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다음 여정

나, 그리고 나

by 비야호


생각에 생각을 더해 보아도
20년 가까이해 온 그 일은
없던 일로 하고 싶습니다.

나는 늘 누군가의 요구를

맞추기에 급급했고,
그러는 사이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모르는 사이
나는 흐릿해지고

애매해졌습니다.

영혼이 조금씩 녹아내려
바닥에 들러붙고 말았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그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

한꺼번에 닥쳐온 시련에

무방비로 고꾸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인생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도요.

고민하고,
시도하고,
방황하며,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계속 헤맬 예정입니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부디,
언젠가 어디선가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기를.

이 지독한 사추기의 여정을

즐기며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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