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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흠 May 09. 2024

일주일 밤새도 어떤 것을 하면 행복할까

내가 아무도 선호하지 않는 공예과를 간 이유

대학교 입시 현역일 때는 점수 맞춰서 가능한 학과만 적었는데 재수를 하면서 공예과를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생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거슬러 올라가면 입시를 시작했던 때 일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진로를 고민하던 중

“어떤 것을 하면 일주일 동안 밤을 새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다.


밤새 고민하며 나온 결론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 밤을 새도 행복할 것 같다!”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내가 생각했던 행복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내가 살아가면서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 힘들어도 할 수 있을까? 지치지 않고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길을 정말 맞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 나름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네이버에 ‘만드는 학과’라고 쳤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여러 글들이 나오다가 몇 시간 계속 검색해 보다가 조소과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조소란, 재료를 깎고 새기거나 빚어서 입체 형상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기술대학교 목조형 학과에서 엄청 큰 나무로 햄버거를 만드는 작업을 올린 한 블로그 게시글을 보고 어린 나는 “이거다!!!”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조소과에 가면 원하는 것을 마음껏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조소과 입시 요강을 찾아봤다.


근데 입시 후기가 학원에서 흙가루가 날리기 때문에 겨울에는 히터를 못 틀고 여름에는 에어컨을 못 튼다는 것을 보고 어린 마음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건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포기했다. 그리고 조소과와 비슷한 걸 찾다가 디자인 입시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 엄마에게 말해 디자인 입시 미술학원을 알아보고 그 주에 등록해서 다니기 시작했다.


아마 미술학원을 다니기로 한 결정이 내 인생에서 방향성을 정한 하나의 선택이었다. 그 누구도 나에게 다녀보라고 한 적도 없고 나 스스로 발품을 팔아 학원을 찾았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 어떻게 미술학원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빠른 시간 안에 별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 그 이유는 내가 조소과를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게 무엇이든 그 뱡향으로 한걸음 가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때 이후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내가 정말 이걸 일주일 동안 밤새서 해도 괜찮을 정도로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나의 열정의 온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서 생각할 때마다 나의 진짜 마음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지금 유행이니까 하고 싶어 하는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하고 싶은지, 내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돈을 받지 않아도 일주일 동안 밤새서 해도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아야 한다.


당신은 일주일 동안 밤새도 행복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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