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ing] 2주 연속 장례식에 다녀오다.

암으로 가까운 친구 두 명의 부모님이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by 하젤리
Photo by Simon Matzinger on Unsplash

언제는 죽고 싶다며...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같이 놀던 친구 중 한 명이 Never have I ever 게임을 하다가 툭-, 누군가를 특정하듯 질문을 던진다. 방 천장을 바라보며 '차라리 죽으면 편할까, 어떻게 하면 숨을 그만 쉴 수 있을까' 매일 밤 고민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생각 해 본적이 있다고 대답하고 앞에 놓인 술을 마신다. 술게임일 지라도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옆에 있는 사람-당시 데이트와 비슷한 걸 하던 사이였는데 나한테 엄청 공을 들였다-이 놀란 눈을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 붙이고 넘어갔다. 그게 벌써 12년 전, 지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손으로 목숨을 끊을 일은 없다. 나는 인생에 배정된 시간을 꿋꿋이 다 맞이 해낼 작정이다. 천장을 바라보며 하루가 지나가기 만을 빌던 그 시절 보다 마음이 저릴 일은 없을 것 같다. 아, 근데 내가 아끼는 사람이 나보다 먼저 눈을 감는 일이 생긴다면 남겨져서 살 용기보다 따라 갈 용기가 커질 수도 있겠다. 그리고 장례식만 가면 꼭 그런 무서운 용기가 스물스물 올라온다. 일어나길 절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그림을 그리면서...


장례식은 늘 어색해

장례식은 어색하다. 두 번을 가고 세 번을 가도 어색하다. 망자와 그 가족의 종교에 따라 요구되는 예법도 행실도 다르고 무엇보다 울어야 할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할지 당췌 알 수가 없다. 망자 앞에서 향을 피우거나 국화를 놓고 묵상을 할 때도 사실 머릿 속엔 언제 쯤 눈을 떠야 하나 불안함만 가득하다. 상주들한텐 무슨 말을 해야할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예요, 이제 편히 쉬시겠죠...? 장례식에서는 밥을 먹는 것도 어색하다. 왜 한국에선 경조사에서 밥이 그렇게 중요할까? 근데 또 장례식 밥은 쓸데없이 입에 착착 붙는다. 더 달라고 하기도 눈치보이는데 자꾸 들어간다.


살아야 하는 산 사람으로서

장례식장에 3시간이 넘게 있어 본 적은 처음이었다. 조문객을 맞는 가족들과 손님들, 그리고 상조회사 혹은 장례식장 직원들. 매일 같이 죽음을 보는 게 직업이면 어떤 느낌일까?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순응적일까? 그냥 일 이니까 하는 거겠지-몇 마디 주고받던 친구는 결론을 내린다. 죽음 앞에서 우리는 슬픔과 무기력에 압도되는데, 이게 계속 느끼고 있으면 요상하게 안정적이다. 숙명이라고 우기는 것들과 싸워내는 게 일상이기에,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만큼 절대적인 힘을 느끼는 순간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죽음에서 자기 연민의 기회를 엿보는 게 또 인간인가 보다. 그런데 그런 편안한 우울감에 취하지 않게, 다시 이승에 발을 붙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말이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영드] Broadchurch Season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