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숫자 4_WINNER
2014년 5인조 그룹으로 데뷔 이후
2017년 4인조 그룹으로 돌아온 위너의 3번째 앨범
운명의 숫자 4를 의미하는 앨범 제목부터
4월 4일 오후 4시에 음원을 공개하며
새로운 4인 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앨범에는 힙합 댄스 곡 ‘Really Really’와
발라드 곡 ‘Fool’이 더블 타이틀 곡으로 발매되었다.
변화를 맞이한 이후 대중 앞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만큼
이번 앨범은 위너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곡 선택은 물론 앨범 컨셉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신중한 선택과 많은 고민이 들어간 흔적이 보였다.
긴 공백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2곡만 실린 이번 앨범이 아쉬울 순 있겠지만 단 2곡만으로도 그들은 성숙해진 모습과 더불어 더욱 성장한 실력을 아낌없이 보여 주고 있었다.
4인조로 바뀌고 난 후에 가장 눈에 띈 점은
바로 서브 보컬 “진우”의 분량이 늘었다는 점이다.
5인 체제를 갖추고 있을 당시 메인 보컬 ‘승윤’의 분량이 많았었고 거기에 개성 강한 ‘태현’으로 진우는 보컬 중 가장 작은 분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노래의 중요 파트를 대부분 승윤과 태현에게 내주고 그는 주로 서브 보컬을 도맡았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전 앨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우의 분량이 많이 늘어나고 노래들 또한 그의 목소리에 최적화되면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진우의 목소리가 점차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노래의 킬링 파트 “널 좋아해”는 진우의 목소리에 한층 매력을 더해주었으며 승윤과 함께 새로워진 위너의 메인 보컬로서 성장할 수 있는 큰 발판이 돼주었다.
세련된 멜로디와 함께 힘차게 시작을 알리는
그들의 구호가 먼저 이목을 잡고
“어디야 집이야”라는 일상적인 가사로 노래가 시작된다.
이번 곡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장르의 변화이다.
데뷔 곡 “공허해”와 “센치해”에서 알 수 있듯이 위너는
주로 힙합과 댄스 발라드에 주력하였고 대중에게 위너라는 그룹은 차분하면서 조용한 이미지가 강했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차분했던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Tropical house’라는 신선한 장르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한다.
‘Tropical house’란 플루트와 마림바 느낌의 악기를 활용해 시원하면서 경쾌한 느낌을 주는 음악을 말한다.
어원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열대 해변에서 춤을 출 것
같은 밝은 분위기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밝은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던 위너가 이러한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지만
이 또한 그들만의 방식으로 완벽히 소화해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Really Really” 성공 이후, 트로피컬 하우스는 위너만의 음악으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
작사에는 진우를 제외한 멤버 승윤과 민호, 승훈이 모두 참여하였는데 랩 파트는 민호, 승훈 두 사람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직접 썼다. ‘일상적인 대사’를 활용한 가사들로 관심 있는 이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돌직구식’으로 표현한다.
어디야 집이야
안 바쁨 나와봐
너네 집 앞이야
너에게 하고픈 말이 있어
‘어디야? 집이야?’ 지극히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대사들이지만 평범하기에 더욱 부담 없이 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거기에 세련된 멜로디까지 더해지면서 가사는 한층 깔끔하고 담백하게 전달된다.
널 좋아해
Really Really Really
내 맘을 받아줘 Oh Wah
Really Really Really
넌 나 어때
후렴에는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Really’라는 단어를 반복하다 잠시 노래가 멈추고 ‘널 좋아해’라는 파트가 등장한다. 애써 돌려 말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 당돌한 대사는 곡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뿐 아니라 고백을 받는 설레는 감정까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거기에 승윤과 진우가 노래의 킬링 파트를 각각 맡으며
승윤은 시원스러운 느낌을, 진우는 수줍은 느낌을 살려
이를 전달한다.
민호와 승윤이 작사한 랩 가사들 또한 ‘날 자극한다’ 혹은 ‘너의 빈 잔을 채워주겠다’는 등 어려운 비유 없이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는데 어쩌면 어린아이 같아 보일 수 있는 서툰 고백들들 조금 세련되고 성숙해질 수 있도록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멋지게 골인
프러포즈 같은 세리머니
정해보자 호칭
허니 말고 자기 아님 달링
낯간지럽네 상상해봐도
긴장돼 필요해
a lot of a alcohol
이렇듯 자신들의 마음을 숨김없이 또 꾸밈없이 표현하는 노래 가사들은 솔직하고 순수한 위너의 매력은 더욱 돋보이도록 만들어 주었다.
내 심장은 떨리는 진동 brrr
치명적인 매력이 날 killin’
섹시해 날 자극하는
Hot chili woo
오해하지 마 나는 진짜
진심으로 채워줄게 너의 빈 잔
새로운 컨셉에 맞춰 의상과 뮤직비디오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기존 힙합과 발라드에 주력하던 그룹이었기에 의상 대체로 캐주얼하면서 편안한 복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곡에서는 핏을 살린 깔끔한 슈트 차림으로 완전히 새로워진 스타일을 선보인다. 슈트는 크게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메인 컨셉 의상은 곡 분위기에 가장 어울리는 ‘블랙’이다.
그리고 슈트에 넥타이와 액세서리 등을 활용하여 멤버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의상을 완성하였으며 정장 외에 힙합 느낌의 의상 종종 착용하기도 하였다.
뮤직비디오는 미국 L.A를 배경으로 많은 스타들과 작업을 한 ‘데이브 마이어스’감독이 제작하였다.
색감이 없는 흑백 영상으로 마치 한 편의 누아르 영화를 떠올리게 하며 음악에 더욱 세련미를 더해준다. 동시에 멤버들과 댄서들의 춤 동작과 춤 선들을 디테일하게 볼 수 있었는데 안무를 중점으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었다.
이렇게 유명 감독과 수많은 댄서들의 협업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Really Really”가 가진 세련됨을 한층 살려주었을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준비했던 화려한 퍼포먼스를 예술적으로 완벽히 담아내고 있었다.
잔잔하게 깔리는 피아노 소리와 신스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차분한 분위기 속, 담담히 전달되는 멤버들의 후회는 더욱 애절하게 다가온다.
앞서 설명한 댄스 곡 “Really Really”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가진 곡으로 잔잔하고 느린 템포로 진행된다. 작곡과 작사 모두 ‘승윤’이 참여하였고 조용하고 차분했던 기존 위너의 이미지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전보다 한층 더 짚어진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즉, “Fool”은 기존 댄스 발라드 곡에서 한층 더 깊어지고 진해진 발라드 곡이라 할 수 있다.
담담히 과거를 회상하는 민호를 시작으로 나머지 멤버들 또한 민호의 텐션에 맞춰 조심스레 자신의 감정을 풀어낸다. 하지만 후반부에 진입하게 되면 한꺼번에 참아 왔던 감정이 폭발해버리는 승윤의 파트로 노래는 더욱 애절하게 다가온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
독하디 모진 말들도
서슴없이 내질렀던
내 모습을 누가 봐도
I was a fool
가사는 떠나보낸 사람에 대한 미련과 자책을 담은 내용으로 민호의 파트로 미뤄보아 서로에게 해선 안될 독설을 퍼 부우며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겪은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후에 자신을 되돌아보며 과거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바보 같고 멍청했었는지를 깨닫고 깊은 후회를 하고 있는 심정을 표현한다.
잠깐이라도 괜찮아
마지막 모습이라도
다시 한번 널 볼 수 있다면
끝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헤어진 연인을 한 번이라도 다시 만나보고 싶은 소망을 담고 있다.
의상 또한 곡의 분위기에 맞춰 눈에 틔지 않은 깔끔한 흰 의상을 착용하며 네 사람 각자의 개성을 최소화하며 통일성을 강조하였다.
“Really Really” 뮤직비디오가 안무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다면 “Fool”뮤직비디오는 스토리를 담아 제작되었다.
제작에는 박재범과 로꼬 등 많은 국내 가수들과 협업을 진행했던 ‘JINOOYA(지누야)’를 감독으로 멤버들 각자 이별을 겪는 과정을 담아냈다.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상징적인 소재를 활용해 뮤직비디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어 “Really Really”와는 또 다른 감상을 즐길 수 있다.
새로운 음악과 컨셉에 도전하며 제작된 이번 앨범 [FATE NUMBER FOR]은 변화를 시작한 위너와 소속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앨범이었다. 그렇기에 작곡은 물론 댄스와 뮤직비디오까지 더욱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였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트로피컬 하우스’라는 장르는 위너의 또 다른 음악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그들은 라이브와 댄스 모두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가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연이어 [OUR TWENTY FOR]와 [EVERYD4Y] 등 밝고 청량한 음악을 내보이며 그들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에 계속해서 비슷한 느낌을 가진 곡을 발매하여 고정된 이미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WE] 앨범에서는 이전과 달리 수록곡들이 조금 부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최근 발표한 [CROSS]는 솔로 활동을 끝낸 민호와 진우가 다시 위너로 돌아와 완전체로 완성된 위너의 모습을 담은 앨범이다. 앨범에는 승윤과 승훈의 솔로곡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로서 멤버 개개인이 모두 개인 솔로곡을 발표하며 각자가 가진 가수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었다.
비록 아직까지 그들의 현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지 라도 위너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매력을 펼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그들이 여태까지 보여준 많은 업적과 행적들은 충분히 그들의 실력을 입증해주었기에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또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에 국한되어 노래를 만들어기보단 보다 더 자유롭게 아이돌 위너가 아닌 가수 위너의 모습을 조금 더 기대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