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줄 쓰기 :: 드럼

쿵치탓치 쿵치탓치

by HEY리무
혼신의 드림 연주 1
북치고 장구치고 허공치고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드럼을 좋아했다. 버디 아이디에도 드럼이 들어갔고, 지금까지 쭉 쓰는 네이버 아이디도 드럼과 숫자의 조합으로 탄생했다. 드럼이 좋아서 드럼치는 사람을 좋아한건지 드럼치는 사람이 좋아서 드럼을 좋아하게 된건지 몰라도 어쨌든 드럼을 좋아했다. 게다가 여성 드러머는 더더 멋있어보여서 잠깐 배우기도 했는데, 스틱 잡는 법을 배우다 그만뒀다. 배웠다고 하기도 뭐할 정도.


지금 생각해보면 드럼같은 역할이나 인생을 살고 싶어 좋아해온 것은 아닐까.


드럼을 연주해 본 사람은 더 잘 알겠지만, 그 누구보다 드럼이 중심을 잘 잡아야한다. 혼자 점점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전체적으로 연주가 그렇게 흘러간다. 또한 박자를 놓치면 그게 또 그렇게 연주에 방해가 된다. 나는 합창을 할 때 화음을 잘 못 넣는다. 바로 옆사람의 음을 따라가거나, 멜로디라인을 따라간다. 근데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순간이 합창하는 순간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이리저리 누군가의 의견에 좌지우지하며, 나와 나의 콘텐츠, 일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누군가를 잘 설득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둔탁한 소리로 뚝심있게,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으며 연주해야 하는 드럼과 같은 인생을 동경한 게 아닐까.


또 드럼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하는 게 더 듣기 좋다는 것이다. 피아노나 기타는 다른 악기기 없어도 멜로디라인을 연주할 수 있고, 혼자만으로도 좋다. 그러나 드럼을 다른 악기 없이 혼자 치면 단조로울 뿐더러 어느 순간은 시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른 악기의 멜로디라인에 베이스를 깔아주어 더 풍성한 음악을 만든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더욱 빛을 내며, 조화로운 그런 인생을 살아내고 싶다. 드럼처럼 투박하지만 누군가와도 잘 어울리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해 하고, 필요로 하는 그런 인생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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