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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내내 Nov 02. 2024

우리 부모님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나 -1

부모님의 발자취 속 후회에서 배우는 재테크의 기본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가의 손주로 다시 태어나 미래의 사건을 알고 대처하며 자신의 재벌 할아버지보다 더 큰 부자가 되는 손자의 이야기를 다룬 웹소설이다. 송중기가 주인공인 드라마로도 나왔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과거에 이런 선택을 하면 어땠을까? 라며 이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재벌집 막내아들 (출처. 한국일보)




살면서 우리 부모님만큼 부지런하고 근검절약이 몸에 베인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은퇴를 하신 지금도 '사람은 일을 안 하면 죽는다.'며 아르바이트를 다니시고, 텃밭에서 농사일을 하신다. 고철캔과 병을 갖다주고 쓰레기봉투를 받을 수 있다며, 이주일에 한 번씩 마당에서 캔과 병을 정리하신다. 이렇게 열심히 아낀 돈으로 집안 행사에 다른 어른들의 식사비를 내시거나, 손주들의 옷을 사주시고, 여행을 다니신다.


하지만 두 분의 노후가 '완벽하게' 되어있지는 않다. 지금이야 60대시고 일을 할 수 있으시니 다행이다. 하지만, 거동도 못하시는 정말 '돈 한 푼 못 번다'는 말이 나오는 찐찐 노후에는 어떻게 될지. 우리는 모두 불편하지만 겁이 나기도 하고, 마냥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낙관론자의 가면을 쓰고 애써 모른 척하고 있을 뿐이다.


부모님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을 신청한다고는 하시는데, 과연 그 연금이 지금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일지. 급하면 지금 살고 있는 집 + 땅을 팔면 된다고 하는데, 시골의 집과 땅이 그렇게 쉽게 잘 팔릴까. 부모님의 노후대비를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다. 정확히 노후의 "현금"흐름을 어떻게 창출해야 할지.




두 분 다 진짜 가난한 강원도 시골집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아빠는 8남매 중에 막내, 엄마는 5남매 중에 셋째로 태어나셨다. 8남매 중 대학을 지원해 줄 수 있던 건 첫째뿐이었고, 그 결과 큰아버지는 경찰이 되었고 집안 가장의 역할을 했다. 엄마는 여자라 대학은 꿈도 못 꾸고 막내 삼촌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고등학교인지 중학교 인지 졸업 하고는 바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가난한 두 분이 만나 결혼을 했고, 먹고살기 위해 웬만한 일을 다 하셨다.


없는 집에서 자기 차례가 오지도 않아서,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고등 교육 한 번 못 받은 자식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을까. 부모님의 최선은 소매업뿐이었을 것이다. 아빠는 택시 기사로 우리가 어릴 때 먹고살았고, 벌이가 시원하지 않았던 부모님은 결국 외할머니 집에서 횟집을 시작했다. 웍라벨이라는 말이 없었던 시절, 쉬는 날 없이 24시간을 횟집을 돌리셨는데, 횟집 뒤에 있는 방 두 칸에서 우리 가족이랑 외할머니 (외증조 할머니까지) 함께 살았다. 왜 '방'에 살았냐고? 다른 방은 민박으로도 돈을 벌어야 했으니깐. 다행히 장사는 잘됐던 편이었는데, IMF를 겪으며 우리 집도 벼랑 끝으로 몰렸다. 집에는 빨간딱지가 붙었다. 나는 정말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공부라는 도피처에는 돈이 들어가지 않으니깐.


내가 고등학교 졸업을 하면서,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친정아빠는 일용직으로 돈을 벌러 떠났고, 엄마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나는 미국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유학을 떠났고, 내가 출국한 해에 남동생은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운동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다행히 친정아빠가 8년 동안 타지생활을 하며 번 돈으로 바닷가에 펜션을 구입했고,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현재 부모님의 노후 자금 대부분을 벌 수 있었다. 우리에게 고마웠던 펜션은 2023년 강릉 산불로 사라졌다. 아.. 정말 재물이란 건 왔다가도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존재다.


아빠는 아직도 '일하러 오라는 곳은 많은데, 몸이 아파서 아쉽다.'라고 한탄을 하신다. 자기가 기술을 더 일찍 배웠으면, 이것보다 더 형편이 나았을 텐데라며. 우리 부모님은 기술을 배우기엔 당장 벌 수 있는 돈이 없어 못 배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보니 기술을 배운 친구들은 아직도 자기 일을 하는데, 자신은 아르바이트뿐이라며 자식들에게는 꼭 기술을 배우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하여 운동만 하던 동생은 전기 관련 기술을 배우고 있다.




우리 부모님의 후회의 발자국 속에서 배울 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사람은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 둘째, 배워야 한다. 셋째, 노후는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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