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언제가나 했더니

by HOON

220801-220831 at 광주 31사단



헤이즈가 꿈에 나왔다

이런것도 군대 이야기에 써도 되나 싶지만 왠지 전역하고 어느 날 읽으면 피식하고 웃을 것 같아서.


헤이즈를 처음 본 것은 싸이 콘서트였다. 우리의 밤은 하얗다며 게스트로 나온 헤이즈의 노래는 방방 뛰고있던 나를 멈추게 했다. 아마 그때부터 헤이즈를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서서히 헤이즈에 노래에 스며들고 있었고, 새벽이면 '저 별'을 듣고 비가오면 '비도 오고 그래서'를 들으며 살았다.


4월의 이야기다. 야수교에서 운전 교육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교관님과 게임을 했다. 노래 0.1초 듣고 맞추기. 연도별로 노래를 틀었는데, 헤이즈 노래가 나올때면 나는 "어 헤이즈 감성인데?"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 후에 노래 제목을 맞췄다. 한두번은 우연이겠거니 하던 교관님도 네다섯번이 넘어가자 어떻게 아는거냐며 놀랐고, 나를 테스트 해보겠다고 했다. 다음 곡을 맞춰보라는 것이었다. 다음 곡을 들었는데, 뭔가 아니다. 헤이즈 감성이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헤이즈 감성은 이게 아니였다. 고민 끝에 난 이렇게 답했다. "죄송합니다. 소신발언 하겠습니다. 헤이즈 노래 아닌 것 같습니다." 교관님은 웃으며 “이걸 안속네. 진짜 헤이즈 감성이 있나보다.”라며 인정했다.


다시 오늘, 헤이즈가 꿈에 나왔다. 짧은 대화였다. 내가 팬이라고 하자 헤이즈는 흠뻑 웃으며, 너무 좋아하며, 혹시 이 노래 아냐며 노래를 들려준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노래였다. 그 노래는 잘 모르겠다고 하니 정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 노래는 아냐며 다른 노래 하나를 들려주는데, 그것도 모르는 노래였다. 그렇게 말하니 헤이즈는 좀 전의 아쉬움에 깊이가 훨씬 더해진 숨을 내뱉었다. 수습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말을 하려는 순간, 손목이 울렸다. 오전 06시 30분. 손목시계에 저장해놓은 기상시간에 맞춘 진동 알람. 그 진동에 눈을 뜨고 말았다. 눈을 뜨자마자 꿈인걸 알았고, 아니 사실 대화를 하면서도 꿈인걸 알고 있었지만. 정신을 차린 후, 피식 웃었다.


어쨌든, 오늘 하루는 기분이 좋았다.


혹시 저 별도 나를 보고 있을까.
혹시 헤이즈가 이 글을 볼 수 있을까?



진지를 언제가나 했더니

7월에 갈 예정이었던 진지 교대가 취소된 이후로 흘러가던 대로 주둔지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음주에 진지 투입이라고 한다. 아, 제발 미리 말 좀 해주시면 안됩니까.



공연을 언제가나 했더니_4년을 기다렸는데

아이유 콘서트. 열여덟에 처음 가보고 신세계를 경험했었다. 십몇만원이 아깝지 않았다. 인생 첫 콘서트가 아이유 10주년 콘서트인 것도 참 좋았다. 열아홉엔 수능을 준비한다고 가지 못했다. 스물엔 재수한다고 가지 못했다. 스물하나엔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다. 스물 둘엔 희망이 보였다. 코로나도 어느정도 저물고 있고, 여기저기서 공연을 다녀오는 사람이 늘었다. 감염병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3년간의 콘서트에 가수도 팬들도 역대급 공연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내심 많이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유 콘서트 소식이 들려왔다. 캘린더에 티켓팅 날짜를 적어놓고 그 날만 기다렸다. 혼신의 힘을 다해, 싸지방에서 티켓팅을 성공하겠노라. 다시 코로나가 심해져 외출, 외박이 제한되고 있으니 휴가를 써서라도 다녀오겠노라.

그러나, 군대라 그런가. 무엇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티켓팅 당일에 일이 생겨 시간을 놓쳤다. 속상하기도 한데. 아쉽기도 한데. 그냥 넘겨보려 한다. 정말 멋진 공연일텐데. 담담하게 넘기기 쉽진 않겠지만 그냥 조금 덤덤하게 보내주자.



집에 언제가나 했더니

D-365. 1년 남았다. 화이팅.



누구에게, 누구의 표현을 빌려서.


여러분,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있는건
초코파이 밖에 없습니다.
표현하세요.
사랑한다고 말하시구요,
고맙다고 말하시구요,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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