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천 기저귀가 인기 없는 이유
지난번 글에서 천 기저귀의 좋은 점에 대해 많이 적었다.
노트에 장점과 단점을 열거해보니 나는 천 기저귀를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좀 편파적인가 보다. 좋은 점은 한 없이 떠오르는데 단점은 별로 없다.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사람은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한다. 왜 천 기저귀는 비주류가 되었을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 기저귀의 단점을 알아보자. (나는 사실 이것도 진짜 단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의 단점도 오히려 나에게는 매력으로 보일 수 있듯이 나는 천 기저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천 기저귀 사용의 단점
# 기저귀를 더 자주 갈아주고 확인해야 한다
원래 기저귀는 쉬를 한 번 할 때마다 갈아주는 게 좋다. 하지만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할 경우 아무래도 바로 기저귀에 흡수가 되기 때문에 바로 갈아주지 않아도 그렇게 축축함을 느끼지 않는다. 천 기저귀는 쉬를 하고 나면 기저귀가 축축해지기 때문에 오래 방치하지 않고 바로 갈아주는 것이 좋다.
기저귀를 자주 확인해줘야 하는 것은 낮에는 크게 어렵지 않지만 밤에는 어렵다. 내가 그랬다. 낮에는 상관없는데 밤에까지 일어나서 기저귀를 확인할 생각을 하니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밤에는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했다. 아기가 조금 크고 나서는 잘 때 쉬를 안 한다. 처음에는 재울 때 일회용 기저귀를 하다가 이때쯤 100% 천 기저귀로 바꾸는 방법도 있고, 기능성 원단(합성섬유)으로 만든 기저귀를 사용하면 쉬를 해도 축축함이 덜해서 밤에 사용하기 좋다.
일회용 기저귀를 쓰기는 싫은데 기저귀를 바로바로 확인 못해줄 것 같다면 이런 기능성 원단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보자. 천연섬유만큼은 아니겠지만 일회용 기저귀보다는 아기에게 & 환경에게 좋다.
-> 기능성 합성섬유로 만든 천 기저귀를 이용하면 일회용 기저귀처럼 축축함 없이 사용할 수 있음
# 추가적인 일거리(빨래)가 생긴다 ☆☆☆
‘밭 맬래 아기 볼래’ 하면 다들 밭을 맨다고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아기 보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데 천 기저귀를 사용하면 일이 더 늘어난다!!
사용하고 버리면 되는 일회용 기저귀와 달리 천 기저귀는 모아서 세탁을 해야 한다.
똥기저귀 애벌빨래도 번거롭게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점점 편해진다고 말해주고 싶다.)
천 기저귀에 도전했다가 그만두는 사람들은 한 달도 채 안돼서 포기하고 일회용 기저귀로 넘어가기도 하는데 아기가 태어나서 6개월까지는 모유 또는 분유만 먹는다. 그래서 똥을 생각보다 훨씬 자주 싼다. 똥 기저귀 애벌빨래하다가 지쳐서 천 기저귀를 포기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세탁을 하는 것이 좀 힘들게 생각되는데 시간이 지나고 요령을 터득하게 되면 정말 아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쉬워진다.
처음 천 기저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으니 도움이 되면 좋겠다.
# 용변이 새서 의류나 침구가 젖을 수도 있다 => 추가 빨래
역시 일거리가 더 생기는 거다.
방수커버를 사용하면 옷이나 침구가 젖을 일이 잘 없는데, 방수 안 되는 통풍 기저귀만 채우면 옷이나 침구가 자주 젖는다.
나는 그럼 빨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크게 어렵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은 통풍 기저귀만 사용하고 있는데(아기가 자주 누워있고 자주 잠을 자는 100일 전까지는 방수커버와 방수요를 사용했다), 가끔 이불이 젖을 경우 아 안 그래도 빨래할 때 되었는데 아기 덕분에 빨래하게 되는구나 생각하면 별 일 아니다.
추가적인 빨래가 부담스럽다면 기저귀 방수커버와 방수요를 이용하자!
# 초기에 목돈이 든다
이건 전통형 기저귀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일체형 기저귀를 구매한다면 처음에 목돈이 들어간다. 한 개에 10,000원에서 20,000원 정도 하는 기저귀가 적어도 20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30만 원이라는 목돈이 필요하다.
300번 이상 사용할 수 있으니 길게 보면 일회용 기저귀보다 저렴하지만, 처음 구매할 때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중간에 천 기저귀를 포기한다면 더욱 비싸게 생각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중고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경제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전통적인 기저귀(따로 기저귀) 또는 중고 기저귀를 이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