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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리릭 Dec 13. 2021

형식도 내용만큼이나 중요합니다!

+ 여자배구 V리그 12월 2주 리뷰

 현대건설의 연승이 드디어 멈췄습니다. 그리고 그 연승을 멈추게 한 건 한국도로공사였습니다. 시즌 시작 전 우승후보로 불렸지만 시즌 초반 성적을 내지 못했던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에게 이번 시즌 최초의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6연승을 질주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건설과의 거리는 아직도 격차가 조금 있지만, 2~4위 경쟁은 더 치열하고 재밌어졌습니다.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전의 패배를 금방 털어내고 다음 경기인 GS칼텍스전을 승리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연승은 멈췄지만 13승을 기념하며 등번호 13번인 정지윤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인증샷을 게시했습니다.


오늘은 정지윤 선수가 주인공!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배구단 인스타그램





지난 시즌의 파국이 다시 한번?


 IBK기업은행 사태는 김사니 감독대행이 물러나고 김호철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기로 결정되면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사태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장본인인 조송화 선수가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해서 발언을 했기 때문이죠.

 발언 요지는 이겁니다. 조송화 선수는 팀을 나간 적이 없다는 거죠. 우리가 알고 있던 무단이탈을 한 적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 발언과 함께 다시 한번 IBK기업은행 사태는 복잡해졌습니다.


 배구팬의 입장에서 조송화 선수의 대응은 다시 한번 아쉽습니다. 물론 무단이탈 여부와 그날의 정확한 진실도 중요합니다. 조송화 선수의 입장이 진실이라면 조송화 선수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과 상관없이 최소한 배구팬들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되었건 본인 때문에 벌어진 사태에 대해 논란을 만든 것에 대해 프로 선수로서 팬들에게 최소한의 사과는 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정말 억울했다면 더 빨리 언론과 인터뷰 등을 통해 본인의 입장을 밝힐 수도 있었을 텐데, 사태가 계속 커질 때까지 3주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지난 시즌 쌍둥이 자매가 만들어낸 파국과 비극의 결말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조송화 선수가 왜 그 길을 따라가려 하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조송화 선수에게 응원을 보내줬던 팬들과 동료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조금 더 나은 발언과 행동을 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파국 속에도 예의 바른 세터는 오늘도 최선을 다합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이번 시즌 신인왕 후보 3명을 간단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정윤주 선수(흥국생명), 박은서(페퍼저축은행), 박사랑(페퍼저축은행) 선수였죠. 배구를 즐겨보시는 분들이라면 '왜 이 선수 이름이 없지'라고 생각하셨을 수 있습니다. 바로 한국도로공사의 이윤정 선수입니다.


예의 바른 인사로 유교 세터로 불리는 이윤정 선수


 이윤정 선수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들어오지 않고 실업리그에서 뛰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주전 세터로 활약을 하고 있고, 한국도로공사의 최근 상승세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


 이윤정 선수 별명이 '유교세터'입니다. 서브를 넣기 전에 심판에게 꾸벅 인사를 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루틴으로 그렇게 해오고 있다고 하죠. 이윤정 선수는 이런 예의바름에 실업배구를 거친 배구 스토리, 한국도로공사 상승세의 주역이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최근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_oYUXlq8UE


 '신입사원이 인사만 잘해도 절반은 점수 따고 들어간다'라는 말도 있죠. (누군가는 꼰대 같은 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꼭 신인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인사를 해주면 대부분 기분이 좋잖아요?  


 이윤정 선수는 최근 여자배구계를 지배했던 파국 사태와 대비되는...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이번 시즌 신인왕 후보로 이윤정 선수를 언급하지 않고, 이번 글에서 따로 언급한 이유도 이윤정 선수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예의와 인성을 갖춘 선수가 더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인과응보라는 말이 적용됐으면 좋겠습니다.

 인사를 하는 것이 단순한 루틴일 뿐이라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형식도 내용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거짓말과 진실 공방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여자배구에 있어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윤정 선수처럼 예의를 갖추는 모습만으로도 경기력과 상관없이 팬들은 호감을 가지고 응원을 보내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프로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한다면 팬들은 그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력으로는 톱클래스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우리나라에서의 노쇼 사건으로 수많은 팬들이 그에게 등을 돌린 것처럼 말이죠.


 이윤정 선수가 인터뷰에서 신인왕이 정말 욕심난다고 밝혔는데, 착한(?) 사람이 결국 복을 받게 될지 시즌 끝날 때까지 이윤정 선수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혼전의 중위권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을 잡는 데 성공했고, GS칼텍스는 실패했습니다. 모마 선수가 무려 38득점을 기록했지만, 양효진 선수를 막는데 실패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양효진 선수의 공격성공률을 35.9%까지 낮췄지만, GS칼텍스는 양효진 선수에게 66.7%의 성공률에 23득점을 허용했습니다.

 현대건설전 패배에도 GS칼텍스가 2위를 유지했습니다. KGC인삼공사가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을 차례로 제압하면서 승점 1점 차 3위입니다. 하지만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보다 1경기를 더 치렀다는 걸 감안한다면 단숨에 순위는 또 바뀔 수 있습니다. 2위부터 4위까지의 중위권 경쟁은 매주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자배구 V리그 12월 2주 차까지 순위



이번 주 또다시 빅매치!


 이번 주 일요일(19일),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가 다시 한번 맞붙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경기에서 GS칼텍스를 3대 2로 제압하며 GS칼텍스를 상대로 정말 오랜만에 승리를 거뒀죠.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6연승 중입니다. GS칼텍스는 4연승을 이어가다가 지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연승이 끝났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GS칼텍스가 한국도로공사의 천적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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