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상상한 모습 그대로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에서 심바가 바위 언덕 위에서 바람을 맞는 장면이 기억이 난다. 나에게 사자라고 하면 뭔가 그런 형상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다. 수많은 사진들을 많이 보았지만 대부분 가까이 있는 사진들이나 아니면 유명 작가들이 찍은 사진이었다. 그렇기에 애니와 어느 정도 틈이 있었다.
"사파리 와서 꼭 사자는 볼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오니 그렇게 보기 힘든 동물 중 하나라고 사자는 대부분 그늘 밑에서 쉬고 있다고 한다. 배가 고플 때만 움직여 사냥하고 배가 부를 때는 그냥 대부분 쉰다고 그래서 사자와 같은 육식 포식자들은 어딘가에 숨어 쉬고 있거나 잘 보기 힘들다.
햇볕이 뜨겁게 내리쫴지고 있다. 우린 더위를 피해 숙소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차를 돌리고 가고 있는데 앞에 차가 한 대가 서 있다. 멀리 바위밖에 없는데 망원경으로 열심히 보시기에 가서 여쭈어 보니 저기 나무 그늘 밑에 사자가 있다는 것이다. 설마설마 흥분된 마음으로 멀리 나무그늘 아래를 보니 사자 한 마리가 바위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늘 밑 바람을 맞으며 말이다. 그 장면이 순간 애니메이션과 교차하여 보였다. 뭔가 내가 생각한, 상상한 모습 그 모습으로 있었다. 가까이 볼 수 없었지만 딱 그대로 생각한 대로 있었었던 모습에 나는 너무 기분이 좋고 황홀했다. 마음속으로 는 걸어가서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었지만…. 내리는 순간 사잣밥이 될 수 있겠으니 그냥 차에 조심히 있기로 하다. 보통 암사자가 사냥하고 새끼들도 키우고 수사자들은 자신의 영토 안에 들어온 다른 수사자의 공격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커다란 나무그늘 밑에 한 마리의 수사자가 그렇게 쉼을 청하고 있다. 거리상으로도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다. 그 아래에 쉬고 있는 사자의 무게감은 감히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가왔다.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완성되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멀리 서서 바라보았다.
사자도 우리를 의식했는지 멀리서 우리 쪽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쉼을 청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