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고 하기엔 풋풋한, 그런 연애하면 떠오르는
기억법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는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되어 있었다. 어떤 감정이 들면 그 기억이 오래간다며, 감정을 통해 기억하는 방법이 나와있었다. 학창시절을 돌아보니, 나는 이 기억법으로 암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감정을 곱씹으며, 내용도 곱씹어서일까.
풋풋한 연애, 설레는 썸. 이런 걸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밤에 퇴근하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 때 한 남학생에게 전화가 왔고, 자전거를 한 손으로 타면서 전화를 받았다. 썸타는 친구인지, 아니면 사귀고 있는 애인인지 모르겠으나 입이 귀에 걸린게 어두운 가운데서도 너무나 잘 보였다. 그렇게 전화를 받으며 한 손으로 자전거를 타다가 턱에 걸려 넘어졌고, 넘어지면서 소리가 크게 났다. 큰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넘어졌지만 웃는 얼굴을 하며 넘어진채로 전화를 받고 있는 학생이 보였다. 다른 한 친구는 넘어진 친구를 보며, 넘어졌으나 일어날 생각없이 행복한 얼굴을 띈 친구를 보며 “미친놈아!”라고 소리쳤다.
그 사랑에 빠진 듯한, 아픔도 모른채 해맑게 통화하던 그 학생. 그 장면은 인상이 깊었는지, 그 순간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 문득 문득 떠오른다. 풋풋한 연애를 하는 이들은 다 저렇게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