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자유인으로

나 홀로 히로시마 여행기

by 비야호
나, 며칠 혼자 여행 다녀와도 될까?



히로시마로의 3박 4일 나 홀로 여행.

갑작스러운 내 물음에

남편은 다소의 우려를 내비치면서도

잘 다녀와. 하고 말해줍니다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떨어진 도시, 히로시마.

하지만 지금의 히로시마는

물과 자전거의 도시, 암스테스담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원폭으로 인해 사라지고 재건된 도시의 풍경들.

히로시마성과 사슴들의 섬 미야지마보다도

내 마음에 오래 남은 건,


바다를 향해 흐르는 여러 줄기의 물길을 따라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묵은 마음을 흘려보내는 대신,

평온함과 자유를 채워주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소녀이고 싶은, 꼭 안기고 싶은 마음


트램을 타고 미야지마 섬으로 가는 길,

옆자리에 앉은 서양인 커플이

불쑥, 나의 사추기 감정을 건드려옵니다.


키가 크고 다소 통통한 여성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몸을 움츠리고,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남성은

떨고 있는 그녀의 팔을 연신 비벼주며

꼭 안아줍니다.


양팔로 그녀를 한 번에 감싸기는

조금 버거워 보이는데도 말이지요.




이번 나 홀로 여행에서,

외로움보다는

평온함과 자유로움의 공기를 더 짙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여기 오기 전부터,

이미 나는 혼자였다는 사실을.


사실 이번 여행은

작지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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