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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리릭 Dec 07. 2021

거친 바람에도 기록은 세워지고 새로운 얼굴은 등장합니다

+ 여자배구 V리그 11월 5주 리뷰

 한동안 여자배구에 불었던 차갑고 거센 바람은 잠시 잦아든 것 같습니다. 논란의 당사자였던 김사니 감독 대행이 사퇴하면서 일단 사태는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 IBK기업은행은 페퍼저축은행과 경기를 가졌고, 3대0으로 승리했습니다.

 한 때 경기 결과보다 더 중요한 관심사였던 양 팀 사령탑 간의 악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안태영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은 상대팀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에게 깍듯하게 인사했고,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하루빨리 사태가 잘 정리되고 다시 따뜻한 바람이 여자배구에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3위로 주저앉은 KGC인삼공사


 KGC인삼공사에게 악몽 같은 한 주였습니다. GS칼텍스에게 3대0 패배를 당했고, 현대건설에게도 3대1 패배를 당했습니다. GS칼텍스와의 경기는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에 가까웠습니다. 옐레나가 겨우 15득점을 했고, 그 외에 두 자리 득점을 한 선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이소영 선수의 부진이 뼈아팠습니다. 공격성공률 19%에 5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현대건설과의 경기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처음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7대 25로 이겼습니다. 이 기세를 타고 4세트를 해야 했으나, 오히려 힘이 확 빠져버린 모습으로 4세트에 15득점밖에 올리지 못하고 허무하게 현대건설의 12연승을 지켜봤습니다.

 KGC인삼공사는 블로킹에서 13대 6으로 크게 뒤졌고, 대부분의 선수들의 공격성공률이 3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현대건설 양효진 선수는 공격성공률 80%에 22득점을 기록했죠.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진짜 강팀이 되기에는 아직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KGC인삼공사는 정말 중요했던 2경기를 모두 지면서 GS칼텍스에게 2위 자리를 내줬고, 4위 한국도로공사에게 승점 1점 차이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번 주에는 하위권인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을 차례로 만나는데, 다시 재정비해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 4위로 내려갈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당한 연패를 어떻게 극복할지 이영택 감독의 고심이 깊어 갈 것 같습니다.



전설이 되어가는... 아니 이미 전설인 블로퀸 양효진 선수


 양효진 선수의 별명은 '블로퀸'입니다. 여자배구에서, 아니 우리나라 배구에서 블로킹으로 독보적인 선수거든요. 양효진 선수는 V리그 블로킹 부문 1위를 무려 11년 연속했습니다. 지난 시즌에 한송이 선수에게 타이틀을 빼앗기기 전까지 블로킹은 양효진 선수가 그저 지배했습니다.


 양효진 선수는 지난 12월 3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우리나라 프로배구 최초로 블로킹 1300개를 달성했습니다. 세트당 거의 1개에 가까운 블로킹을 선수생활 동안 계속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그렇게 양효진 선수는 현대건설의 12연승을 이끌고 있고, 2라운드 MVP에 선정됐습니다. (참고로 1라운드 MVP는 현대건설 야스민 선수입니다. 현대건설의 독주에 라운드 MVP도 현대건설 선수들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2라운드 MVP에 선정된 양효진 선수 / 이미지 출처 : 한국배구연맹 페이스북


 양효진 선수가 뭔가 가냘펴 보이는 몸으로 블로킹을 정확하게 해내는 것도 대단한데, 제가 보기에 더 대단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공격 능력입니다. 양효진 선수의 공격을 보면 분명 엄청 강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수비할 수 있을 것 같은 공입니다. 그런데 못 받습니다. 왜냐구요? 상대팀 선수가 없거나 받기 어려운 곳으로 정확히 공이 가거든요. 제가 상대팀이라면... 열이 받을 것도 같습니다. 어쩜 저렇게 얄밉게도 잘하는지요.

 

 대단한 양효진 선수의 여자부 역대 두 번째 4500득점 관련 영상을 첨부해 봅니다. (참고로 역대 첫 번째는 현대건설의 황연주 선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TbOuPm1cCo

개인 통산 공격 득점 4500점을 기록하는 양효진 선수



모진 바람에도 새로운 얼굴은 늘 등장합니다!


 정지윤, 강소휘, 이소영, 박정아... 이 선수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신인왕 출신이라는 겁니다.

 

 이번 시즌도 신인왕 경쟁은 치열합니다. 

 먼저 눈도장을 찍은 선수는 흥국생명의 신인 정윤주 선수입니다. 정윤주 선수는 지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공격성공률 51.6%에 무려 20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상대팀 페퍼저축은행의 신인 박은서 선수도 공격성공률 57.9%에 11득점을 기록했죠. 여기에 조만간 이번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페퍼저축은행 박사랑 선수가 곧 코트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박사랑 선수는 V리그 개막 직전 펼쳐진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해 발목 부상으로 쓰러져 프로 데뷔가 늦어졌습니다.


 이 세 선수를 필두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시즌 신인왕 경쟁도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현대건설의 연승은 이어질까요?!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독 선두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이는 아직도 꽤 여유가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아직 한 번도 지지 않고 12연승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여자배구 V리그 11월 5주 차까지 순위


 현대건설은 승리 후 기념 인증샷 촬영을 할 때 그날 연승의 숫자를 등번호로 달고 있는 선수를 사진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줍니다. 이번 12연승을 달성할 때는 등번호 12번 이다현 선수가 그 주인공이었죠.


등번호 12번 이다현 선수는 어디 있을까요?!


 이제 현대건설에서 아직 인증샷 주인공이 되지 못한 선수는 8명입니다. 다음 경기에 승리해서 현대건설이 13연승을 달성한다면 정지윤 선수가 사진 주인공이 될 예정이고, 그 뒤로 양효진 선수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현대건설 선수들


 하지만 이번 주는 현대건설의 연승에 큰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4연승을 달리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와 현재 2위 GS칼텍스를 차례로 만나거든요. 정지윤 선수와 양효진 선수가 이번 주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정지윤, 양효진 선수도 인증샷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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