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트립 대표 임수열님 인터뷰
Hey Listen은 성수동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헤이그라운드팀의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Hey Listen 인터뷰는 팟캐스트와 그를 요약한 텍스트로 발행됩니다. 생생한 목소리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누르시면 풀버전 청취가 가능합니다.
이번 주 헤이리슨에서는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Frip을 운영하는 프렌트립의 대표 임수열님을 만났습니다. 프렌트립은 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믿는지, 그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던 수열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과정, 7년 차 대표로서 하고 있는 고민들도 함께 이야기 나누었어요. 100만 대원들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프립과 수열님의 이야기, 많이 듣고 읽어 주세요!
프렌트립 대표 임수열
*수열님의 자세한 프로필이 궁금하다면? 문제적 프로필 듣기
프렌트립은 어떤 일을 하나요?
프립Frip이라는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방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면 저희는 개인의 여가 생활이나 라이프스타일 액티비티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아요.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96만 명의 가입자가 있고, 현재 활동하는 호스트는 약 15,000명 정도 됩니다.
프립에는 어떤 액티비티들이 있나요?
아웃도어, 스포츠, 피트니스, 문화예술, 음악, 봉사활동까지 여가와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을 아우르는 액티비티들이 있어요. 특정 주제로 몇 번의 만남을 갖는 소셜 클럽 형태도 있고요. 호스트들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활동의 기획안을 직접 작성하여 보내주면 저희 검수를 거쳐 액티비티가 생성되는 구조입니다.
재미있는 컨셉의 모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수평어 프립이라는 모임이 있어요. 흔히 말하는 야자타임과 비슷한 건데요. (웃음) 처음에 모임 기획안을 보고는 누가 이걸 돈 주가 할까 싶어서 승인을 거절하려고 했어요. 저희 가이드라인에 위배가 되는 부분은 없어 승인했죠. 그 호스트가 지금은 슈퍼 호스트가 되셨고 프립에서 거의 가장 오래 유지되고 있는 액티비티이기도 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친구들도 덜 만나게 되고 반말을 쓰는 경험이 줄어들기도 하잖아요.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 반말로 대화를 나누는 걸 재미있는 경험으로 많이들 여기시더라고요.
수평어 프립 호스트가 어떤 분일지 궁금하네요. (웃음) 결국 좋은 호스트들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일 것 같습니다.
네, 아주 중요한 포인트예요. 저희는 호스트와 고객 양쪽 모두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투사이드 플랫폼입니다. 호스트 확보 유지에 노력을 많이 기울여요. 호스트들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의 여가나 취향을 통해 프립에서 수익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프립의 경우 월 5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아예 덕업일치로 전업을 하시는 분들도 생깁니다. 부러워요. (웃음) 호스트들이 계속해서 프립에 애정을 갖고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호스트 데이, 호스트 교육 등을 통해서요. 담당팀 매니저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십니다.
고객 입장에서 프립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인데, 플랫폼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플랫폼 자체의 차별점을 만들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결국 그 안에 어떤 콘텐츠들이 담겨 있는가, 그 플랫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가가 중요하죠. 넷플릭스나 왓챠도, 콘텐츠 외에 특별한 점이 눈에 띄지는 않잖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양질의 호스트 확보를 통해 프립만의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저희 쪽으로 쌓이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활용해 경험을 큐레이션해 주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봐요. 이건 한 가지 액티비티에 집중하는 버티컬 서비스가 하기 힘든 방향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는 그 부분에서 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왜 중요합니까?
사실 다양한 경험을 안 해도 되죠. 사람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는 거니까요. 다만, 저는 경험의 폭이 사고의 폭과 긴밀하게 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고의 폭이 넓은 사람들이 많아질 때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고 믿고요. 누군가 혼자서는 시작하기 어려운 경험들을 처음 시도하려고 할 때, 프립이 그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경험들이 사회에 점점 쌓여갈 때 더 포용적이고 덜 배타적인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해요.
수열님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라셨나요?
저는 공부만 했어요. (웃음) 성적을 잘 받아서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만 했고요. 돌아보면 스트레스가 높았어요. 시험 직전에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는데 그때 치료받으면서도 책을 봤어요. 특목고에 다녔는데, 너무 똑똑하고 뛰어난 친구들만 모여 있는 곳이라 스트레스 상황이 일상이었어요. 거의 죽만 먹으면서 다녔어요.
그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나 봐요.
대학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누나가 있던 영국 웨일스에 미션 캠프를 간 적이 있어요. 그때까지 저는 항상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영향력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만 했어요. 0.1%가 되어야 한다고. 그런데 캠프에서 한 선생님이 ‘나중에 뭔가를 이루어서 영광을 돌리기보다 지금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에 바로 반응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저는 살면서 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거예요. 저한테는 그 이야기가 도끼 같은 느낌이었어요.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위의 캠프 이후에 태국으로 봉사활동을 갔어요. 저보다 훨씬 어린 벨기에와 프랑스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물 부족이나 태국 오버 투어리즘처럼 구체적인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더라고요. 저는 계속 취업 고민만 하고 있던 때였는데. 저는 결국 이게 경험에서 오는 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로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생각이 바로 프렌트립 창업으로 이어진 건가요?
바로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에요. 임팩트, 사회문제 해결과 관련된 회사들에 관심을 가지고 일도 해보면서 배우고 나서 창업을 했죠. 제가 공감이 잘되는 문제를 찾고 싶었어요. 주변을 살펴보니 사람들 삶이 피폐하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워라밸이라는 말도 잘 없었고 주 52시간 얘기도 없을 때였어요. 대부분 트랙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죠. 제 주변에 공부 열심히 해서 최고의 교육을 받고 좋은 회사 다닌다는 친구들도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고요. 사회 전반적으로 삶의 긴장도를 낮출 수는 없을까 생각했죠.
초기에는 아웃도어를 컨셉으로 팀에서 직접 호스팅을 다 하셨다고 들었어요. 왜 아웃도어였나요?
영화처럼 쉽게 할 수 있는 활동보다는 진입장벽이 있을 만한 활동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안 해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스노클링이나 서핑 같은 활동은 시작의 장벽이 높은데 저희가 트리거가 되어 주고 싶었어요. 아웃도어가 시장 내에서 차별점도 확실할 것 같았고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하셨던 “임팩트 런”이라는 달리기 모임이 핫해졌던 걸로 압니다. 그렇게 커뮤니티로 운영할 수도 있었을 텐데 서비스를 확장하신 이유가 있나요?
저희의 미션이 ‘누구나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삶을 즐길 수 있게’ 인데요. 오픈되어 있지 않은 커뮤니티는 결국 그 커뮤니티 내외부 사람들 간 갭을 만들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배타성이 생기는 거죠. 원래 이 일을 시작하려고 했던 의도와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어느덧 창업을 하신지 7년이 넘었습니다. 계속해 오면서 리더로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어떤 문제를 풀고 싶다 하는 차원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요즘은 좀 더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을 주로 많이 합니다. 결국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과, 건강한 조직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믿게 됐어요. 저희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강력한 팀을 만들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강해졌습니다. 훨씬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고민도 많고.
앞으로의 프립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가요?
단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죠. 원데이 액티비티처럼 일회성 경험 외에도 반복적으로 참여 가능한 여가도 필요하다고 봐서 소셜 클럽 형태도 런칭을 한 거고요. 언택트 시대에 맞추어 온라인 경험도 계속 기획하고 있고요. 더 다양한 방법과 형태의 경험을 개개인의 선호에 맞게 제공하려고 합니다.
경험의 확장과 더불어 고객의 확장도 고민하고 있어요.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액티비티도 더 확보하고, 지금의 주 고객 층인 2-30대보다 더 어린 분들이나 더 시니어인 분들이 반응할 만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면, 이제 반 걸음 정도 내디딘 것 같아요. 갈 길이 멉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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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헤이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