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의 마지막 날

인간의 자유의지

by 비야호

그날은
홀로 남아 야근을 하던,
유난히 사무실이 조용했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고층 사무실 창밖을
자꾸 쳐다보게 되었던 날이었으며,

다시는,
다시는 이곳에 발길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던 날이었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나의 휴직 요청은 메아리처럼 울렸고,
누군가의 억울함을 불러왔습니다.
부메랑처럼
비난의 화살로 되돌아왔습니다.

나는 아팠지만
그렇게 아파 보이지 않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그 정도의 고통을 겪는 사람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숨이 차고 멈춰지는
순간들이 반복될 때,
이제는 멈추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자꾸 창밖으로 눈길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나의 자유의지가 날카롭게 깨어나는 동시에
얼굴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망설임 없이
꼭 챙겨야 할 물건 몇 개만 집어 들고
그 길로 사무실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다시는

그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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