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얼마 전에 아침마당 초대손님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번역한 이가 나왔다. 그분은 도스토예프스키를 알게 된 것이 자신의 남은 인생에 계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을 것처럼 '도선생' 이야기를 펼쳐 나갔다.
어느 날, 딸아이가 머리를 긁적이길래 자세히 살펴보니 머릿니가 있었다고 한다. 번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하더란다. 딸아이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와 가까이하면서 전에 갔었던 캠프에서 이불도 같이 썼는데 거기서 옮은 것 같다고 이실직고?를 하더란다. 그녀가 전화를 한 이유는 이가 학교에 번지면 안 되기 때문이었는데 선생님 생각은 자신과 달랐다고 하면서
선생님, 저는 지금 정말 기뻐요, 딸아이가 어려운 친구를 돕고 사랑하는 아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느껴지네요. 저에게 미안해하실 일이 전혀 아니에요. 우리 집은 지금 축제 분위기예요~~~라고 통화를 마쳤다고 한다.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도스토예프스키를 알게 되면서부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을 근원적으로 연민하게 하는 힘을 지닌 그의 소설을 적극 추천했다.
이 방송을 보면서 '도선생'의 책들을 찜만 해놓고 선뜻 구매하지 않는 나의 장바구니를 떠올리며 나는 어떠했나? 를 생각했다.
울 딸 머리에서 이를 발견했던 날이 자연스레 떠올랐는데 그때 나는 허둥지둥 주말이라 문 닫은 약국들 중 겨우 찾은 곳에서 이를 죽이는 약을 사서 조치를 취하기 바빴다. 만에 하나 우리 딸이 머릿니의 시초였다고.. 그런 의심?을 받을까 무서웠다. 이건 딸아이 추측대로 앞에 앉은 아이에게서 옮은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선생님에게 알려 머릿니가 퍼지지 않게 할 생각은 전혀 못했다. 그저 내 앞가림할 생각과 의심받을 두려움만 앞섰다. 이것은 과연 무엇으로 비롯된 차이인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일까?
소심해서일까? 타고난 기질? 자신감 결여?
한편으로 머릿니가 생길만한 상황의 아이를 너무 타자화 시키는 건 아닌가 싶어서 빈정 상했다. 결국 자기 자식이 최고라는 것인가?
넌 좀 매사가 부정적이야... 어디선가 이런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