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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 Oct 13. 2018

인프랩, 돌아보는 한 달

인프랩 팀원이 된지 한 달이 흘렀다. 

1. 인프런 - inflearn.com


인프런은 IT, 프로그래밍, 데이터과학 등의 기술을 배우고 나누는 지식공유 플랫폼이다. 처음엔 infinite + learn의 합성어로 해석했다. 대표인 joo가 만든 슬라이드에는 information + learn이 출발점으로 언급되었다. 현재는 해석을 열어두자는 방향이다. 나는 infinite + learn이 좋다. 배움에는 정말 끝이 없기 때문이다. 


2. 내가 마케터라니


PUBLY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의 원고를 편집하며 잠시나마 마케터라는 '직업'과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스쳐지나가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진짜 실제의 일로 이어지니 신기할 따름이다. 특히나 에어비앤비 마케터 손하빈 님의 원고를 읽으며 비슷하다고 느낀 지점이 많아 속으로 깜짝깜짝 놀랐었다. 업무를 부여받았고, 이제 일을 잘하는 일만 남았다.


3. 지방에서 더 많이 들었으면 


인프런 이용 데이터를 보면 지방보다 수도권(서울+경기)지역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나는 지방에서 인프런을 더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성장기회의 평등을 추구한다는 인프런의 슬로건과도 부합하는 일이다. 책 <직업의 지리학>을 보면 확실히 지리적으로 정보격차 교육격차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부분을 인프런이 메꿔 주면 좋겠다. 아무래도 아직까진 지방에선 인프런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면 되려나. :)  


나는 지방에서 태어났고 유치원.초.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방에서 보냈다. 고등학교 땐 물리, 화학, 생물I, II를 선택한 이과생이었는데 담임이었던 물리선생님은 우리를 성적순으로 의대-약대-사범대-간호대를 보내려 했다. (남녀공학이었지만 우리반은 여자반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하고싶은 바가 뚜렷한 몇몇을 빼고는 그 순으로 학과를 선택한 친구들이 많았다. 당시 재료공학을 선택한 친구는(재료공학으로 석사까지 마쳤다.) 결국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software developer로 일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땐 데이비드 보더니스가 지은 <E=mc2>을 읽고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물리학자는 천재들이나 하는 학문이란 소리에 마음을 접었고, 2학년 땐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몇 달뒤 건축이 훨씬 더 끌려서 건축과를 가겠다고 공표하고 다녔는데 아빠가 지속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주입했던 게 효과를 거두었는지 포기해버렸다. 아빠는 당시, 알쓸신잡 시즌3에 나오는 김진애 님이 지은 <이 집은 누구인가>란 책을 선물해줬는데, 동시에 지방에서 일하는 여성 건축가인 친구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건축계의 현실이 어떤지 얘기하며 건축의 길을 포기하길 바라기도 했다. (그리고 난 예술학교를 갔지..) 


(내 기억으론) 우리반에서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사람은 없었다. 컴퓨터공학 혹은 프로그래밍이 뭔지, 그걸로 무얼할 수 있는지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관심있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더 많은 지방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을 배웠으면 좋겠다. 지금 일하는 장소인 판교에서도 아니 다른 곳에서도 웹과 프로그래밍, 컴퓨터 공학 전반에 관련한 지식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고향인 울산에만 내려가도 코딩에 코자를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계약직이라도) 공장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 


지방에는 IT관련 기술을 배울만한 인프라가 너무 없다. 수도권엔 차고 넘치는 자바 프로그래밍 국비교육과정도 지방에선 찾기 힘들다. (울산에는 조선업 관련 혹은 용접, 기계관련 국비교육과정이 대부분이다.) 나는 그 부분을 인프런이 채워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수강한 국비교육과정만 하더라도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 지방에서 올라와 원룸 혹은 고시텔 방을 구하고 생활비와 교통비와 외로움을 감당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그렇지만 몇몇이 모여서 함께 토론할 스터디가 활성화된다면 지방에서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게다가 모든 국비교육과정이 퀄리티를 담보하지 않는다. 인프런이나 기타 MOOC 강의를 신청해서 함께 듣고 모여서 스터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그런 모임이 지방에서 더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장고걸스 대구]처럼, 지방에도 프로그래밍과 기술을 공부하는 모임이 하나 둘 늘어가는 현상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 현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기 위해 궁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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