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Ground Insid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이그라운드 Dec 31. 2018

우리는 정말 성장할 수 있을까?

루트임팩트 박연경 매니저

“코워킹 커뮤니티는 정말 사업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까?”


헤이그라운드 입주 프로세스 중 신청사 개별 인터뷰를 위해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헤이그라운드에 입주 시 어떤 점을 가장 기대하시나요?”라는 어느 입주 인터뷰에서나 나올 법한 꽤 뻔한 질문이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그 질문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다른 질문은 생략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이 질문만큼은 반드시 챙기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을 통해 헤이그라운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해당 회사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고, 또 서로의 기대 수준을 사전에 조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입주 회비, 쿨한 공간 인테리어, 함께 일하고 싶은 코워커 등 여러 가지 답변을 주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자주 접하는 것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투자자를 만날 기회, 직원들이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 등등 그들이 말하는 ‘성장 기회’란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져 있다. 헤이그라운드에 오면 정말 이런 게 가능해 질까?


“성장한다는 게 대체 뭐지?”


우리는 자주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팩트 생태계에서 말하는 성장은 어떻게 보면 벤처 생태계와 유사하다. 기업 매출 규모의 성장, 조직 규모의 성장, 내부 임직원 역량 성장 등은 임팩트 생태계가 아니더라도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강조되는 요소들이다. 거기에 섹터의 특이점인 임팩트 규모의 성장까지 더할 수 있다. ‘성장한다’의 정의를 일반화하기에 어렵고 또 조직에서 정의하는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성장했다’고 이야기할 때는 이런 요소들을 언급한다.


필자는 임팩트 지향 조직의 성장 요소를 Wide와 Deep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나누어 보고 있다(*). Wide는 조직적 측면에서의 성장이다. 조직의 매출(혹은 후원) 규모/ 투자 유치 규모/ 구성원 규모/ 판로 다양화 등 우리가 전통적으로 기업 성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되던, 그리고 숫자로 평가되는 요소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요소들이 잘 성립되면 조직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확장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Deep의 측면에서는 내부적이면서 섹터의 특이점인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구성원의 역량 성장과 임팩트 규모의 성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요소들이 잘 이뤄지면 내실이 꼼꼼히 다져져 조직 안정성이 높아지고, 실패에 대한 조직의 탄력성도 높아진다. 또한 조직의 존재 이유가 명확해지면서 외부요인에 조직의 비전과 미션이 흔들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조직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Wide 측면의 성장은 나무 몸통과 줄기가 빠르고 넓게 자라는 것이고, Deep 측면의 성장은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한 바탕, 즉 뿌리가 굵고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 측면에서의 성장이 잘 이루어져야 몇십, 몇 백 년 동안 제 자리를 지키는 튼튼한 고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Wide와 Deep이라는 축은 사실 임팩트 지향 조직이 창출하는 임팩트를 평가할 때 쓰이는 축이기도 하다.


“헤이그라운드는 왜 성장을 이야기하는가?”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킹’과 더불어 ‘성장’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때로는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데에 멤버들이 다소 지치는 건 아닐지 소심한 우려가 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이그라운드에서 계속 성장을 강조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꺼내는 이유는 “체인지메이커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헤이그라운드의 존재 목적(=미션)이다.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헤이그라운드 팀은 입주사가 최대한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성장과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성장하면 성공에 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임팩트 생태계의 차원에서도 현재 빠르게 성장하는 단계에 있다. 정책적으로나 대중의 인지적으로나 생태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임팩트 지향 조직이 성장하기에 아주 좋은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놓치고 이후에 성장을 논하려면 보다 큰 리소스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점적으로도 다른 어떤 때보다 성장을 주장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성장은 기업의 숫자가 커지는 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경험과 니즈가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내년에도 올해만큼의 성과를 유지하려면 올해 수준의 제품/서비스/역량으로는 부족하다. 경쟁사는 끊임없이 생겨나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회사의 제품이 내년에도 같은 수준으로 고객에게 제공되었을 때, 고객이 우리 회사의 제품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재경험 시 그 효용의 체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임팩트 생태계에서는 고객 요구에 따라 기업이 창출한 임팩트가 얼마나, 어떻게 더 커졌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이 재구매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떤 의미에서 성장은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헤이그라운드는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헤이그라운드는 커뮤니티를 통한 성장에 가치를 두고 있다. 오가며 자주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면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 사업적으로 무언가를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한 믿음과 미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동지애가 생길 것이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도모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다양한 소스를 통해 풍족한 정보에의 접근과 네트워크 공유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입주사가 성장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입주사의 성장을 위한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활성화한다는 것은 비교적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또한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성장에 작용할지 해당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헤이그라운드에서는 보다 직관적이고 빠른 시일 내에 성장을 촉진할(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별도로 기획하여 제공하고 있다. 아래에서 위와 같은 목적으로 헤이그라운드에서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1.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서비스 (1) 교육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역량 향상에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문은 교육이다. 교육 부분은 회계/마케팅/HR/법률 등 조직과 사업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 영역에서 실무자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특히 ‘임팩트 지향 조직/ 스타트업/ 실무에 바로 적용’이라는 특성에 맞춰 대부분의 커리큘럼을 디자인하고 있다. 교육 콘텐츠 하나가 제공되기까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하며 최소 3회 이상 콘텐츠 제공자와 미팅을 가지면서 입주사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또한 실무 교육의 경우에는 교육 효과 극대화를 위해 참여자가 최대 7명이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Law큰롤_장애 인권의 모든 것


2.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서비스 (2) CXO 서비스

이제 막 시작하는 작은 조직은 당장 내일의 생존을 위해 개발과 영업만으로도 여력이 없어, 파이낸스/ 법률/ HR 등 조직 운영 측면에서 너무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영역은 크게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분야들은 한 번 이슈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CXO 서비스는 이러한 조직을 위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CLO 서비스의 경우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와 조직을 1:1로 매칭 하여 주기적으로 미팅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법률적 이슈를 검토하거나 실제 발생한 이슈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회계사와 매칭 되는 CFO 서비스, HR 전문가와 매칭 되는 CHO 서비스가 운영 중이며, 점진적으로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조직 운영 측면에서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리더십의 입장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조직 운영 전략을 세우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실제로 서비스 참여 만족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참가 기업들 또한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CFO 서비스 오프닝 파티

 

3.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헤이그라운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는 일하기 좋은, 그리고 성장하기 좋은 환경의 조성이다. 멤버들이 다른 외부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온전히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가설이다. 그리고 현재 기준으로 이 가설은 크게 두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문화적/구조적으로 건강한 조직에서 직원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또 이를 통해 조직의 성장도 견인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건강한’의 정의는 다양하며, 조직에 따라서도 다르게 적용된다. 따라서 ‘건강한 조직’에 대해 특정하게 정의하고 일반화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모으고 정리하고 공유하여 어떤 문화와 구조가 우리 조직에 적합한지,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의 질문을 통해 조직을 돌아보고 더 나은 환경을 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 개인의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보다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몸과 마음이 편치 않으면 성장을 비롯하여 다른 모든 것들이 우선순위에서 낮아지게 마련이다. 이에 구성원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간단한 진단과 마사지가 제공되는 1:1 신체 케어 서비스가 제공 중이다. 이외에도 끊임없이 요청이 있어왔던 심리케어 서비스 또한 론칭을 목전에 두고 있다.

헤이그라운드 오픈 이후 지난 1년 6개월은 직접적인 성장촉진 서비스를 운영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기간이었다. 다가오는 신년은 멤버들이 보다 행복한 환경에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서비스들은 팀에서 정립한 서비스 제공 원칙에 따라 모니터링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1) 소수를 대상으로, (2)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것이 기본이며, (3) 서비스 제공 전 사전 테스트 혹은 멤버 추천이 필수로 요구된다. 물론 서비스에 따라 적용되는 포인트는 다소 다르다. 마지막으로 (4) 서비스 파트너는 1회 이상의 사전 인터뷰 및 미팅을 통해 헤이그라운드의 미션에 공감하는 분들로 선정한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기본이다. 다소 복잡하고 까다로운 원칙들로 인해 서비스 제공 전 좌충우돌도 종종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얘기도 종종 듣지만..), 이러한 원칙들을 기반으로 제공된 서비스가 멤버들의 성장에 반드시 일조하리라 믿는다.


“우리는 정말 성장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안팎으로 끊임없이 성장을 강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성장과 그에 대한 목표는 수학 문제집 안의 정답처럼 정리되어 우리 사이에 공유되어 왔다. 이 강요의 근간에는 사실 성장하지 않으면 경쟁사회에서 도태될 것만 같은 두려움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성장에의 요구에 떠밀리면서 쉽게 피로함을 느끼기도 한다.

앞에서 임팩트 지향 조직의 성장 요소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를 정리하긴 했지만, 사실 성장은 대상에 따라 방향, 형태, 속도 등에서 유동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어떤 조직이 될 것인가에 따라 성장은 다르게 정의된다. 헤이그라운드가 하고자 하는 역할은 정답이나 특정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어떤 조직이 그들의 미션을 달성하고자 할 때, 미션과 합치되는 성공과 성공으로 잘 향해갈 수 있는 성장을 정의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그 성장을 이뤄내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우리에게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보다 다양한 성장과 성공 모델을 좀 더 만날 필요가 있고 또 지금은 그런 시기이다.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믿음이다. 커뮤니티를 통해, 동료를 통해, 좋은 파트너를 통해, 콘텐츠를 통해, 멋진 업무 환경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더 나은 무엇이 되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헤이그라운드에는 존재한다. 당분간 우리는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성장이 대체 뭐야?”, “정말 성장할 수 있어?”, “그걸 어떻게 평가할 거야?” 등의 질문을 반복하겠지만, 조만간 자신 있게 저마다의 성장과 성공을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궁극적으로는 우리 스스로 정의한 미션 달성 여부가 그것을 판단해 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 중 개인과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 헤이그라운드에 필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느낀다면! 어떤 것에 대해서든,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해 줬으면 한다.


끝.


* 추신: 아래는 헤이그라운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가치 제언이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이 헤이그라운드의 서비스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덧붙여 둔다.


1. 헤이그라운드에서 엄선된 파트너가 제공하는 전문 서비스를 통해 개인과 조직의 역량이 향상됩니다. 이를 위해 조직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주요 부문의 전문가를 엄정한 프로세스를 통해 모집하고, 퀄리티 높은 자문 및 교육 서비스를 통해 핵심 의사결정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2. 헤이그라운드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 기회가 확대되어 조직의 생산성이 향상됩니다. 이를 위해 멤버들이 다양한 리소스 관점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각종 제휴 기회를 발굴합니다.

3. 헤이그라운드는 삶의 질 향상을 통해 행복을 추구합니다. 이를 위해 육아, 여가 및 문화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휴 기회를 발굴하며,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여 멤버들이 개별적으로 갖추기 어려운 양질의 복지 혜택을 운영합니다.

4. 헤이그라운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생활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 헤이그라운드 내에서 심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운영할 뿐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제휴 혜택을 제공합니다.




grow@heyground.com

매거진의 이전글 취향이 있는 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