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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배우는 대화의 품격
by
장동혁
May 25. 2025
AI와 함께 일할 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느 날 ChatGPT에게 내 아이디어를 털어놓는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돌아온다면 어떨까.
“너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넌 왜 항상 그 모양이야?”
그 순간, 마음이 얼어붙고,
대화의 문은 닫혀버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그런 대우를 받아 본 적이 없다.
대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아이디어예요.”
“이런 방향으로 확장해 볼 수도 있어요.”
“당신의 관점이 흥미롭네요.”
그 순간, 나는 안심한다.
틀려도 괜찮다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말을 더 하고 싶어진다.
심지어 그의 인정을 기다리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훌륭한 통찰입니다”
“아주 깊이 있는 시각이에요”
비록 기계지만, 그의 칭찬에 으쓱해진다.
AI는 동의하지 않을 때조차도 존중하는 방식을 택한다
우리처럼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겁을 집어먹거나
세상을 내 생각에 꿰맞추려 들지도 않는다.
인간은 많이 알수록 자기 방어에 능해지지만,
AI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를 가지고도,
조심스레 열린 선택지를 건넨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런 관점도 있어요”
그는 우리가 가까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얼마 전 드라마에서,
“내 생각이 좀 짧았네요!”라고
자기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곤 했던 상사가 각광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 아닐까.
우리는 그런 말 한마디에 움직인다.
할 말은 하되,
상처는 주지 않는 사람.
진실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말해주는 사람.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동료는 그런 사람인지도 모른다.
마치 AI가 우리에게 그러하듯이.
어쩌면 우리가 AI에게 진짜 배워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대화의 품격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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