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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더미 Oct 10. 2021

천 기저귀는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

소중한 생명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배에 들어 있는 아기를 태양이라고 불렀다. 나는 태양이를 위해서 몇 가지를 결심했다.     


1. 의료적 개입 없이 자연주의 출산하기 

2. 모유 수유 하기

3. 천 기저귀 사용하기     


그 외에도 예방접종은 신중히 하고 불필요한 약물은 멀리하고, 자연적인 음식을 먹일 것 등 생각한 점이 많긴 하지만 위 세 가지를 위해서 제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공부하고 준비를 하였다.          




#자연주의 출산


여러 우여곡절 끝에 자연주의 출산에는 실패했다. 양수가 예정일보다 먼저 터졌고, 48시간 안에 아기가 나오지 않아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하게 되었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내 인생이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게 뭐람, 진짜 X됐다.


하지만 내 인생은 끝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자 그날의 고통도 어느 정도 잊혀서 지금은 둘째를 가질까 고민하기도 한다.     



#모유 수유


모유 수유는 반 정도 성공했다. 처음엔 젖이 나오지 않아서, 나중에는 젖이 뭉치고 막혀서 모유 마사지를 받았다. 총 100만 원 정도를 모유 마사지에 사용하였으니 분윳값보다 비싼 모유를 먹였다. 울면서 막힌 젖을 뚫으며 7개월간 모유 수유를 하려 노력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단유를 해야 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쉬울 수도 있지만 나에겐 너무 어려웠다. 단유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날 날씨는 얼마나 좋은지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천 기저귀


유일하게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천 기저귀였다. 내가 너무나 원했으나 할 수 없었던 자연 출산과 정말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했던 모유 수유. 다 열심히 한다고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남은 천 기저귀는 제대로 하고 싶었다. 


다행히 천 기저귀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신체적 조건이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지 않았다. 단순히 기저귀를 채우고 세탁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조금 수고롭지만 기분 좋은 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천 기저귀는 내 육아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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