 갖추고 알아야 할 것들이 늘어나버렸다. 그리고 그 모든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면 바위가 비탈을 굴러 내려가듯이 음식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기가 다시 찾아온다... 설거지는 덤이다.


    2020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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