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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 Feb 17. 2020

Masterclass Assignment 3

Chapter 4 Kitchen Setup: Cookware

    Thomas Keller Teaches Cooking Techniques 1: Vegetables, Pasta, and Egg

    Chapter 4 Kitchen Setup: Cookware


    조리도구 목록 만들기

출처: Thomas Keller, Masterclass


    조리 도구라고 하면 Cookware와 Kitchen Utensil을 모두 가리키는 말인데, Utensil은 첫 과제에서 다루었고, 이번에는 Cookware의 목록을 만들 차례이다. 각각의 단어를 한국어로 대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영어에서도 예전에는 Pans and Pots라고 했다는데, Cookware는 1950년대 이후로 생겨난 말이다.



    1. 코팅: PTFE, Ceramic

    테팔 12인치, 7.5인치 프라이팬, 4L 냄비, 네오플램 3L 냄비, 해피콜 양면 팬


    PTFE(테플론) 코팅 대체재로 네오플램이라는 한국 회사의 세라믹 11인치 코팅 팬과 3L 냄비도 사서 쓰고 있었는데, 염분과 산이 들어가는 파스타를 자주 해서 그런가 코팅이 너무 쉽게 벗겨져서 팬은 1년 정도 어설프게 쓰다 버렸고 냄비는 아직도 잘 쓰고 있다. 해피콜 양면 팬이야 유명 제품이라 추가할 말도 없다.


    PTFE 코팅 제품들은 긁히지 않게 매우 조심해서 잘 쓰고 있는데 사실은 긁힘보다 염분이 더 코팅에 손상을 많이 준다고 한다. 다만 물리 화학적 손상이 건강에 나쁜 것보다는 코팅을 벗겨내서 성능을 낮추는 것이고, 코팅 팬의 위험은 가열했을 때 테플론이 분해, 승화되면서 나타난다. 약 200도에서 시작되고, 표면 온도가 250도에 도달하기 전에 충분히 위험한 양의 불화 탄소화합물이 승화된다. 집에서 새를 키운다면 새가 기침하거나, 심지어 죽기도 한다. 양이 충분하다면 사람도 일시적으로 기침을 동반한 독감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의도치 않게 겪어보았다... 조심하세요.


    팬에 아무것도 없는데 연기가 난다거나, 식용유를 팬에 뿌렸는데 연기가 난다고 하면 이미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불을 끄고 환기하고 다른 장소로 피해 있는 등, 주의해야 한다. 애초에 코팅 팬은 강불에 올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중~약불 조리만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 때문에 스테인리스 팬으로 계란 굽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코팅 팬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계란 요리는 고온이 필요 없기 때문에 주의사항만 지키면 별문제 없고 편한 것이 코팅 팬이다. 스테인리스 조리 도구로 저유분 요리 어쩌고 하는데, 코팅 팬의 교체 주기는 대략 1년이며, 이 이후에는 성능이 떨어져서 기름을 더 쓰게 되는 것이므로 코팅 팬을 바꿔주면 된다. 어느 조리도구이든, 필요한 양을 넘기면, 기름을 더 쓴다고 덜 달라붙지는 않는다.


    스테이크 연기 펄펄 나게 코팅 팬에서 굽는 동영상이 유튜브에서도 보이고, 심지어 얼마 전엔 트위터에서도 봤는데, 코팅 팬에서 마이야르 반응을 끌어낸 스테이크를 안전하게 굽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아서 좀 조마조마했다. 모를 땐 그렇게 했었는데 장기적으로 안 좋은 일이다. 코팅 팬으로 스테이크 굽지 맙시다.


    덧붙여 코팅 팬의 본체는 알루미늄이다.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아직도 통 알루미늄 조리도구를 쓰고, 대량 조리를 하는 식당에서도 스톡 팟 등을 알루미늄으로 쓰는데, 이 역시 고온 및 산 조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2. 무쇠: Cast Iron

    롯지 10인치, 8인치 스킬렛, 5쿼트(1 qt = 약 0.95L. 별로 차이 안 나서 혼용한다.) 더치 오븐


    한 줄 요약: 산에 약하고, 세척도 깨끗이 안되고, 코팅 관리하기도 어렵고, 열 분배도 고르지 않다. 스테인리스 씁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쇠 제품에 대한 많은 미신(?)이 있는데, 무쇠 팬의 코팅은 중합체로, 원재료가 되는 식물성 기름과는 다른 물질이다. 인터넷에 보면 요리 경력 10년이라는 요리사들도 세제로 닦으면 코팅이 닦인다는 이상한 소리들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제로 해보니까 무슨 신주단지 모시듯이 모실 필요는 없고, 세제도 써도 되고, 심지어 구리 세척용 금속 솔로 박박 문질러도 된다. 표면이 매끈하지 않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만큼 깨끗하게 세척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주의할 것은 흔히 알려진 산뿐만 아니라 염기성 물질들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주방 세제는 웬만하면 중성이다) 정확하진 않지만, 오븐을 청소하고 남은 베이킹소다 잔여물이 있을 법한 부위에 보관한 무쇠 팬의 코팅이 탈락하는 현상을 보았다. 이로써 토마토 스튜로 망가뜨린 더치오븐과 함께... 산·염기 모두로 무쇠를 조진 사람이 되었다. 산에 강한 법랑(에나멜) 재질을 내외로 코팅한 제품들이 유명한 르크루제 Le Creuset, 스타우브 Staub 등에서 나오니 하나 사서 전천후로 쓰고 싶다면 그쪽을 추천한다. 스튜나 조림 요리 등에 좋다.


    저의 인터넷과 글로만 배운 요리의 첫 선생님 켄지 선생님의 글을 첨부한다.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들 인용해서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것 같던데, 미국식 레시피의 기본 틀은 거의 Serious Eats에서 참고한다.


   How to Buy, Season, and Maintain Cast Iron Cookware


   The Truth About Cast Iron Pans: 7 Myths That Need To Go Away


    의문점이라고 한다면, 무쇠의 코팅을 만들 때 식물성 오일을 가연점 이상까지 올려서 연기가 펄펄 나게 해서 코팅을 만드는데 그럼 그땐 벤조피렌이 발생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비교적 저온의 오븐에 장시간 넣어도 연기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후술 할 카본 스틸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럼 무쇠 팬도 건강에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아직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아시는 분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3. 탄소강: Carbon Steel

    최근에 차이나타운 레스토랑 서플라이 샵에 가서 구매한 웍이 하나 있다.


    전반적인 사용, 관리에 있어서는 무쇠와 동일하나, 대신 탄성이 좋아서 얇게 만들어도 되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고, 표면이 매끈하다. 이것 역시 관리 방법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는데 주로 식물성 오일이 다 반응이 끝나서 코팅으로 안정될 때까지 가열하는 방법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웍은 얇고 변형이 일어나는데 코팅은 그만큼 탄성이 높아서 잘 자리 잡지 않는 느낌인데 아직 몇 번 써보지 않아서 확신은 없다. 길들이는데 1년도 더 걸린다고도 하고, 한 번 실수해서 음식물이 잘못 들러붙으면 세척하면서 코팅이 우르르 벗겨진다.


    무쇠와는 다르게 얇게 만들기 때문에 열이 직접적으로 올라오는 느낌이라서 아주 강한 불로 조리하는 요리를 할 때만 유리한 것 같다. 요즘은 탄소강으로 만든 팬이 유행인 것 같고 구하기도 쉽다. 구매했을 때 미리 코팅되어서 나오는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고 산화되지 않도록 끈끈한 기름으로 둘러놓은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사용 전 첫 세척을 잘해야 한다.



    4. 스테인리스강: Stainless Steel

    올 클래드 All Clad 8 qt 육수 냄비, 3 qt 소스 냄비, 3 qt 소테 팬, 10인치 프라이팬, 휘슬러, WMF 압력솥 각 1개


    작년에 올 클래드 코퍼 코어 All Clad Copper Core 7피스 세트를 샀다. 처음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싸게 나오는 d3 스킬렛 하나만 살 생각이었는데 연구와 검색을 하다 보니 오다 주웠다 싶은 가격을 발견해서 평생 쓸 건데 싶어 샀다. d3와 성능상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아주 만족스럽다. 원래 가격으로 사면 안 만족스럽다고 들었다.


    모두가 추천하는 제품은 d3이다. 토머스 켈러는 올 클래드에 콜라보 제품(TK 라인, d3, d5, 코퍼 코어 혼합 구성)이 있어서 그것을 홍보한다. TK 라인은 뚜껑이 Universal Lid로, 다르다. 수납에서는 훨씬 유리한데(구매한 코퍼코어 7피스 세트에 같은 사이즈 뚜껑이 두 개 들어있어서 좀 아깝다(?).), 안정성은 살짝 없어서 추가로 사지는 않았다.


    d3는 스테인리스-알루미늄-스테인리스 구조이고, d5는 스테인리스-알루미늄-스테인리스-알루미늄-스테인리스 구조이며, 코퍼 코어는 d5의 중심 스테인리스를 구리로 교체한 구조이다. 성능을 고려할 때 heat retention (울열, 열 보유력 등으로 번역), heat distribution(열 분배), Reactivity(반응성) 등을 고려하는데, 스테인리스 단일재질로서는 내부식성, 열변형 저항, 열 보유력은 좋으나 전도율이 낮아서 열 분배가 잘되지 않고 화력 조절에 반응이 느린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열 분배와 반응성이 좋은 알루미늄과 구리 등을 섞어 여러 층으로 만든 것이 흔히 말하는 통 3중, 5중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들이다.


    통 3중 중에서도 저렴한 브랜드들도 있으나 금속을 접합하는 기술이 차이가 나는지 열 분배가 무쇠 급으로 고르지 않은 현상을 보이는 브랜드들도 있어서 믿음과 신뢰의(?) 올 클래드로 결정해놓고 컬렉션을 골랐다. 기름종이나 밀가루를 올려두고 열을 가하거나, 빵을 구워서 바닥 패턴을 본다든가 하는 고전적으로 테스트들도 있고, 아래와 같이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비교 결과도 있다. 순서대로 탄소강은 역시 얇기 때문에 열이 직접 가해지는 것에 가까운 패턴을 보이고, 무쇠 역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각각 보완적인 다른 재질의 층으로 이루어진 팬들이 비교적 고른 패턴이고, 통 구리 제품이 가장 고르다.(무겁고, 변색되기 쉬워 관리가 까다로우며 몹시 비싸다)


출처: J. Kenji Lopez-Alt, reddit.com


    지금 쓰고 있는 제품은 튼튼하고, 열전도율 좋고, 열 분배도 고르게 잘 되고, 위생적이고, 익숙해지면 계란은 물론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으며(그래도 계란은 코팅 팬에 굽습니다. 귀찮아요.), 뭐가 달라붙어도 별로 상관은 없다. 불 조절에도 굉장히 빠르게 반응해서 한눈을 팔지 않으면 음식을 태우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단점은 중간층의 구리가 무겁기 때문인지, 다섯 겹이기 때문인지 d3보다 무겁다. 


    고열로 가열하면 세제로는 닦이지 않는 갈색의 막(아마도 무쇠 코팅과 같은 것이라고 추정)이 생기는데, 물리적으로 닦을 수도 있으나 스크래치가 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 식초로 닦거나 가열하면 웬만하면 닦이고, 안 되는 부분은 옥살산이 들어있는 Bar Keeper's Friend 같은 제품으로 닦으면 새것처럼 말끔하게 닦인다. 다른 좋은 산성 제품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린다. 팔이 아프기 때문에 요즘은 식초도 잘 안 쓴다.


    그리고 추가로 바닥이 통 오겹인지 뭐 어쩌는지 잘 모르는 휘슬러와 WMF 압력솥이 각각 하나씩 있다. 휘슬러는 밥할 때 쓰고 WMF 압력솥은 뭐든(주로 리조또) 할 때 쓴다. 바닥만 5겹이라 그런지 옆면이 쉽게 탄다. 스테인리스는 무조건 통으로 된 게 나은 듯. 이 두 브랜드 말고는 써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휘슬러가 안정적이고 덜 무섭다. 조만간 이탈리안들이 들으면 치를 떨며 싫어하지만 맛있는 압력솥 리조또 레시피도 한 번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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