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개발의 관점에서 본 김선태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퇴직이 이슈였다.
그리고 지금은 개인 김선태가 새롭게 만든 유튜브 채널이 이슈다.
검색결과에 따르면, 2016년 9급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선태는 2019년부터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충 TV를 맡으면서 충주맨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정홍보의 경우 보통 외주를 줘서 고급지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던 시절, 공무원이 직접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심지어 출연도 하는 포맷은 파격적이었다. 파격적인 아이디어는 보통 모 아니면 도, 둘 중의 하나의 결과를 낳는다. 충 TV는 성공적이었다. 개설 후 1년 만에 구독자 10만을 넘었고, 자치단체 최초로 20만, 50만을 넘겼다. 김선태가 충 TV 운영을 맡았던 마지막 시점에는 구독자가 100만에 가까운 채널로 성장해 있었다.
이러한 성공적인 결과값을 만드는 데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당연히 충주맨으로 불린 공무원 김선태의 역할이었다. 물론, 조직의 성과는 개인의 능력과 수고로만 완성되지는 않는다. 리더인 시장의 적극적 지원도 있었을 것이다. 동료 공무원들의 도움도 있었을 것이다. 유튜브 시대라는 환경적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담당자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공무원 김선태는 충주맨 김선태가 되었다.
충주맨은 유명인이 되었다. 강의도 하고, 방송도 하고, 책도 냈다. 충주맨은 조직 내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역할을 맡아서 좋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면서 내부적인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업무와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하는 유튜버로서, 강사로서, 작가로서, 그리고 방송인으로서 다양한 성취를 만들어 내었다. 소위 잘 나가는 공무원이었다.
그런 충주맨 김선태가 공무원 조직에서 퇴직을 한다고 밝혔다.
나는 충주맨 김선태가 자신의 다음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가 궁금했다. 충주맨은 퇴직의사와 함께 유튜버로 다음 커리어를 정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궁금해졌다. 충주맨이 만들 유튜브 채널은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채널명은 무엇일지.
그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가 새롭게 만든 채널명 하나만으로 나의 궁금증은 거의 해소되었다.
채널명은 그냥 ‘김선태’였다.
커리어 코치의 시선에서 보자면 이 선택은 꽤 인상적이다.
충주맨은 이제 개인 ‘김선태’가 되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김선태는 원래 개인 김선태였다. 이후 공무원 김선태가 되었다. 그러다 충주맨 김선태가 된 것이다. 그랬던 그가 이제 개인 김선태로 다시 돌아왔다. 채널명을 ‘김선태’라고 지으며 김선태로 돌아왔다. 그는 이제 어느 조직의 구성원이 아니라 개인 ‘김선태’라는 이름 자체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보통 커리어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전공과 직업 같은 결과를 염두에 두고 사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어느 분야의 회사를 갈지, 어떤 기업에 들어갈지 등등 결과값에 포커싱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진정한 커리어 개발은 단순히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 가깝다.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선택지를 주어진 환경에 맞추며 즐기고 성장하는 과정이 커리어 개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되는 자기 자신을 잘 찾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선태는 충주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자신을 찾는 과정을 충실하게 가진 것으로 보인다. 조직에서 부여한 홍보채널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강점(구독자를 읽은 역량, 콘텐츠를 기획하는 능력 등등)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찾은 자신의 적성과 역량, 흥미를 주어진 환경에 맞춰 아주 잘 살려내기도 했다. 그 결과 충주맨이 되었다. 운도 많이 따랐을 것이다. 우연히 부여받은 역할이 자신의 흥미, 적성과 잘 맞았을 테니 얼마나 운이 좋은 것인가. 하지만 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 김선태는 더 다양한 경험을 시도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선태는 충주맨이 되었다.
그렇게 완벽한 충주맨이 된 김선태는 이제 조직의 역할자가 아닌 자기 자신의 브랜드로 자기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이라는 개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사례만 봐도 충분히 이해된다.
‘공무원 김선태’가 ‘충주맨 김선태’가 되고, 개인 ‘김선태’가 되는 과정을 보면 커리어를 어떻게 멋지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무엇을 해야 성공할까’라는 고민에 머무르기보다는, 우연히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요소를 먼저 찾아내보자. 그렇게 찾은 나에게 맞는 요소를 활용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강화해 보자. 그 과정에서 주어진 역할자로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계속 들여다보고 개발하면서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렇게 개인은 조직의 역할자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비로소 대체 불가능한 커리어가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