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 나의 동네
나는 캐나다의 작은 타운, 바이킹에 살고 있다. 이곳 인구는 천 명 남짓. 가게는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고기 전문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의 하나로마트 정도 되는 슈퍼다. 바로 그 슈퍼에서 내가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흔한 카페 하나 없지만, 버거킹과 서브웨이가 있는 그런 마을이다.
캐나다에서 시골의 기준은 월마트가 있는지 보다는 팀홀튼이 있느냐로 결정된다고들 한다. 사실, 캐나다로 오기 전 난 할머니 댁에 잠시 거주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게 있어 시골이란 8시 이후 모든 마을의 불이 꺼지고, 차가 없으면 편의점조차 걸어서 가기 힘든 곳, 버스는 두 시간에 한 대가 다니며, 그래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슈퍼는 내 걸음걸이로 한 편도 30분이 걸렸다. 그 슈퍼는 근처 공장지역 사람들이 점심을 해결하며 간단한 것들을 구매하는 뭐랄까 옛날 작은 슈퍼마켓이면서 한식뷔페가 곁들여진 곳이었고 2층은 작은 숙소느낌의 창들이 있었다.
병원대신 보건소가 있었고 그나마 생긴 아파트 단지는 걸어서 나간다면 1시간이 걸리는 하지만 아쉽게도 그곳으로 향하는 버스는 내가 캐나다로 떠난 뒤 생겼다고는 하는데 사실, 잘 다니지는 않는다고 했다.
내가 잠시 살았던 할머니 없는 할머니댁은 그런 곳이었다. 지금도 버스가 두 시간에 한대 씩 다니는 곳이 있느냐 묻는 다면 그렇다. 심지어 수도권지역. 신도시 주변에 아직 개발되지 않는 작은 마을. 김장 철이 되면 온 동네 할머니들이 말없이 오셔서 김장소를 넣어주고 사라지던 따뜻한 마을.
그곳과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비교한다면, 사실 내게 바이킹은 시골은 아니다. 가로등은 계속 밝게 빛나고 있고 가게도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으니까. 심지어 버거킹도 있다. 아 사실 근처 기차역에 작은 카페도 있는데 이 점 엄청난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시니어 카페 느낌이라 우리가 떠올리는 스타벅스의 풍경을 기대하기는 그렇지만 이곳 나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15분 거리의 가게는 내가 일하는 곳이다. 이곳은 캐나다에서는 그로서리 스토어라고 불리며, 한국의 하나로 마트와 비슷하다. 빵과 야채 그리고 정육을 모두 관리하고 각종 생필품과 비상약들도 만나볼 수 있다. 주변의 바이킹보다 더 작은 빌리지라고 불리는 곳에서도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슈퍼 하나 없고, 오직 가정집들로만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온 지 6년 차가 되어간다. 평온하고, 누군가에게는 시골인 작은 마을. 이곳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나의 동네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멀어졌고 어떤 이와는 가까워졌다.
멀어진 이들도 그 순간 나에겐 소중한 인연들이었기에, 이제부터 나의 인생에 잠깐이라도 스며들었던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