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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31. 2017

코끼리,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사파리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동물 중 하나가 코끼리다. 그 거대하고 거침없는 동물 중에 하나이면서 한두 마리가 아니라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에 무리를 지어다니는 모습을 보려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 역시도 사진 찍고 싶었던 1순위였기에 코끼리를 보고 싶은 마음 컸다. 다행히 우리가 다녔던 코스에서는 코끼리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아주 작은 새끼 코끼리부터 트럭보다도 커 보였던 코끼리까지 다양하게 보았다. 보통 새끼 코끼리 근처에는 어미가 있기에 가까이 가거나 자극을 하면 안 된다 어미가 달려와 언제 공격할지 모르기에 최대한 조용히 하고 자극을 하지 말아야 한다. 평상시에는 조용하고 몸을 유지하려 풀을 뜯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기분이 뒤틀리면 언제든 달려들 수 있기에 굉장히 조심해야 할 동물 중에 하나이다.


사파리 내에서 코끼리는 무법자 같은데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몰라서이다. 도로를 다니다가도 앞에서 도로를 걷고 있으면 멈춰야 하기에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 차로 달리다 보면 물웅덩이 같은 게 있는데 이건 동물들이 몸에 붙은 진드기나 벌레를 떨쳐내기 진흙에다가 몸을 비벼서 생긴 자국이다. 그 안에 물이 고인 건데 코끼리들은 고인 물을 코로 이용하여 몸에다가 진흙 찜질을 한다. 아기 코끼리들이 서로 장난치면서 물장난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아빠 미소가 띈다.


사파리에서 만난 코끼리들을 보면 항상 웃고 있는 모습 같다.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보면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 모양새가 마치 "나 맛있게 식사 중"이라는 모습 같다. 자유를 아는 것일까? 그들이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어린 시절 친구들이랑 골목골목을 해맑게 뛰어다니던 때가 생각난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동네친구들과 함께 놀던 추억이 많은 그 시절이 떠올라 기분이 묘했다. 지금은 생활에 치여 잊혀가고 명절이나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되었지만 만나면 옛날 사진을 공유하면서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나이든 코끼리들을 보면 주름이 깊고 상아가 크고 두텁다.

세월의 흐름이다.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생기는 주름과 상아는 나이 들어가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무심히 한발 한발 내디뎠던 발자국들의 그다음 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그 발자국들이 모여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 삶의 공간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언제나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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