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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bird Aug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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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매력

친구나 후배들한테 농담처럼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좋은 거 있으면 나눠 먹어. 뭐든 혼자 먹다 탈 나는 법."

分享(펀샹).
한마디로 이 뜻이다. "좋은 걸 함께 누린다."

내가 배운 중국어 단어 가운데 나는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 한국말로는 딱 들어맞는 단어가 마땅치 않다. 슬픔과 고통까지 나눈다는 게 아니라 좋은 걸 나눈다는 뜻인데 아직 적확한 우리말 단어를 찾지 못했다.


중국차를 마시러 다닐 때 이 단어를 실감한다. 난 아메리카노 넌 라떼, 따로따로 선 긋는 커피숍과 달리, 중국찻집은 큰 차탁에 여럿이 둘러 앉아 각자 조그만 찻잔을 앞에 놓고 팽주(차 우리는 사람)가 우려서 따라주는 차를 조금씩 함께 마신다. 어떤 느낌인지 서로 의견도 나누고 차에 대한 설명도 듣는다. 가끔 집에 아껴놓은 차를 가져와 나눠먹기도 한다. 차도 차지만 매일 보는 사람들이 아닌, 직업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인생도 다른 사람들이 차 하나로 묶이고 대화를 나누는 게 참 좋았다.

꼭 음식 등 실물이 있어야만 하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分享, 좋았던 경험, 추억이 있다면 그것도 分享, 참 많은 상황에 사용되는 말이다.


차도 좋고 밥도 좋고, 무언가 좋은 걸 나누는 삶을 바란다. 남이 나눠주기 전에 내가 나누는 게 먼저다.

#分享 #중국차 #보이차 #나눠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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