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돈키호테에게 산초가 물었다.
“기사와 연탄불은 공통점이 있나요?”
기사가 답한다.
“불똥이 튀기 전까지 나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지. 그리고 불이 지펴지면 500도 화력으로 맹렬히 타오르지. 기사는 그 불꽃 심장으로 사는 사람. 연탄재처럼 발길에 차여 가루가 될 운명을 알고도 말이야. 기사에겐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심장이 또 있다. 산초, 너는 말몰이 꾼이 아니다. 너는 연탄불이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 사람에게 알려야 하는 기록자다.”
‘기록자’
산초는 돈키호테 입안에서 한 글자 씩 조심스럽게 꺼내 냄새를 맡고는 자기 혓바닥 위로 가져와 맛보는 표정이었다. 질겅질겅 씹어도 보고, 쩝쩝 소리도 내며 말이다. 지금껏 한 번 느껴보지 못한 맛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후 처음으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그것이 말몰이 꾼은 꿈꿔서는 안 될 일이라도 말이다. 배를 채우고 싶은 욕망 말고 새로운 욕망이 생긴 것이다.
그날 이후 돈키호테가 부르면, “네~”라고 답했다. '주인님'은 뺐다. 그 자리에 '기록자 산초'라는 말을 넣었다. '네~ 기록자 산초가 갑니다'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들은 돈키호테 또한 산초를 나무라지 않았다. 산초의 새로운 욕망이 첫 울음을 터트린 셈이다. 그때 깨달았다.
기사는 두 개 심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숨을 쉬는 심장과 불꽃 심장 말이다. 그중 불꽃 심장 뛰는 소리를 산초는 들은 것이다. 배불리 먹었을 때를 빼고 기쁘다는 감정이 또 있다라니 하며 산초는 놀라웠다. 밥을 먹지 않아도 기쁜 일이 일어나는 새로운 세계였다.
하지만 이상한 점도 있었다. 돈키호테가 부를 때만 그 심장이 뛰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 심장은 내 것이 아니라 기사 돈키호테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자 불안했다. 생애 처음으로 내 것이 생겼다고 좋아만 할 일이 아니었다.
이 심장 뛰는 소리가 지금 막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흥분과 환희를 산초는 뺏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산초 자신도 돈키호테처럼 기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763.