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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주연 Apr 05. 2020

영국의 정오 희망곡

[영국 코로나] 


묶은 빨래를 해서 봄바람에 말리고

안팎 켜켜이 쌓인 먼지 탈탈 털어내고

담장 밑에 돋아난 새잎들에게 안부를 묻고

오후 여유 있게 커피 한잔 내려 마시며

만나는 나른한 봄을 기대했다


요일도 날짜도 다 헷갈리며 산다

의연하고 태연해 보이지만

그렇게 보일뿐 그렇지 않은 하루를 산다.


이를테면, 여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깝깝하다

열심히 지금을 잘 살아 내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일촉즉발 상태로 산다



영국 코로나 19 장기화로 일상에 변화가 생기며 코로나 블루(blue : 우울)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 무기력증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생겨났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집콕 생활을 슬기롭게 버티기 위한 루틴을 세웠다.



슬기로운 영국 집콕 생활 #산책하기



아침을 먹고 동네 한 바퀴 돌며 꽃구경도 하고 숨바꼭질에 축구까지 몸을 쓰게 한다.


슬기로운 영국 집콕생활 #리틀가든


꼬마 정원사를 꿈꾸며 토마토를 직접 심어 토마토 자라는 모습을 매일 관찰하고 직접 물을 주며 리틀 가드너의 일상 일지를 써 보려고 한다.


포크레인으로 잔디 보수공사

개미떼 찾아 빵 가루 나눠주기

자연 체험학습하며 오후를 보낸다



슬기로운 영국 집콕생활 #12시에 만나요


매일 산책길에 만나는 아줌마의 초대로 시작한 12시 댄스

12시가 되면 주섬주섬 가족들이 현관 앞으로 나와 그날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2미터 간격 유지는 필수다.


내일 나의 선곡은 [봄, 봄, 봄]


댄스타임 사진을 가까이에서 찍을 수 없어 아쉽지만

슬기로운 영국 집콕생활 # 가족적 거리두기


나의 분노 게이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가족과 잠시 떨어져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

아이 낮잠 시간에 재택근무하는 남편 찬스를 써서 1시간 매일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에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다

고작 1시간이지만 잠시 떨어져 있었다고 아이가 벌써 보고 싶어진다. 아이를 향한 짜증이 줄어든다


영국은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많아 참 좋다.



영국 코로나19 불안감에 무기력함을 느끼기 쉬운 요즘 일상 속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한 정오의 희망곡

한번 들어 보시는건 어때요? 기분 전환 댄스곡이면 더 좋구요!


영국이 코로나로 확진자, 사망자 숫자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을 행복하게 살다 보면

어떤 순간에 모두 행복에 닿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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