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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pr 16. 2020

과거가 곧 미래 같아


매일 점검이라는 입버릇

우리의 점검은 진짜 점검 중일까?


잡히지 않는 시간이 있는데

이게 과거인 줄 알지만, 가끔 미래 같기도 해


연약한 다리 위에 무심코 건너던 그 날 아침,

햇살 속 무너져간 우리의 마음처럼, 사람들을 보내던 날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우리를 지키고자 했던

청춘들이 그 끝을 알 수 없이 깊은 심연 어둠으로 사라진 날


땅속 깊이 묻어 두었던,

긴 열차 안, 화마, 그리고 잘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남은 날


다양한 행복을 담았던 그 네모반듯한 상자

젖어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버린 우리의 이기심


불안전한 조립식 철골 안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모인, 희망 가득했던 아이들


내가 지금 이렇게 한국어라는 언어를 쓸 수 있게,

찢기는 고통을 견디며, 우리를 지켜주었던 영웅들

.

.

.

그리고 오늘,

무심히도 밝았던,

봄을 깨우는 새소리

개나리처럼 노랗고 아름다웠던

따뜻한 햇볕보다 더욱 포근했던

천사의 날개를 닮은 나비들을 놓쳐버린 그 날이

아직도 난...

.

.

어른이었던 나를 책망하고

제대로 된 길을 안내해 주지 못했던


그래서

매해 같은 날만 되면 가슴이 아려오는

바보처럼 지켜볼 수 없었던, 그날의 나는

심장에 무거운 돌 하나를 남겨 두었다.

.

.

아픔이 익숙해 지면 안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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