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한국식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가르치다 1화
나의 마크로비오틱 비건 쿠킹클래스를 기획하며
불타는 8월의 도쿄. 도쿄의 평범한 주택가에서 부침개 부치는 소리와 고추장 향기가 퍼지고 있었다. 마크로비오틱의 본고장 일본에서 그것도 마크로비오틱을 응용한 한국음식을 주제로 나의 첫 마크로비오틱 비건 쿠킹클래스를 가져본 것.
중급까지의 강좌가 끝나고 상급강좌가 시작될때까지 나에게는 5일 정도의 비는 시간이 있었고 일본에 오기 전부터 이 시간을 사용해 쿠킹클래스를 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마크로비오틱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만큼, 조금씩 경험을 쌓아보고 싶었다. 이를 위해 일본 입국 한달여전부터 장소를 구하고 참가자를 모집했다. 예전 직장 동료와 친구들 몇명에게 계획중인 클래스에 대해 알리고, 이들이 함께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데려오는 형식이었다.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의 90% 이상이 일본사람들이었다. 한편, 마크로비오틱에 원래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아니기에 이번 클래스의 성공여부는 수강생들이 마크로비오틱에 흥미를 갖고, 더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는 것이었다.
이번 클래스의 컨셉은 ‘오늘부터 실천하는 마크로비오틱 한류집밥’.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집에 돌아가서 바로 실천할 수 있을것’, ‘마크로비오틱의 기초를 지킬것’ , ‘한국 사람들이 일상적이게 먹는 음식일 것’ 이 세가지였다.
마크로비오틱 요리는 한끼 먹고 건강해지는 마법과도 같은 음식이 아니다. 꾸준히 일상속에 들여오며 실천해가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때문에 하루 즐겁게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그 날부터 바로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끔 하고 싶었다.
이번 클래스의 수강생들은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바쁜 직장인이었다. 때문에 평소 요리를 하기는 커녕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외식메뉴 또한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강생들이 마크로비오틱을 지속적이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번거롭고, 지켜야 할 규칙이 많은 메뉴를 가르치기 보다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메뉴를 함께 즐겁게 만들며 마크로비오틱에 관심을 갖게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요리를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며 조금씩 일상에 마크로비오틱을 들여올 팁을 알려주는 것 또한 지속적인 실천을 도와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해온 내가 발휘할 수 있는 가치라고도 생각했다.
수강생들이 갖는 고민을 들어보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팁을 공유했다.또한, 다른 마크로비오틱 쿠킹클래스와 차이점을 두기 위해, 마크로비오틱을 응용한 한국 가정식을 가르치기로 했다. 일본에 오래 살았지만,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외식을 한 경험은 많지 않았다. 일본에서 많이들 팔고 있는 한국 음식은, 맵기만 하거나, 한국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즐겨 먹지 않는 음식들도 많다.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일본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다보니 진짜 한국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과 조금 다르게 조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본어가 능통한 한국인이 허상 속의 한국 음식이 아니라, 한국의 일반 가정에서 먹는 음식을 마크로비오틱 스타일 레시피로 가르쳐주는 것은, 지금 당장은 마크로비오틱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수강생들에게도 새로운 가치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크로비오틱을 떠나 그냥 한국가정식을 가르치는 것은 본말전도. 한국 가정식을 가르치되 마크로비오틱의 기초를 지키기 위해,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이론 수업을 갖기로 했으며, 곡물채식, 신토불이 등 마크로비오틱의 4대원칙을 따른 재료를 사용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집에서 만든 된장, 고추장과 일본에서 구입한 한국 김 이외에는 전부 일본산 재료를 사용했으며, 오로지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수강생을 모집하고 스튜디오를 빌려야 했으며, 스튜디오에 내가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수 없는 상황이었지만,일단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마크로비오틱의 발상지 일본에서, 일본인들을 상대로, 그것도 마크로비오틱 한국음식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또한 그 어떤 단체의 도움없이 혼자서 그것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소중한 학습의 기회가 될 것이 틀림없었고, 수강생들에게도 생활에 변화를 불러올 즐거운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평소에는 염가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며, 수업이 있는 기간에는 근사한 주방이 갖춰진 가정집을 통째로 빌려 마크로비오틱 선생님이 될 나의 첫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든 나의 첫 스튜디오에서마크로비오틱이란? 차근차근 알아가는 마크로비오틱.
마크로비오틱 푸드 레시피와 조각글은 블로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