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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주연 Feb 19. 2020

자연이 키우는 런던 아이

런던 숲에서 배우는 발도르프




4년 동안 다섯 번의 이사,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고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30개월 아기, 어디서 살아야 하냐는 고민을 하며 토요일이면 집을 보러 다니는 가족이다.


칼 비테 교육법, 발도르프 교육, 핀란드 육아, 영국 육아서적을 들춰 보며 아직까지 나만의 육아 철학을 찾기 위해 아이를 탐구 중인 서툰 엄마다


생후 50일부터 아토피로
얼굴엔 늘 붉은 딱지를 달고 산다.

첫 돌 이후부터는 천식으로
숨이 차고 숨 쉬기 힘들어해서
늘 가방 속엔 Inhaler를 들고 다닌다.

아기 환경에 더욱 민감해지고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고민을 더 했던 것 같다!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유로운 아이로 크면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지면서 생활터전까지 영국으로 완전히 옮기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자라며
다른 계획으로 또 바뀌겠지만
한국을 떠나며

 

인스타에 메모해 둔 글을 다시 보았다. 서툰 엄마가 내린 결정이 맞을까 싶다가도 아이의 건강 때문에 내린 나의 결정에 후회는 없다 하지만 영어 1도 못하면서 아이를 해외에서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걱정에 앞서 또 한편으로는 아이를 키우기에 이만한 환경이 있을까? 잘 가꿔진 집들의 가든,  밖을 나서면 만나는 공원과 놀이터 그리고 템즈 강변을 따라 펼쳐진 산책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 되는 마음도 있다.

아이가 잠든 유모차를 밀며 걷는 동네 모습
휴일을 즐기고 햇살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내 아이가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자연과 교감하며 오감을 자극 받는 건 그 어떤 학습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추위에 제약을 받지 않고 특히 영국인들은 비를 피하는 법도 없다. 이들처럼 날씨에 제약 없이 서슴없이 생활에 적응해 나가며 영국 라이프를 즐기는 날이 오기는 바래본다.


걸음마 연습하려고 공원 나왔더니 네발로만 걷던날
걷기 전부터 좋아하던 자동차를 밀며 잔디 밟기



                       

     Winter walk Forest school


산책길에 만난 포레스트 스쿨이라는 안내 표지판

마침 수업이 있는 날이었고 예약제로만 운영되지만 내가 관심을 보이자 참여해 보겠냐고 물었다.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이겠다 싶었고, 5세 미만 아이들의 프로그램이라니 더욱 관심이 갔다.



특별히 짜여진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숲 속에서 놀잇감 찾고 그 재료를 이용해 자연 속에서 노는 법을 알려주는 수업이었다.


진지하게 앞장서서 걸어가는 아이
흙더미가 누군가에는 작은 언덕이 되고, 누군가에는 높은 등산로가 된다
어느새 친구가 되어 손을 잡고 함께 달린다
엄마가 제시하는 놀이가 아닌 본인이 찾고 느끼고 즐기는 곳

01. 낙엽 속에서 찾아내는 돌

각자 찾아낸 돌들을 모아 함께 그들만의 케이크를 만들어 낸다.


발렌타인 케익


02. 나뭇가지의 쓸모

휘어지는 나뭇가지를 이용한 쟁반 만들기

잔디밭에 앉아 뭔가를 주섬주섬 하는 모습이 귀엽다
아이들도 엄마들도 적극적인 참여


03. 마시멜로우 이야기

불씨를 함께 만들고, 모아 온 가지로 모닥불을 피우고, 가지에 마시멜로우 꽂아 사르르 녹을 때까지 굽는다. 그리고 크래커에 얹어 먹는 마시멜로우는 초코파이 맛이 났다. 오랫만에 먹어 보는 코코아와 초코파이라! 추억 돗는 맛이 났다


04. 진흙으로 그려내는 산수화


빨개진 아이와 얼은 손을 보니 걱정보다는 추위를 잊은 적극적인 모습에 내심 뿌듯한 마음이 든다. 잘 갖춰진 놀이방보다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의 소리를 만나는 숲의 학교를 이렇게 만났다니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며 다음 수업을 예약했다.


사는 곳, 공간이 주는 힘을 믿는다


사는 곳이 바뀌니 나의 관심사가 바뀌게 되고 문득, 만나는 새로운 이웃들과 건물, 새롭게 만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도 재밌다. 


*참고 : 템즈강변을 따라 체험하는 숲의 학교

https://thamesboatproject.org/what-we-do/education-and-learning-programmes/






#런던#런던체험프로그램 #숲의학교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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