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점검이라는 입버릇
우리의 점검은 진짜 점검 중일까?
잡히지 않는 시간이 있는데
이게 과거인 줄 알지만, 가끔 미래 같기도 해
연약한 다리 위에 무심코 건너던 그 날 아침,
햇살 속 무너져간 우리의 마음처럼, 사람들을 보내던 날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우리를 지키고자 했던
청춘들이 그 끝을 알 수 없이 깊은 심연 어둠으로 사라진 날
땅속 깊이 묻어 두었던,
긴 열차 안, 화마, 그리고 잘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남은 날
다양한 행복을 담았던 그 네모반듯한 상자
젖어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버린 우리의 이기심
불안전한 조립식 철골 안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모인, 희망 가득했던 아이들
내가 지금 이렇게 한국어라는 언어를 쓸 수 있게,
찢기는 고통을 견디며, 우리를 지켜주었던 영웅들
.
.
.
그리고 오늘,
무심히도 밝았던,
봄을 깨우는 새소리
개나리처럼 노랗고 아름다웠던
따뜻한 햇볕보다 더욱 포근했던
천사의 날개를 닮은 나비들을 놓쳐버린 그 날이
아직도 난...
.
.
어른이었던 나를 책망하고
제대로 된 길을 안내해 주지 못했던
그래서
매해 같은 날만 되면 가슴이 아려오는
바보처럼 지켜볼 수 없었던, 그날의 나는
심장에 무거운 돌 하나를 남겨 두었다.
.
.
아픔이 익숙해 지면 안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