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거짓된 친절과 억지 웃음

『소레나 루밸라: 정서복원소』

by heyna

[거짓된 친절] / [억지 웃음] / [무표정] / [자기 허용] / [거울잔] / [루미]


오늘도 억지로 웃었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웃고 있는 나를 보면서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게 정말 나를 위한 건가?’
웃음이 끝나자
가슴 한쪽이 뻐근해졌다.


어느 날은 웃지도 않았다.
그냥 무표정으로 앉아 있었을 뿐인데
누군가가 말했다.
“힘들어? 그럼 들어가서 쉬어.”


아니, 나 그냥 여기 있고 싶었는데.
그 말이 왠지 나를 문제 삼는 것 같았다.
마치 내가 이 자리를 불편하게 만든 사람처럼.


그날 이후로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불편했던 걸까?,
아니면 그냥 그 사람이 나를 그렇게 본 걸까?.
이럴 거면 혼자 있는 게 낫다는 결론으로
자꾸 도망치고 싶어졌다.


정서복원소의 문을 열자
루미는 맑은 거울잔을 내밀었다.

그 안에 담긴 내 표정은
웃었다가, 무표정이 되었다가,
결국 금이 갔다.


“당신은 감정을 숨기기 위해 웃었고,
감정을 감추기 위해 무표정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그 어느 쪽도 틀린 선택이 아니에요.
오늘의 당신이 그랬을 뿐이에요.”


나는 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억지 웃음도, 무표정도
그 순간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도 괜찮다고
나 스스로를 허락해 주었다.



▽ 루미의 감정카드
웃음도 무표정도,
당신의 마음이 선택한 방어입니다.
오늘은 웃지 않아도 괜찮고,
그냥 앉아 있어도 괜찮습니다.


▽ 오늘의 마법 장치
거울잔
억지 웃음이 잔에 담기면 금이 가고,
진짜 웃음이 담기면 맑아지는 잔.
당신이 선택한 표정이
당신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NOTE by H.na…
무표정이 꼭 불편함의 신호는 아닙니다.
그냥 그 자리가 좋아서 앉아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오늘의 당신은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숨을 쉬어도 됩니다.


정서복원소 / 루미 / 감정기록 / 억지웃음 / 무표정 / 작가H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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