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아들은 감기에 걸려버렸습니다.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들 코에서 노란 콧물이 뚝 하고 떨어지더군요. 정말 모든 건 한순간에 일어납니다. 다행히 심한 건 아니라서 잘 놀고 있는데, 잠잘 때가 참 힘드네요. 자다가 기침을 많이 해서 잠을 깊이 못 자다가 깨고, 어쩔 수 없이 제가 좀 놀아주다가 다시 재웠어요. 그제는 새벽 4시쯤, 어제는 밤 11시쯤. 감기 때문에 입맛이 없는지 평소보다 밥도 잘 먹지 않네요. 약을 먹어야 하니 억지로 이것저것 열심히 먹여보고 있습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부디 아들이 푹 자기를 바라며...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합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온 상담 안내문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상담을 한다는 안내문을 보내왔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못하고 있다가 위드코로나로 전환되자 상담을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상담을 위해서 이것저것 적어야 할 것이 많더라구요. 뭔가 이제 진짜 학부모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어린이집 상담 안내문
문제는... 문제라기보다 어려운 점은... 생각보다 잘 적을 있는 문항이 없다는 거죠. 이제 19개월인 아들이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직까진 본능에 충실하게 살고 있는 아이 같거든요.ㅎㅎ 예를 들어, "가정에서 아이의 모습은 어떤가요?" 이런 질문이 있는데 뭘 적어야 할지 어렵더라구요. "열심히 뛰어노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입니다." 이렇게 적어보고 이게 최선의 답인가 생각해 보게 만들더라구요.
상담과 관련한 과거의 추억
사실 예전에는 상담을 받는 것보다 해준 적도 많긴 했어요. 제가 상담 관련 전문 자격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몇 번의 경험이 있습니다.
대학교 때 캠퍼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몇 년 했어요. 재학생인 선배가 멘토가 되고, 신입생인 후배가 멘티가 되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제가 신입생일 때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는데 전역하고 학교에 돌아오니 생겼더라구요. 전역해서 같이 다닐 친구도 거의 없고 해서 참여했는데 정말 좋아서 2년을 했어요. 더하고 싶었지만 이제 신입생과 학번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아서 포기했죠.
오랜만에 옛날 사진을 뒤져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증을 찾아냈어요
멘토링 과외를 했던 적도 있었어요. 국영수 같은 학습 과외가 아니라 말 그대로 멘토가 돼서 학생을 지도해주는 과외였어요. 학생 고민도 들어주고, 학습 방법이나 학교 생활 같은 것 관련해서 조언도 해주는 그런 특별한 과외였죠. 고1 학생이었는데 학교에 잘 적응을 못해서 힘들어했었거든요.
회사에서 상담 관련 부서에 일한 적도 있어요. 업무 스트레스나 상사와의 관계 등으로 걱정이 많아진 시대다 보니 회사에서도 상담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부서를 따로 만들었거든요. 회사 예산으로 상담이 필요한 직원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주요 업무였어요. 물론 저도 전문 자격증은 없지만 상담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모두 후배만 찾아오더라구요. 상담을 핑계로 잠시 티타임이 필요한 후배들이 대부분이었구요.ㅎㅎ
어떤 아들이 되기를 원하는가...
어린이집 상담을 앞두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아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면 좋겠는지', '어린이집에서 중점을 두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보면서 한 번 고민해봤어요. 저는 아들을 어떻게 키우고 싶은 건지.
우선 전 아들의 기질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히는 건 의미 없고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공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야구선수가 되라고 할 수 없고, 숫자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 수학자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스로 본인의 진로와 미래를 찾아가겠지만, 어릴 때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아들과 대화를 해보려고 앉았습니다.
"아들!"
"귤"
아뿔싸. 하필 제 옆에 귤껍질 하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걸 아들이 발견한 거죠. 아들이 아직 말할 수 있는 단어가 몇 개 안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귤입니다.
"아들아 있잖아 아빠는"
"귤 귤 귤"
아하! 아들은 귤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걸 먹을 때까지 계속 말하는 것도 ㅎㅎ
지금은 아들이 그저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크기를 바랄 뿐입니다~!
할로윈에 아들에게 줬던 귤입니다. 아들은 무서워하기는커녕 빨리 귤을 달라고 소리를 질렀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