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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리릭 Dec 21. 202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 여자배구 V리그 12월 3주 리뷰

 김연경 선수의 키는 프로필상 192cm입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까지는 키가 170cm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입학 후 갑자기 키가 폭발적으로 커서 지금의 키가 됐다고 하죠.

 김연경 선수가 모든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가 된 건 중학교 시절까지의 작은 키 때문이었습니다. 키가 작아서 공격보단 수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고 하죠. 그러다 키가 크면서 공격력까지 장착하니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보통 어릴 적부터 키가 크고 잘하는 선수는 거의 공격 위주로 하기 때문에 수비까지 잘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만약 김연경 선수가 중학교 시절 키가 작아서 배구를 포기했다거나 연습을 게을리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갑자기 키가 엄청 커져서 신체적으로 배구 선수를 하기에 아주 좋은데 기본 실력은 하나도 없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의 김연경 선수를 볼 수 없었겠죠. 다른 또래들에 비해 신장이 작았지만 김연경 선수는 계속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키가 커지는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본인의 성공으로 만들 수 있었죠. 그렇게 김연경 선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선수 중에 한 명이 되었습니다.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여성 스포츠 선수는 김연경 / 이미지 출처 : 김연경 인스타그램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눈앞의 현실에 불만과 불평만 하고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는 기회가 와도 그걸 기회라고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설령 진짜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준비된 것이 없으면 보여줄 것도 없겠죠.

 사랑도,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언제든 자신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연히 이상형을 발견했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 있게 말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생애 첫 프로 기록을 남긴 선수들


 처음이라는 건 설렘과 두려움을 주는 단어입니다. 프로 데뷔라는 건 더 그렇겠죠. 항상 벤치에만 있다가 처음으로 선수로서 코트를 밟는 기분은 어떨까요? 항상 곁에 있던 코트의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때로는 멀게만 느껴졌던 팬들의 함성과 눈빛도 확 가까워질 겁니다. 누군가 본인을 열심히 바라보는 것이 느껴질지도 모르구요.


 지난주 프로 데뷔전을 가진 선수가 있습니다. 흥국생명의 현무린 선수입니다.


프로 데뷔전을 가진 흥국생명 현무린 선수 / 이미지 출처 : 흥국생명 배구단 홈페이지

 현무린 선수는 러시아 출신 어머니와 벨라루스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다 체육교사인 어머니가 한국인 새아버지와 재혼하게 되면서 같이 한국으로 건너왔다고 하죠. 현무린 선수는 뛰어난 수비를 인정받으며 프로 지명을 받았지만 코트에 서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특히 흥국생명은 김해란이라는 국가대표 리베로를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들어가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죠.

 그러다 지난 14일 현대건설 전에서 현무린 선수는 처음으로 프로 코트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김해란 선수가 무릎 부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 거죠. 현무린 선수에게는 2021년 12월 14일은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팀 박은서 선수는 프로 데뷔 후 첫 득점을 올렸습니다. (참고로 페퍼저축은행의 신인 박은서 선수와 동명이인입니다.)


프로 지명 후 첫 득점과 첫 세트를 기록한 흥국생명 박은서 선수 / 이미지 출처 : 흥국생명 배구단 홈페이지

 박은서 선수는 2018-2019 시즌 흥국생명에 지명된 선수입니다. 지명 당시 유망주 세터로 거론됐지만, 코트 위에서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죠. 그러다 지난 14일 경기에 출전했고, 세터로서 첫 세트와 득점까지 기록했습니다. 2021년 12월 14일은 박은서 선수에게도 매우 특별한 날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주 프로 데뷔 첫 득점을 올린 선수가 GS칼텍스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오세연 선수입니다. 지난 15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엔트리 등록 선수 대부분을 투입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압적인 승리를 거뒀죠. 그리고 GS칼텍스의 2년 차 센터 오세연 선수는 프로 데뷔 첫 득점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2021년 12월 15일은 또 누군가에게 특별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프로 첫 득점에 성공한 GS칼텍스 오세연 선수 / 이미지 출처 : GS칼텍스 배구단 홈페이지


 이렇게 누군가에게 특별한 날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 누군가가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경기가 많이 기울었어도 준비도 안 된 선수를 투입하는 프로 감독은 없을 테니까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지금 다소 힘들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세상에 나를 보여줄 기회가 옵니다. 현무린, 박은서, 오세연 선수가 앞으로 더 자주 코트에서 뛸 수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이번 시즌,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제가 언급한 한국도로공사의 이윤정 선수, KGC인삼공사의 노란 선수가 그렇습니다.


디그 1위를 달리고 있는 KGC인삼공사 노란 선수


 KGC인삼공사의 리베로 노란 선수는 2012-2013 신인드래프트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했습니다. 청소년 국가대표도 했을 정도로 실력이 좋았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만 활약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리고 2017-2018 시즌이 끝난 후 KGC인삼공사로 이적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오지영 리베로가 있었기에 출전 기회를 얻기가 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오지영 선수가 이소영 선수의 보상 선수로 GS칼텍스로 가게 되었고 드디어 노란 선수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무려 9년 만에 말이죠.

 9년 동안 주전으로 뛰지 못했던 것이 의아할 정도로 노란 선수는 1라운드부터 엄청난 활약을 보여줍니다. 개막 전 리베로 포지션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KGC인삼공사는 그 약점이 강점이 되면서 1라운드 좋은 스타트를 시작했죠. 그리고 지금까지도 노란 선수는 디그 1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언젠가 기회는 찾아옵니다. 그리고 노란 선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노란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소문난 잔치에는 블로킹이 가득했습니다!


 지난 19일(일)에 펼쳐진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경기. 제가 지난 글에서 12월 3주 차 경기 중 가장 기대되는 경기라고 말씀드렸죠. 7연승을 달리며 누구와 붙어도 지지 않을 것 같은 한국도로공사지만 그 상대가 GS칼텍스였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간 한국도로공사의 천적으로 불린 GS칼텍스였기에 한국도로공사도 잔뜩 긴장을 하고 더 열심히 준비를 했겠죠.

 경기 결과는 한국도로공사의 3대1 승리였습니다. 경기 기록을 보면 대부분 비슷했지만 딱 2군데서 승패가 갈렸습니다. 바로 블로킹과 범실이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16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6개의 블로킹을 만든 GS칼텍스를 압도했습니다.


천적 GS칼텍스를 다시 한번 이기고 8연승을 질주하는 한국도로공사 / 이미지 출처 : 한국도로공사 배구단 홈페이지


 제가 예전 글에서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말씀드렸죠. 주전 세터를 이윤정 선수로 바꾼 후로 거짓말처럼 한국도로공사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적장인 차상현 감독도 이윤정 세터를 칭찬했죠. 정작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 선수가 요새 생각이 많아졌다고 말했지만 말이죠.

 이 경기 승리로 한국도로공사는 2위로 올라섰습니다. 그것도 3위 GS칼텍스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입니다. 아직 1위 현대건설과의 격차는 승점 11점으로 아직 꽤 있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면 중위권을 뚫고 선두그룹에 합류하려는 모습입니다.


여자배구 V리그 12월 3주 차까지 순위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주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를 모두 셧아웃 승리로 장식하며 다시 연승 모드입니다. 현재 15승 1패의 압도적인 경기력인데, 과연 시즌 최종전까지 몇 승이 아닌 몇 패를 당할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12월 14일, 본인 생일 경기에서 승리하며 인증샷 주인공이 된 등번호 14번 양효진 선수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인스타그램
15승 기념 인증샷은 등번호 15번 '밍키' 황민경 선수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인스타그램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두 팀이 만납니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두 팀이 만납니다. 바로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입니다. 지난주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에게 0대3 완패를 당했습니다. GS칼텍스도 한국도로공사에 패배하며 2위 자리를 내줬죠. 두 팀 모두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승리가 필요합니다. 경쟁 중인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그것만큼 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겠죠. 이 승리를 바탕으로 2위 한국도로공사를 다시 추격해야 합니다.

 경기 날짜도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산타는 어떤 팀에게 선물을 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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