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People of town)-10

10. 다섯 남매의 엄마, 케라

by 헤이씨드


바이킹 교회에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한 지 이제 2년 반쯤 된다. 그때 목사님의 아내, 케라는 셋째를 임신한 상태였다. 이미 아홉 살 아들과 여덟 살 딸이 있었고, 이후 넷째, 다섯째까지 태어나 지금은 다섯 남매의 엄마가 되었다.


처음 티타임을 가졌을 때, 서로 남편을 어떻게 만났는지 이야기하다 둘 다 대학 시절에 인연을 맺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날의 대화는 의례적인 교회 인사보다 훨씬 자유롭고 진솔했다. 그 순간부터 케라는 ‘사모님’이 아니라 내게는 한 명의 친구였다.


케라는 또한 나의 든든한 ‘선배 엄마’이기도 했다. 내가 첫 출산을 앞두고 불안해할 때, 자신이 겪었던 두려움과 바이킹 병원에서의 경험을 솔직하게 들려주며, 필요한 준비물부터 회복 과정까지 세세한 팁을 알려주었다. 누군가의 경험담을 직접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그녀의 말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자주 서로의 집을 오가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아이 다섯을 키우는 집은 늘 북적였지만, 케라는 그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가끔은 또래처럼 소소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다섯 아이를 품은 든든한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여 존경심이 생기기도 했다.




최근 케라는 가족과 함께 타운 밖의 팜하우스로 이사했다. 한 달 전 그곳에 갔을 때, 넓은 마당과 모래놀이, 미끄럼틀, 닭 열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가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졌다. 장난감이 흩어져 있어도 전혀 어수선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활기 같았다. 나는 한국에서 집들이 선물로 휴지와 빵을 준비해 갔는데, “잘 풀리라는 의미야”라고 설명하자 케라는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했다. 햇살 아래 막내를 품에 안고 있던 그녀의 모습은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 집 풍경을 보고 있자니, 왜 이곳 아이들이 팜하우스에서 자라고, 또 홈스쿨을 선택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자연이 곧 놀이터가 되고, 넓은 땅이 교과서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으니까.


바이킹에서 함께한 시간은 내 6년의 체류 중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우리는 깊은 인연을 쌓았다. 친구 같고, 때론 어른스러운 언니 같았던 케라. 내가 바이킹을 떠난 뒤에도, 그녀와 그 다섯 아이의 웃음소리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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