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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진한 브라우니 Oct 03. 2023

사랑의 기적(awakeings 1991)

영화 이야기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오는 영화는 한번 더 눈이 간다. 그는 매소드연기를 펼친다.

(그에 반해 알 파치노는 누구를 연기해도 알 파치노가 된다고 어디서 읽었는데.)

실제의 로버트 드 니로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다. 외국인이니 더 잘 모르겠다.

욕쟁이라는 얘기를 어딘가에서  봤는데.

디어헌터나 폴링인러브, 또... 생각은 안 나지만 그런 류의 영화를 보면 좋은데 택시드라이버나 케이프피어를 보면 사이코기질이 다분해 보인다.

어떤 사람일까? 천부적인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까? 거기까지 알아서 뭐 할 것인가.


그가 나오는 영화, 사랑의 기적을 봤다.

전에도 봤고 오늘도 봤고.. 앞으로도 또 보겠지.

봐도 봐도 좋아서 그런가 보다.

원제는 awakenings이다.  우리나라에선 '사랑의 기적'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레너드(로버트 드 니로)가 세이어박사 (로빈 윌리암스)의 신약 실험에 의해 25년 만에 기면 상태에서 깨어난다.

1969년 여름의 일이었다.  

다들 놀라워했고 또 기뻐했다. 그와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에게도 약이 투여되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거의 모든 환자들이 웃고 얘기하고 움직였다.

여태껏 그들의 모습은 강직되어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보이는 건 그랬지만 돌보는 손길을 인식하고 들리는 소리는 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보이는 것으로 그들을 대하면서 어떤 부당한 행위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직업적 윤리야 당연히 알겠지만 인간의 어떤 한계나 비양심으로 그랬다면 깨어난 그들을 대하기가 얼마나 껄끄러울까..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다.


세이어박사는 연구직으로 레너드가 있는 병원으로 온 건데 어쩌다 보니 환자들과 밀접촉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전의 이 병원은 그저 현상유지에만 급급한 요양원 같았다.

닥터 세이어는 보다 실험적이고 적극적으로 환자들이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여 그즈음 개발된 파킨슨병 치료제인 엘도파를 투여하게 된다.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왕창 양을 늘리기도.. 물론 떨리는 손으로 말이다.

그리하여 25년 만에 레너드는 혼자서 걷고 말하고 먹고 웃고..  그냥 보통의 사람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너드에 이어 대다수 환자들도 약 투여 후 그러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직업적 소명의식이나 전문가로서의 세이어는 진취적이고 유능했지만 대인관계는 매우 서툴렀다. 사람을 대하는 게 어떤 패턴이 있다면 쉬울 텐데 예측불허라 힘겹다고 했다.


영화를 보면서 레너드 엄마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레너드가 태어날 당시를 회상하듯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너무나 완벽한 아이였어요.

이런 행운이 나에게 주어지다니.

그랬더랬죠. 11살 이후 점점 변해가는 아들을 지켜봐야 했던 심정을 어느 누가 알까요.

그리고 약물치료 후 기적처럼 깨어난 아들을 25년 만에 봤을 때의 그 심정은 또 어떨지 누가 알까요?


25년 동안 익숙해진 것들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

기쁨도 컸지만 늙어진 심신이 따라가기엔 벅찼을 것이다.

새로운 모습들에 당황도 했을 것이다.

불의에 저항하고 한 여자를 사랑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일거수일투족을 케어받아야 했던 아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하자 그녀는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이런 복잡한 상황들을 어떻게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랑의 기적'이란 은유적 제목을 붙인 것이 혹시 이 장면 때문이었을까?

엘도파의 효과가 가장 았을 즈음, 레너드는 병원으로 아버지를 문병 오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25년을 훌쩍 뛰어넘어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이성적 호감을 갖게 된다.

약의 효과가 서서히 떨어지면서 몸이 경직되고 심하게 떨릴 때 그녀에게 작별을 고한다.

 당신을 더 이상 만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녀는 그의 내민 손을 꼭 잡으며 전에 얘기했던 댄스파티에서의 모습으로 그를 잡아 이끈다. 그 순간 그의 떨림이 사그라지며 그와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참 가슴이 먹먹한 장면이었다.


영화 자체가 은유 같다.  보이는 건 환자와

치료를 하는 의사의 스토리지만 인간애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였다. 그래서 쉽게 설명하기 힘든 어떤 감동이 참 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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