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노래하는 RED_RED VELVET
“Happiness”
상큼하고 발랄하게 자신들을 소개하던 ‘레드 벨벳’
2015년 정규 앨범을 발표하였다.
레드 벨벳의 레드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컨셉으로 발랄한 밝은 노래들을 가지고 등장한다.
그들이 보여주고자 했던 ‘레드’의 이미지는 이번
[The Red]로 더욱 확실해지는데 단순히 색깔 레드의 이미지에 한정되지 않고 여기에 ‘앨리스’라는 동화적 소재를 더하면서 한층 입체적으로 레드를 표현한다.
레드벨벳의 레드에 사용된 ‘앨리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작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로 익숙한 앨리스의 이미지와 조금은 낯선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를 함께 차용하였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방문한 지 6개월 이후, 새로운 거울 나라를 방문하여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담은 동화이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트럼프 카드의 세계를 모험했다면 이번에는 체스의 세계로 이뤄진 곳으로 그곳에서 앨리스는 뚱뚱하고 땅딸막한 형제 트위들덤와 트위들디를 비롯해 험프티 덤프티 등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며 거울 나라를 모험한다.
그중에서 앨리스와 함께 앨범 컨셉을 위해 활용한 인물은 뚱뚱하고 땅딸막한 '트위들 디와 덤(tweedledee and tweedledum)'로 두 인물은 구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서로 닮아있는 쌍둥이 형제이다. 두 사람은 옷깃에 쓰여있는 Dum/Dee라는 글자로 서로를 구분하며 일정 시간이 되면 이유 없이 싸움을 시작하는 독특한 인물들로 타이틀 곡 “Dumb Dumb” 컨셉에 활용되었다. 때문에 쌍둥이라는 두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다섯 명 멤버 모두 쌍둥이처럼 보이도록 의상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등 다양한 동화적 소재를 활용하였는데 대부분 가사 모티브에 이용되는 정도에 그쳐 메인 컨셉인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중독성 강한 비트와 쉴 새 없는 가사들로 눈 깜짝할 새 없이 노래가 끝나버리지만 계속해서 ‘덤덤’이라는 후렴구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마성의 노래이다.
‘Happiness’와 ‘Ice Cream Cake’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섯 멤버들이 합창하는 부분이 인트로와 훅에 등장한다.
같은 “La la la la”라도 어떤 곡은 상큼하게, 또 어떤 곡은 고어스럽게 분위기를 만들며 강한 중독성을 불러일으켰다면 이번에는 “Dumb Dumb”이라는 가사를 통해 발랄한 이미지를 만든다.
‘덤덤’은 영국의 유명 작곡가 “LDN Noise(런던 노이즈)”가 참여하며 제작된 곡으로 빠른 비트와 멜로디들로 강한 중독성이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한 장르로 꼭 집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힙합, 알앤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 있어 처음 노래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적잖은 당혹감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기억될 수 있어 타이틀 곡으로 가장 적합하였다.
그리고 레드벨벳의 레드에 통통 튀는 말괄량이 이미지를 더해줄 수 있기에 더없이 완벽한 곡이었다.
가사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바보처럼 어색한 행동만 하게 되는 상황으로 소녀의 수줍음과 서투른 행동들을 사랑스럽게 표현하였다. 벌스의 내용은 대부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며 훅은 “Dumb Dumb”이라는 가사가 반복해서 등장한다.
마네킹 인형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색하지
평소같이 하면 되는데
너만 보면 시작되는 바보 같은 춤
가사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로 ‘아이린’의 랩 파트인데 노래 내용과 별 상관없는 “마이클 잭슨”과 그의 명곡들이 계속해서 언급된다. 뜬금없는 마이클 잭슨의 등장이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원래부터 이수만 사장이 마이클 잭슨을 존경하기 때문에 가사에 이러한 부분을 넣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실험적인 퍼포먼스와 색다른 노래를 선보이던 마이클 잭슨과 새로움과 실험성을 추구하는 레드벨벳의 방향과도 닮아 있어 완전히 연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You need to “Beat it”
That boy Michael Jackson ‘Bad’
난 너의 “Billie Jean”이 아냐
Don’t you “Leave Me Alone”
하지만 애매한 반응 난 원해
“Black or White”
포기 못해 나의 “Man In The Mirror”
*‘Bad’는 마이클 잭슨 앨범 제목
이러한 숨겨진 요소들은 노래 속에 적절히 녹아들어 있어 쉽게 발견할 순 없었지만 가사 속 숨은 의미를 찾는 것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꽤 흥미로운 요소가 될 수 있었다.
컨셉은 앞서 언급하였듯이 ‘트위들 형제’를 모티브를 삼았고 의상과 뮤직비디오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자주 등장한다.
무대 의상은 트위틀 형제를 차용하여 제작된 옷을 착용하여 등장하고 개성을 살린 스타일을 보이기도 한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앨리스 복장을 주로 착용하고 등장하는데 현실과 동화를 구분할 수 없는 연출들로 빠르게 진행된다.
거울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체스판과 험프티 덤프티를 연상하게 만드는 달걀 등 앨리스의 주된 배경을 보여주다가도 정돈된 사무실과 기계가 돌아가는 공장 등 현실을 보여주는 배경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요소들을 활용해 노래 이외의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며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런던 노이즈와 함께 작업한 또 다른 곡 ‘Red Dress’는
[The Red]라는 앨범 제목과 같은 ‘Red’를 활용한 컨셉곡으로 레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타이틀 곡 ‘덤덤’이 동화적 소재로 한 앨범 속에서의 레드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레드 드레스’는 앞으로 보여줄 레드 이미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었다.
레드라는 이미지에 맞게 노래 또한 빠른 비트와 반전 있는 훅으로 밝고 신나는 분위기로 빠르게 진행된다.
가사는 자신을 어리게만 보는 상대를 변화된 자신의 모습으로 사로잡을 거라는 당찬 포부를 담고 있으며 빨간 드레스가 이러한 자신에게 자신감을 더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노래와 가사 모두 전체적으로 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어린아이 대하 듯 그대는 나를 봐요
웃으며 내려다 보고 쓰담쓰담 해요
자꾸만 왜 모른 척 해요
화창해 좋은 날 왜 전화했게요
Tell me what you want
What you want it
또한 빨간 드레스라는 소재뿐 아니라 루비, 사과, 장미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레드의 이미지를 설명한다.
빨간 루비처럼 자신감이 넘치게
빨간 사과처럼 어딘가 앙큼하게
...
빨간 구두처럼 절대 멈출 수 없게
빨간 장미처럼 가시는 따끔하게
단순히 ‘빨갛다’라는 이미지를 자신감 있는 모습뿐 아니라 어떨 때는 수줍은 모습을 또 다를 때에는 도발적이거나 치명적인 모습 등 다방면으로 표현하며 레드의 활용도를 더욱 큰 폭으로 넓힌다. 그리고 이러한 레드를 통해 계속해서 새롭고 다양한 레드벨벳의 이미지를 구현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그들만의 레드를 더욱 확장해나간다.
아쉽게 공식적으로 ‘Red Dress’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레드벨벳만의 ‘레드’를 설명하고 이미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써는 더없이 완벽한 곡이었다.
시원한 ‘웬디’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파워풀한 R&B곡으로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를 활용한 노래이다.
‘Oh Boy’를 제외하고도 ‘Huff n Puff’, ‘Cool World’에 각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 동화들이 가사 혹은 노래 모티브에 많이 이용되었는데 이는 SM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창작 방식으로 SM 소속사 내 가수들 앨범에서 꾸준히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레드벨벳은 동화를 메인 컨셉으로 자주 이용하였는데 이는 소재가 주는 판타지적 분위기와 레드벨벳의 이미지가 가장 잘 어울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후에도 이러한 동화적 이미지를 고집하며 꾸준히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꿈에 그려온 환상 속 그가 날 찾아와
또 말없이 다가와 숨 멎는 미소만
넌 내게 깜짝 난 눈만 깜박
...
Oh Boy 숨겨진 나를 깨워줄래
Oh Boy 눈부신 네게 눈을 뜰 때
Oh Boy 어제완 다른 세상이 돼
이번 ‘Oh Boy’도 런던 노이즈가 참여하여 제작되었다.
많은 작곡가들이 이번 앨범에 참여했지만 그중에서 이들이 가장 이번 앨범의 컨셉을 잘 그려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레드벨벳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하는 동시에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일 수 있었다.
데뷔 전부터 SM이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대중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아왔기에 그들의 음악적 행보와 컨셉들은 모두 화젯거리가 되었다.
데뷔 곡 ‘Happiness’를 시작으로 ‘Ice Cream Cake’을 비롯해 ‘Rookie’, ‘피카부’ 등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하며 보여주었던 음악들은 대중에게 참신함과 신선함을 안겨주었으며 뻔한 이야기를 하는 수많은 노래들 속에서 그들의 존재는 더욱 두드러졌고 빛이 났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수준 높은 실력과 뛰어난 음악성 또한 놓치지 않았기에 많은 아이돌들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사례이기도 하였다.
또한 소녀시대의 대중성과 에프엑스의 실험성을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정체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었는데 비록 그 행보가 가끔은 너무 앞서가 많은 팬들에게 당혹감을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꾸준히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은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시장에 맞춰 그들을 성장시켜주었고 대중에게도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또 어떤 새로운 노래와 컨셉으로 대중 앞에 등장할지 또 그 속에서 멤버들은 얼마큼 성장하였는지 기대하도록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레드벨벳의 모습을 기대하며 그들의 또 다른 행보를 응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