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글도 아니고, 메모 수준이지만
요즘 메모(글 쓰는 행위)를 남기는 빈도가 확 줄었다. 메모를 자주 남길때보다 생각을 덜 하는 건 아니다. 되려 인사이트는 최근이 더 많을지도. 하지만 나의 메모들에는 필연적으로 최근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 이야기가 은연 중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조심스러워진다. 팀에 민폐가 될 수도 있고.. 나의 평판을 스스로 깎아 먹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
그럼에도 메모는 앞으로도 계속 하려 한다. 이유는 내가 처음 이 계정을 시작한 이유로 돌아가게 되는데,
[나만의 관점]을 만들고 싶었다. 본인만의 관점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잘 해낼 것이라는 내 나름의 흐릿한 가설이 있었다. 그 가설을 가지고 이 행위를 처음 시작한게 2021년이다. 메모를 통해 떠오르는 인사이트들을 붙잡아 두려는 행위가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줬는가를 체감하기는 사실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본인만의 관점을 갖추는 게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건 확신한다.
관점의 비대칭성.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 해준 말이다. 관점의 비대칭성이라는 표현은 내가 위에서 한 말, 앞으로 하려는 말들을 설명해준다. 흔히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남들보다 빠르고,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격차를 만드는 것. 남들보다 빠르게 정보를 취합해서 분석 레포트를 작성하고, 트렌드를 읽는 것. 이건 AI를 잘 모르는 나일지라도, 쉽게 대체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내가 이걸 남들보다 잘 하지도 못한다! 정보 비대칭으로 나만의 해자를 구축하긴 힘들다는 결론.
그런데, 관점은, 관점의 비대칭성은 그 자체만으로 해자가 된다. 남들과 다른 뾰족한 관점으로 특정 사안을 해석하고, 다른 것들과 연결짓는 것. 그렇게 해석하고 연결지은 내용들을 남기고, 그것을 일관되게 특정 사람들에게 소구할 수 있다면.. 그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내가 글 쓰는 행위로 돈 벌겠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꾸준히 쌓인 무형자산이 유형의 자산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하고 어렴풋이 생각은 한다. 관점이 다르면 물을 팔아도 다르니깐. (리퀴드 데스)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메모를 남기려고 한다. 결국에 꾸준히 하지 않는 건, 무의미한 점 하나 찍는 행위에 불과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